자유 - 독일 대통령은 왜 지금 자유를 말하는가
요아힘 가우크 지음, 권세훈 옮김 / 부엔리브로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자유'는 태어나면서부터 공기처럼 필수 조건에 속해있었음으로 그것을 위해 어떤 투쟁의 역사가 있었는지, 그것을 누리기 위해선 어떤 의무가 따르는지, 지구 어딘가에선 아직도 이것을 쟁취하기 위한 노력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다.

책을 보면서 강렬한 느낌의 이 '자유'라는 글자를 보는 순간 아이들과 함께 본 '새미의 어드벤처2' 가 생각났다. 미국 애니메이션 자체가 주인공의 역경을 시작으로 그 주인공의 곁엔 항상 든든한 지원자가 등장하며 그들은 힘을 합쳐 해피 엔딩의 결말을 만들어낸다. 특이할 거 없는 구조지만 그 속엔 미국이라는 나라의 기본 근간인 '자유'에의 의지와 의미가 살며시 녹아든 작품이 많다. 이 에니메이션에서는 드넓은 수족관에 갇힌 망치 상어가 수족관의 벽을 향해 끝없이 자신의 몸을 부딪힌다. 다른 물고기들은 바다로 나가기를 포기하지만 상어는 내가 원하는 곳에 있을 자유로의 의지를 잊지 않기 위해 자신의 머리를 기꺼이 바치며 사람들에겐 경각심을 물고기들에겐 희망을 선사한다. 그 장면이 잊혀지지 않으며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익숙해짐에 물들고 편안함에 안주하다 보면 기본적으로 누리고 사는 삶에 대한 고마움은 잊고 산다.

 

  이 책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인 현 독일 대통령의 연설문이라 할 수 있다. 우리랑 같은 분단의 역사를 갖고 있었으나 통일을 이루어냈고 통일 당시 유럽국가들의 보이지 않는 반대와 불안감을 종식시키며 차근차근 그들만의 온전한 독일의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혹자들은 유럽 최강의 나라라고 하기도 한다.

히틀러를 탄생시키며 최악의 전쟁을 일으킨 나라! 모든 사람이 동조했든 안했든 수많은 유대인들을 학살하는데 일조한 나라! 그 희대의 전쟁을 일으킨 나라가 어찌 전쟁의 상흔을 지우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회자되고 영화화되는 '악의 나라'라는 이미지. 그 트라우마를 어떻게 벗게 되었을까? 대통령의 간략한 연설문에서 이 끝나지 않는 의문점을 밝혀내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이고, 그 과거를 발판삼아 현재를 어떻게 살아갈 것이며 미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관건이 아닐까? 그 중심에는 국가의 근간이 되는 '자유'가 있다. 통치자는 시민들에게 자유를 통한 권리를 부여하고, 시민들은 그것을 누릴 권한에 대한 의무를 다한다.

 

  독일 대통령도 크게 자유, 책임 그리고 관용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말은 학생 시절 귀가 따갑게 듣긴 했지만 몸소 실천하지 못하는 세대인지도 모른다. 전쟁이나 기아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 그렇다고 극한의 체험을 할 수는 없지 않는가? '책임' 부분에서 관계를 이야기한다. 우리는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삶 속에서 행복을 찾고 평범한 일상에서 서로에게 책임지는 삶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구현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던지는 물음' 관용'은 무엇인가? 무조건으로 용서하고 상관하지 않는 것은 관용이 아닌 무관심이거나 혹은 무책임에 가깝다고 얘기한다.

세계적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고 발견하지 못한다면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기 보다는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해 보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며 완전하지 않은 '민주주의'지만 그것은 모범적인 성격의 학습 능력을 가진 시스템이라 역설한다.

대선을 앞 둔 이 나라는 어지럽기 그지없다. 누구를 위한 선거인지 잊고 있고 오직 자신들의 권력 추구에만 전력질주한다. 어떤 세력에 붙어야 그 세계에 발을 오래 붙일 것인가. 국가를 믿고 의지하며 자유를 만끽하고 책임을 다해서 올곧은 관계를 유지하며 그들에게 관용을 베풀고 싶다.

허나 우리나라 현실속 정치인들의 관심사는 국민에 있는 것이 아니고 오직 권력에 있다는 것이 문제다. 언제쯤 우리도 사람답도 인간다운 대통령을 만나게 될 것인가??

독일 대통령의 마지막 문구를 인용하며 서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 우리 사회가 관용을 가지고'

가치를 의식하면서 무엇보다 자유에 대한 사랑으로 발전하기를,

그리고 성숙한 자유란 책임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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