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식인의 죽음 - 김질락 옥중수기
김질락 지음 / 행림서원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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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지식인의 죽음 >

  • 김질락 지음
  • 행림서원

이 책을 읽으며 정치적이지 않고 편견없이 읽으려고 노력했다. 이 책이 왜 이 시점에서 다시 재출간 되었는가 혹은 출판사의 말처럼 반공의식의 고취를 의한 목적으로 재발간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똑똑하다고 해서 이론에 박식하다고 해서 나라를 이끄는 것도 아니고 힘이 있고 권력, 명예가 있다고 나라를 좌지우지 해서는 더더욱 안된다. 허나, 그 권력의 중심에 있다보면 욕심이 생기고 그 욕심은 과욕을 부르게 됨을 어느나라 역사를 봐도 알 수가 있다.
 

 신영복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너무나 감동적으로 보았기에 그 분이 생각한 감옥안에서의 사색과 김질락님이 느끼는감옥에서의 사색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싶어 펼쳐들었다. 허나 신영복님의 책은 극히 제한된 공간에서 본인 스스로의 느낌과 가족애, 그리고 지식인으로서 느꼈던 회한과 감정을 극히 절제하면서 쓴 글이었고 무엇보다 방대한 지식을 꺼내 들여다 보는 계기를 마련한 책이었다면, 이 책은 김질락 본인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반성의 의미가 짙고 방북했을 때의 내용을 상세히 적어 놓고 있다.
서슬퍼렇던 70년대 반공의식이 투철하지 않으면 사상범이나 빨갱이로 몰리던 시절, 더군다나 통혁당 사건으로 감옥에 있으면서 쓴 글이어찌 자신의 이야기가 100% 반영되었을까?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서울대를 나온 엘리트지만 가난의 문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즈음 삼촌 김종태의 권유로 < 청맥> 이라는 월간지의 발행자로 일하면서 사회주의 사상에 노출이 되고 지하당을 구축하게 된다. 김질락이 사회주의에 물들고 그 주축이 되는 과정을 보면서 예전 책에서 보았던 내용이 생각났다. < 내 이름은 이레네 >라는 유대인을 구한 폴란드 여인의 이야기인데 자신도 누구를 구하겠다는 거창한 목적이 있어 일을 시작한 게 아니라 작은 일을 하다보니 그 것이 커지면서 뜻하지 않게 사건의 중심에 서 있게 돼 있더라고.

이 사람또한 북한을 동경하고 시작했다기 보다 궁핍한 생활의 연속에서 사회주의 사상에 매료되고 정국이 시끄러운 나라를 혁명을 통해 국민이 이끄는 나라로 만들고자 했음이었던 것 같다. 이론과 현실은 언제나 괴리가 있는 법.
 

사상가로써 혁명운동의 선두에 선 처지가 됐지만 북으로 가는 날 집을 떠나기 전, 아내와 아이들을 바라보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과 자신의 심정을 읊조리는 내용은 앞으로 다가올 시대의 비극을 알기에 가슴이 쓰렸다.
북으로 가는 배 안에서도 끊임없이 갈등하고 자신의 내면과 싸우는 대목은 나약한 한 인간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평양방문기에서 혁명적 사상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현실과 동포들의 고달픈 삶에 회의를 느끼고 민중을 위한 일이어야 하는데 계급과 독재만 존재할 뿐 민중을 위한 사상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지식인으로서의 후회를 보여주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나야 한갓 불평분자지. 암, 그렇고말고. 혁명가라니 될 말인가. 그렇다. 서울의 지식인들이 불평불만 하는 것 - 그것은 자유를 맘껏 누리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그 불평불만 그 자체를 자유라고 착각하는 데서 인텔리의 비극은 시작된다.

역사를 보건데 사상이 없고 혁명이 없다면 문명의 발전은 없다. 그 도가 지나쳐 독단적인 지배가 되고 세력을 구축할 때 거기서부터 악의 씨앗이 싹트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한 인재가 너무나 허무하게 사라진 게 가슴이 아프고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 한 인간의 잘못이 아니라 어쩌면 이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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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Han Gyul 2025-06-26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영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