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한옥에 살다
이상현 지음 / 채륜서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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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과 한옥의 만남! 인문학도 어렵지만 한옥에 대해선 전통 집이란 생각 외에 달리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경복궁을 돌던 때도 ~~멋지구나!’ 정도였지 여백의 느낌인 마당과 각각의 장소가 의미하는 내용 정도만 귀담아 들었을 뿐 건물의 아름다움을 세세히 느끼진 못했던 것 같다. 민속촌을 가서도 서민과 양반의 집을 돌아보며 우리 전통 집에 대한 약간의 차이를 염두에 도고 보는 것 정도였을까. 서양의 그것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의 건축 양식이 우수하다고만 생각했다. 작가도 이야기하듯이 들여다보지 않고 배경지식도 없이 무작정 우리의 것은 서양의 그것처럼 화려하고 견고하지 않아 아름답지 않다라는 위험한 생각을 우리 스스로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이 책은 우선 아름다움으로 대표되는 서양 건축의 역사에서 한옥이 차지하는 자리는 어딘지 철학자들과 연계해 한옥의 가치를 들여다보고 다음 챕터는 그 동안 왜 우리가 한옥을 아름답지 않게 생각하게 되었는지를 작가의 건축 지식과 더불어 하이데거, 니체를 통해 알아본다.

마지막으로 한옥의 아름다움을 알았다면 그 아름다움의 본질 뒤에 있는 숭고란 단어와 결부해 한옥의 미가 그 건축물에 담긴 의미가 서양 사상가들의 그것과 맞물려 있다고 역설한다.

마지막은 작가의 생각이 함축된 챕터인 듯하다. 한옥은 건축물로 그 자리에 고정되어 있는 실체가 아니라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곳이라고 말한다.

서양의 건축은 평평한 대지 위에 비례를 맞춘 건축물이 주를 이룬다. 주변의 배경과 상관 없이 하나의 건축물로도 완성된 그림이 된다. 허나 한옥의 미는 정반대다. 자연과 더불어 전체를 볼 때 가옥이 틔지 않도록 자연과 어우러지게 짓는 것이 한옥의 특징이다. 작가는 서양미학에서 완전성이라는 건 부분들의 균형을 통해서 전체적인 비례를 확보하는 방법인데 우리 건축은 부분적인 불균형을 통해서 전체적인 균형을 맞춘다고 한다. (p.43)

무엇이든 비교 대상이 없으면 대상, 즉 그것의 본질을 들여다보기 힘들다. 우리의 것을 제대로 보기 위해선 나름의 비교 대상이 있어야 하고 우리의 건축 문화에 깊이 자리한 서양의 건축과 비교해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서양 집은 기본적으로 담집이고 담집은 벽을 다 쌓고 그 위에 지붕을 얹는 형태의 집이다. 벽이 무너지면 집도 무너지기 때문에 벽을 튼튼한 돌과 시멘트로 쌓아 올린다. 반면 한옥은 벽을 쌓아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기둥을 세워 집을 짓기 때문에 벽이 없어도 집이 무너질 염려가 없다. (p.51~52)

 

  책을 읽다보니 그제사 고즈넉한 사찰에 머물 때의 느낌이나 고택에 갔을 때의 느낌을 되살려본다. 못을 막지 않고도 나름의 균형미를 잘 살린 부석사 무량수전! 이 책의 작가는 황금비율에 딱 맞는 비례미는 없다고 하나 자연과 더불어 해질녘 절에서 바라본 주변의 절경은 이루 말할 수 없었던 듯 싶다. 감히 이때의 내 느낌이 숭고미가 아니었을까? 개인마다 예술을 보는 시각이 틀리고 해석하는 의미 차이가 있지만 자연과 더불어 보는 작품의 세계는 보는 이의 의견차가 그리 크지 않다.

마지막 부분에서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다. 우리 생활과 예술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도 돈다.(p.235) 우리의 전통 가옥은 숭고미로 자리에 남겨진 하나의 작품이 아니었다. 자연과 더불어 여백의 미를 더했던 마당과 더불어 자연과 벗했고 사람들이 어우러짐을 강조했던 스야말로 생활의 터전으로서의 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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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열린강좌 2014-07-04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옥연구소 대표 이상현 님의 강연이 있어, 한옥에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리고자 글을 남깁니다.

저자 초청 열린 강좌 - 이상현(한옥연구소 대표)의『인문학, 한옥에 살다』(채륜서 刊) (7월 15일 오후7시)

장소 : 서울 지하철5호선 마포역 4번출구 앞 불교방송 건물 3층 다보원
일시 : 7월 15일 화요일 저녁 7시
참가 문의 및 신청 : 02-719-2606
네이버 카페(화요 열린 강좌, http://cafe.naver.com/dharin.cafe)

*모두에게 열린 무료 강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