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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8월
평점 :
내 인생의 밑줄.....
내 나름의 서재 빈 칸에 채워지게 될 박완서님의 책들...
그리고 지금부터 거기에 밑줄을 긋게 될 글들....
이토록 유명한 작가님의 글을 나는 왜 이제야 접했을까??
박완서님은 소설보다는 수필을 쓰시는 분이란 인상이 강했고 한참 여류소설가들에 심취했을 당시 박경리, 공지영, 신경숙님들의 글엔 뭔가 있다고 생각했고 딱히 이분의 글엔 관심이 없었다...
편협한 사고에 갇혀 내가 생각하는 것 외엔 눈길을 주지않던 시절이다....
아이들의 육아에 갇혀 틈틈이 읽어간 이 책의 글들이 이렇게 차분하고 따뜻할 줄이야...
문체의 화려함에서 오는 도도함도, 딱딱하고 간결함에서 오는 절제감도 그런 것보다는 부드럽고 편하게 대할 수 있는 글이라고나 할까...
작가님이 기분 나쁘시려나??
내가 생각하고 한번쯤 이렇게 쓰고 싶었다하는 글귀와 문체들이 어렵지 않게 그렇게 내게 다가왔다.
엄마 같으면서도 할머니 같고, 나랑 동시대를 살며 같은 생각을 하는 30대 주부같기도 한...
이제 시작이다!!!
박완서님의 글들을 차곡차곡 가슴에 새기기 시작할 수 있도록 시간을 가져야겠다. 육아에 쫓기고 심신이 지칠때마다 나로 되돌아와서 나를 다독일 생각은 않고 괜시리 남에게 짜증을 부리고 남탓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부고'를 전해듣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숨고르기를 하고 쉬어가고 싶기도 하다.
너무도 유명하지만 유명세를 느끼지 못했고 외면했던 대단한 작가님을 남편을 통해만나게 되어 더없이 기쁘다.
책은 늘 사나 전혀 읽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남편이 얼른 내 생각의 늪에 같이 빠졌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