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의뢰: 너만 아는 비밀 창비교육 성장소설 14
김성민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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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나도 누구에게도 말 하지 못하는 비밀이 있다. 하지만 그 비밀은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줄어들고, 스스로 비밀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않고 살아가는 동안 점차 비밀이 아닌 것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주변에 편한 사람들에게는 쉽게 말할 수 있는 사소한 이야깃거리로 변해벼린 것도 많다. 하지만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청소년은 비밀이 많을 수밖에 없다. 어른에게는 별 것 아닌 듯 보일 수 있는 사소한 것들도 청소년에게는 매우 심각한 것일 수 있다.

 

이 소설은 어른과 청소년의 비밀을 넘나든다. 그래서 뭔가 청소년기 풋풋한 고민에 공감하며 애틋하게 읽어가다가 어른의 범죄로 넘어가려는 아슬아슬한 순간이 교차한다. 조금만 더 심각해지면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청소년의 비밀이란 것은 무엇일까. 사실 그 아슬아슬한 순간을 나누는 기준은 비밀 그 자체에 있지 않다. 비밀을 어떻게 다루는가의 방법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누구나 말하기 힘든 사정이 있거든."(207)

 

소설의 주인공 해민과 도경은 비슷한 비밀을 가졌다. 당연히 그들은 친구들의 시선을 의식해 비밀을 쉽게 털어놓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은 친구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이 문제를 가장 건강한 방법으로, 스스로 해결해 나간다. 자신의 비밀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친구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다.

 

"그래, 그게 진짜 네 이야기지. 통쾌한 반전은 필요 없어.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네 인생을 응원해 주고 싶게 하면 되는 거야."(54)

 

동아리 선생님의 말씀은 주인공 해민과 도경이 어떻게 그들의 비밀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비밀이 밝혀질까 두려워 자신을 감추려하지 말고 자기 인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한, 도경이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용기를 배운다. 그것도 자기 아버지를 통해 매우 아프게 배운다. 나는 이게 참 건강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배울 기회를, 시간을 주는 것이다.

 

"(도경이는) 뼈아픈 경험으로 배운 것이 있지 않은가. 문제는 못 본 척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았다."(184)

 

하지만 안타깝게도 또 다른 등장 인물인 소정이는 자신의 비밀을 받아들이지도, 털어놓지도 못한다. 그 이유가 매우 안타깝다. 소정이는 학생이지만 어른스럽다는 칭찬을 많이 받은 학생이다.

 

'또래답지 않게 어른스럽고 영특하다.'(39)

 

학생은 학생다워야 가장 행복할 수 있다. 어른스럽다는 칭찬은 학생에게 좋은 것이 아니라 주변 어른들에게 좋은 것이다. 어른스러워야 한다는 강박은 학생의 몸과 마음을 다치게 한다. 그러다보니 소정은 자신의 문제(비밀)을 해결하기 위해 어른스러운(?) 방법을 동원한다. 그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해결 사이트가 이렇게 시작했다는거야. 나에겐 힘든 일도 전혀 관계없는 누군가에게는 쉬운 일일 수 있다는 데 힌트를 얻어서 만들었지. 내가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면 다른 누구도 내 부탁을 들어주는 식이지. 한 가지 다른 점은, 해결 사이트에서는 내가 돕는 사람과 나를 돕는 사람이 달라. 일부러 그랬어. 서로 관심 가질 일 없는 게 피차 이로우니까."(228~9)

 

어른들의 문제 해결 방법은 '해결 사이트의 방식'이다. 가장 손쉽게 고민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듯 보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빠졌다. 바로 상대에 대한 관심과 공감이다. 그것 없이 타인에게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어른들은 쉽게 간과한다. 마치 메마른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이면 뭐든지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천박한 사고방식을 닮아 있는 것 같다. 나는 이 '어른스러움'을 닮은 소정이가 매우 안타까웠다. 아이들에게 어른스럽다는 말을 던지는 부모가, 어른이 되지 말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주인공 해민이는 소정이를 보며 다시 한번 아프게 성장한다. 자신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것보다 친구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녀는 이 뼈아픈 경험을 통해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 나는 이것을 청소년들보다도 어른들이 더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 확실히 알겠다. 번듯하고 높은 집에 산다고 다 행복한 건 아니라는 것을."(242)

 

누구에게나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있다. 하지만 그것을 스스로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떤 비밀이라도 그것을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청소년은 아직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용기를 배우지 못한 존재다. 그렇다면 우리 어른들은 어떨까. 그 용기를 배운 사람들일까. 나는 어른들이 오히려 주인공 해민과 도경이처럼 제대로된 배움이 없었기에, 아니면 그 배움을 외면하고 있기에 지금 우리 모습이 이토록 삭막하다고 생각한다. 부디 주인공 해민이와 도경이처럼, 그 곁에서 그들을 받아들여준 주경이처럼 우리 어른들도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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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 오늘의 청소년 문학 46
한정영 지음 / 다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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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 일부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여러 방법이 있다. 그 중 최근에 주목받는 방법이 북캉스(책+바캉스)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여유로운 시간에 그리 어렵지 않은 흥미로운 책이 한 권 함께 한다면 얼마나 매력적인가. 이 책은 한 여름 밤 열대야로 잠들지 못하는 사람에게 "오싹한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최근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는 우리의 전통 무속 신앙을 주 내용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K-문화가 새로운 분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소설의 가장 중요한 흐름은 소녀 퇴마사, 주인공 채령이 성장하는 과정이다. 채령이는 완전 무(無)의 상태에서 시작한다. 그것도 타의에 의해서. 얼떨결에 엄마의 능력을 전수받고, 이모의 도움을 받으면서 자신이 가진 능력을 하나씩 알아채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 소설은 주인공 채령의 성장 소설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게다가 그녀 주변에는 그녀를 돕는 존재들이 하나씩 등장하는데, 우선 가장 인상적인 존재는 고양이다. 책 표지에도 나와 있듯, 채령의 이모가 기르는 고양이들(다섯 마리나 등장한다.)이다. 이모는 그 고양이와 함께 타로 점성술을 한다. 그 이후에는 또래 친구도 등장하면서 점차 사건을 해결하기 시작하는데...! 그런데 문제는 가제본이다보니, 그 이후의 내용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고양이 이름에 '카리나'가 등장하는데, 이 이름이 서양에서는 세례명으로 사용되는 모양이다. 서양 문화와 동양의 연예인이 융합하는 아주 흥미로운 존재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만드는 이름이다.

또한 인상적인 설정은 채령을 돕는 인물들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전통 무당이다. 이모는 서양 타로와 고양이를 이용한 점성술을 하는 존재이며, 그녀를 돕는 또 다른 존재로 서양인 신부가 등장한다. 주인공 채령은 전통 문화와 서양 종교가 융합하는 존재다. 그걸 상징하는 도구로는 엄마가 준 팔찌, 이모가 준 머리띠, 그리고 신부가 준 묵주가 있다. 이 어울리기 어려운 세 도구가 주인공 채령의 몸에 걸쳐져 있다. 이 정도 도구라면 그 어떤 악귀도 충분히 물리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여름에 태어나 더위에 약한 나는 습하고 땀나는 순간을 참 견디기 어려워 한다. 일제 강점기 엄마를 잃고 혼자가 된 채령도 아마 지금까지의 인생에서(물론 십대 초반의 여자 아이다.) 가장 견디기 어려운 순간을 맞이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일제 강점기 폭력에 가장 피해를 입었던 존재는 바로 어린 아이들이었을 것이다. 그런 어린 아이 채령이 주변의 도움으로 성장하면서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갈 때마다 얻는 그 쾌감이 견디기 힘든 여름밤을 시원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일본 귀신으로 대표되는 악의 세력을 조선 퇴마사, 서양 점령술사, 서양인 신부의 활약으로 퇴치할 때의 쾌감은 또 어떨지 궁금하다. 일종의 오컬트물 집합소와도 같은 이 소설에서 조선 퇴마사 채령은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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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뉴스로 출근하는 여자 - 빨래골 여자아이가 동대문 옷가게 알바에서 뉴스룸 앵커가 되기까지
한민용 지음 / 이야기장수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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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나만의 글쓰기 매일 뉴스로 출근하는 여자 (한민용, 이야기장수, 2020, 초판)



책 표지가 참 인상적이다.

우선 저자가 유명한 방송국 뉴스 진행자다. 이름은 조금 낯설어도 얼굴을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책 표지에 저자의 사진을 담았다. 방송에서 보는 익숙한 모습이다. 선뜻 손이 가는 표지다. 다만 약간 부제가 약간 어색하다. 부제가 빨래골 여자아이가 동대문 옷가게 알바에서 뉴스룸 앵커가 되기까지이다. 뭔가 요즘 시대에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내가 어릴 때나 통하던 개천에서 용난다.’는 식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런 식의 계층 이동(?)이 일반적인 시대가 아니다보니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출판사 이름이 참 매력적이다. ‘이야기장수라니. 뭔가 이 출판사에서 펴낸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은 누구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 책도 재미있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맨 마지막 표지를 보니 역시나. 이 출판사는 우리 사회에서 일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만들었다. 내가 딱 좋아하는 책들이다. 나는 나와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두 가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내 직업이 그다지 다른 직업에 비해 힘들지 않다는 안도감이다. 그리고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학생들에게 진로에 대한 조언을 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진로에 대한 직업인의 답변-

 

나도 교직에 몸담은 지 20년 정도 되어 간다. 이제야 조금씩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학생 중에 교사를 꿈꾸는 경우가 있다면 조금은 현실적이면서 조심스러운 조언을 해줄 수 있게 되었다. 20대에는 막연히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고, 30대에는 현실적인 조건이 하다고 말했다면, 40대에는 그 모두를 아우르고 균형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자기 기준이 마련되었다.

저자도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학생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한다(8). 뉴스 앵커를 꿈꾸는 학생이 현직 앵커에게 이메일을 보낼 정도라면 나는 매우 적극적인 학생이라고 느꼈다. 어떤 내용을 보냈을지 상상해볼 수 있다. 아마도 그 정성스러운 메일을 보며 저자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자신이 쉽게 던지는 조언이 학생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잘 알고 있어서 어떤 말이든 쉽게 시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300쪽에 달하는 방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놓았다. 이 책이 그 학생에게 답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저자는 학생에게, 언젠가 자신의 후배가 될지 모르는 그 상대에게 많은 답변을 남겼다. 내가 봐도 참 애정이 어린 조언들이다. 아마도 그 메일을 보낸 학생을 포함해 자신이 편들어야 하는 아이들을 염두에 둔 말들일 것이다. 몇 가지만 보아도 저자의 진심이 느껴진다.

 

가장 좋은 이야기만 골라 스스로에게 들려주기를(21)”, “Who Cares!(34)”, “재능은 없다.(115)”, “‘니나 내나정신(155)”, “명성 없는 명예(211)”, “, 괜찮은 동료(234)”

 

뉴스 앵커를 꿈꾸는 학생이 읽어도 좋겠지만, 어떤 직업을 희망하더라도 이 책은 미래 직업인을 꿈꾸는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0대로 접어든(사실 정확한 나이는 모른다. 그저 저자가 나와 유사한 상황인 것 같아 40대 초반 정도로 유추해본다.) 직업인이 매우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책이다. 이들의 삶을 똑같이 따라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나는 특히 학생부에 어떤 내용을 기록해야 할지 고민하는 학생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학생부 특기사항은 단순히 어떤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기록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자기 기준이고 철학이며 방향이다. 나는 그것을 설정하는 저자의 태도를 학생들이 보고 응용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이야기-

 

나는 저자를 뉴스 앵커로만 봤다. 그래서 저자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 책은 저자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그 경로가 매우 상상하기 쉬운 이야기의 형태로 되어 있다. 그래서 마치 저자를 오래 알아 왔다는 기분이 들게끔 만든다. 매우 친한 친구가 상대의 과거를 함께 공유하는 것과 비슷한 기분일 것이다. 물론 책이기에 이 감정은 독자인 내가 일방적으로 느끼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저자는 자신의 과거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것을 부끄럽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그 부끄러움도 당당히 넘어설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렇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기억하는, 어른이 된 장면이다.”(31, 가장 좋은 이야기만 골라 스스로에게 들려주기를)

 

나는 저자의 경험 중에서도 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나도 어른이기에 매우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고, 나도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기분 나쁜 일인지, 견디기 힘든 것이었는지 매우 아프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부분은 저자의 불운한 과거를 드러내기보다 오히려 저자가 매우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는 그 불행했던 과거를 견뎌냈다. 그것도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기억을 회상하는 부분을 통해 유추하기로) 그 힘든 시기에 매일 일기를 쓴 모양이다. 자기의 상황, 솔직한 심정, 그날의 경험을 통해 배운 점들을 기록으로 남겼다. 매일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참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매일 실천하려고 몸부림치고 있어서 잘 알 수 있다. 또한, 저자는 그 힘든 경험을 스스로 자랑스러워한다. 어제의 나보다 조금은 더 성장한 내일의 나를 만나려면, 과거의 아픔을 성장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저자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픔을 통해 성장한다는 것. 저자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또 다른 증거였다.

 

저자가 베이징에서, 뉴욕에서, 경찰서에서 얻었던 그 고통스러운 경험들은 모두 그녀를 만드는 자양분이었다. 덕분에 나도 배울 수 있었고,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저자만큼 풍부한 경험이 없다. 그래서 내 수준이, 그릇이 이 정도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최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것마저도 저자와 닮은 모습이었다.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저자와 같은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란 작은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되었다.

 

예술이 주는 벅차오르는 감동, 그 아름다움. 흑백 같던 내 인생에 색이 입혀졌다. 왜 어떤 정치인이 국민 모두가 악기 하나쯤 다루는 나라를 꿈꿨는지 이해하게 됐다.”(47, Who Cares!)

- 문화 강국을 꿈꿨던 김구 선생이 떠오른다. 나도 그래서 악기를 하나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왜 나의 노력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인가. 외워서 되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외울 텐데.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라면 어디서 틀렸는지라도 알 텐데.”(64, 실패는 실패고 넘어지면 무릎만 아프다.)

- 이게 정말 학생들에게 큰 위로가 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정답이 없는 문제들이다. 정답이 없는 문제에 부딪힐 때 왜 실패하는지, 그 실패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부분이다. 저자는 성공이 아니라 자신이 어디까지 넘어져도 괜찮은 사람인지 알아내라고 조언한다.(65) 실패는 반드시 경험할 수밖에 없다. 피할 수 없다. 게다가 왜 실패했는지조차 알려주지 않는다. 실패를 받아들이고 그걸 넘어서는 것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선배는 내가 사회생활하는 내내 두고두고 떠올릴 말을 건넸다.”(71, 실패는 실패고 넘어지면 무릎만 아프다.)

- 선배는 이런 존재여야 한다. 이미 경험했다는 것은 그 경험을 따라 경험할 후배를 위해 이런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 나는 이 책이 저자의 후배들에게 건네는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무언가를 잘하려면, 제아무리 뛰어난 사람일지라도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113, 하리꼬미)

- 능력도 중요하지만, 절대적인 시간을 들여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성공한 사람도 노력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 지금의 내 연차쯤 되면 경험이 쌓인 만큼 감정도 더 잘 추스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 어렵다.”(154, 죽음을 좇는 직업)

- 이 부분은 정말 공감된다. 수업을 정말 오래 했지만, 아직도 수업 시간에 학생을 대하는 것이나 수업을 준비하는 것은 어렵다. 앞으로도 계속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저자처럼 계속해서 새로움에 도전하고,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얘기되게하는 능력-

 

기자들은 모든 주제를 얘기 된다안 된다로 분류하는 사람들이었다.”(74, 인턴을 하려고 퇴사하겠다고?)

 

저자는 얘기되게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애초부터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었던 사람이라기보다 혹독한 훈련과 경험을 통해 갖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기자는 내 직업인 교사보다 훨씬 책 쓰기에 유리하다. 나도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얘기되게하는 능력이 없다. 일단 내 글은 사람들이 잘 읽지 않는다. 그것만 봐도 내 글이 별로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반면에 저자는 자기 이야기를 매우 재밌게 쓴다. 글 속으로 사람들을 마구 끌어들인다. 부럽다는 말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분명 나도 나만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그 이야기를 글로 써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사람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인가이다. 어제 갑작스럽게 방문하신 장인어른께서 나도 이제 책을 써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씀을 하셨다. 쓰고 싶다. 다만 역량이 부족할 뿐이다.

 

저자는 뉴스 특파원을 보고 기자가 되고 싶어 했다. 당연히 어릴 적에는 그 겉모습만 보고 직업을 선망하게 된다. 실제로 그 직업인이 되어보면 당연히 생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도 겉모습만 보고 희망 직업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저자처럼 직업인이 된 후 실제 경험을 토대로 조언해준 내용을 읽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직업인 특강이 필요한 이유다. 이 책은 딱 그런 의미로 학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외모만 보고 빠져든 사랑이라 의심했지만, 직접 겪어보니 사랑할 이유가 샘솟았다.”(85, 이토록 적절한 타이밍에~)

 

나는 직접 겪어보니가 매우 중요한 표현이라 생각했다. 직업인 특강은 학생들에게 직업에 대한 소개를 할 것이 아니라 직접 겪어본 내용을 들려주어야 한다. 직접 경험해보고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그럼에도 이 일이 좋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해주어야 한다. 나는 이 책이 그런 의미로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명사로서 같은 직업을 갖고 있더라도 동사로서의 답은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195, 사라질 직업)

 

나는 학생들이 특히 이 동사로 표현하는 직업 부분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도 밝혔지만, 같은 기자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모두가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모두가 다른 이 부분이 학생부 특기사항에 기록되어야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기자를 꿈꾸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는가! 하지만 역사의 현장에 서서 직접 기록하는 기자가 되고 싶다는 기자는 어쩌면 세상에 몇 명 없을 것이다.

 

다음에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297, 에필로그)

나도 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줄 수 있을까. 책쓰기 선배인 저자의 말에 나도 위안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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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번에 알아듣는 하루 한 장 표현력 연습 - 관찰력과 전달력을 단련하는 103가지 실전 말하기 트레이닝
오구라 히토시 지음, 지소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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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나만의 글쓰기 단번에 알아듣는 하루 한 장 표현력 연습 (오구라 히토시, 알에이치코리아, 2025, 11)

말과 글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구다. 나는 직업상 그 필요성을 절감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늘 말과 글은 어렵다. 같은 상황에 대해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상대가 받아들이는 정보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생각이나 의도를 오해하는 경우가 참 많다.) 비슷한 이유로 많은 사람이 표현력을 기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생각을 토대로 30년 경력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쓴 일종의 표현력연습 지침서다. 103가지 상황을 아주 간결하면서도 반복적으로 연습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표현하기 위해 관찰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사람은 관찰한 것만 표현할 수 있다.”

상황을 스쳐보듯 눈에 담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상황을 전할 때도 막연한 표현을 쓰고, 정확하게 관찰하는 사람은 정확한 표현으로 전달한다.”(7, 머리말)

 

아주 당연한 듯 보이지만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내용이다. 입력값이 정확할수록 출력값이 정확한 것은 사람이나 기계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 책은 정확한 표현을 하기 위해 관찰하는 연습을 하도록 유도한다. 103가지 상황을 모두 간결한 그림으로 표현해 우리가 정확한 표현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주의하여 관찰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아무리 간단하고 재미난 것이라도 계속 반복된다면 지루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손쉽게 멈출 수 있도록 상황을 2페이지 정도로 간단히 나누어 두었다. 부담 없이 읽다가 언제든 책을 덮을 수 있도록 읽는 시간, 읽는 숨을 짧게 배치한 것이다. 가볍게 읽어보고 두어 번 연습한 후 책을 머리맡에 두고 잠들면 좋은 책이다. 반복적으로 연습할 수 있도록 비슷한 패턴으로 글을 배치해두었지만, 가볍게 읽고 덮어두기에 좋게 가볍게 만들었다.

 

일본인들은 아주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업무도 지침서를 만들어두고 그에 따라 생활하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일본인의 문화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지침서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지침서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거로 생각한다. 모든 일에 지침서를 꼭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도 일본인들만큼이나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반드시 있을 거로 생각한다. 그 답을 우리나라에서는 지침서로 만들어내지 않겠지만, 일본이라면 이런 지침서를 만들어주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비록 거창하지는 않아도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지침서는 들고만 있어도 마음이 든든하다. 부디 이 책이 표현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희망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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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동물 열전 - 최애, 극혐, 짠내를 오가는 한국 야생의 생존 고수들
곽재식 지음 / 다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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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나만의 글쓰기 팔도 동물 열전 (곽재식, 도서출판 다른, 2025, 초판 1)



나는 이 책에서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 속 공간에도 얼마나 소중한 자연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지 밝혀보고자 했다.”(10, 들어가는 말)

 

저자는 우리 주변의 야생 동물에 깊은 애정을 품고 있다. 사실 팔도는 우리 한반도를 표현한 제목이지만 이 책에서 지역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저자는 한반도 곳곳에 살고 있는 동물을 애정어린 눈으로 살핀다. 단순히 어떤 야생 동물이 있는지 조사하는 수준이 아니다. 대대로 우리 조상과 함께 살아온 흔적을 찾고,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은 상상으로 채워내면서, 앞으로 함께 살아갈 방법을 고민한다. 매우 입체적으로 그 동물을 살피는 열전이다. 예를 들면 한국을 대표하는(?) 야생 동물인 고라니를 살피면서 백제 멸망의 순간부터 현재의 모습, 그리고 앞으로 함께 살아가야 할 방향까지 들여다본다. ‘동물 열전은 역사적으로도 참 흥미로운 접근 방식이라 생각한다.

 

이 같은 서술 방식은 저자가 환경과 공학, SF 소설가의 이력을 가지고 있어서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옛 조상들은 우리 자연과 동물에 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겼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한반도에 사는 대표적인 야생 동물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아마도 그 틈새를 메우기 위해 저자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다양한 자료를 찾았을 것이다. 하지만 끝끝내 찾을 수 없었던 빈 곳은 저자만의 상상력으로 채워나가야 했다. 나는 그 상상력이 마음에 들었다. 허무맹랑한 수준이 아니라 어쩐지 그럴듯하게 설득력이 있는 그런 상상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책은 야생 동물을 애써 공부한 흔적일지 모른다. 먼저 열심히 흩어진 지식을 모아 자기 관점으로 그럴듯하게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 이야기가 우리 현재 삶을 속 시원하게 설명해주는 것이다. 게다가 미래를 풍족하게 만들어내는 데 보탬이 되기도 한다. 나는 이것이 진정한 공부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잘 모르는 우리 동물-

 

조선 시대 선비들에게는 이미 수백 년 전부터 너무나 당연했던 사실이 외국 학자들의 눈에는 이렇게나 특별하고 놀라운 현상으로 비치고 있다.”(194, 담비)

 

비단 외국 학자에게만 놀라는 것은 아니다. 나도 이 책에 나온 내용 대부분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왜 우리는 여우를 미워하는 것일까. 청설모라는 이름은 과연 무슨 뜻일까. 곰은 왜 탱이를 만들어 미련 곰탱이가 되었을까. 우리 조상이 익숙하게 알고 지내던 것들이 낯설어진 지금, 이 동물 열전을 읽으면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서 많은 것들이 동물과 관련이 있고, 우리 역사에는 친숙한 동물이 등장한다. 이는 우리 조상이 동물들과 가까이에서 생활했고, 그들의 모습을 관찰했던 흔적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파트라는 작은 공간 안에 오밀조밀 모여 살면서 동물들과는 절연된 삶을 살고 있다. 당연히 우리 주변에 관심을 기울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 책은 매우 익숙했던 조상의 기억을 되새겨주는 장치고, 우리 문화를 제대로 들여다보게 해주는 돋보기다.

 

 

-야생 동물과 함께 살아갈 미래-

 

이 책은 과거 한반도에 살았던 야생 동물과 현재를 연결해주는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우리가 한반도 야생 동물과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인상적이다.

 

지역 사람들이 함께 동물을 기르고 보호하는 넓은 공간을 만들어 꾸준히 예산을 들여 잘 관리한다면 한국에서도 무척 가치있는 장소로 키워나갈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이 부담 없이 자유롭게 오가면서 동물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된다면, 그곳은 보통의 공원을 넘어서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장소가 될 것이다.”(145, 너구리)

 

나는 해외 유명 관광지에서나 동물을 자유롭게 만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상상을 우리나라에서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아무 곳에나 야생 동물을 풀어 놓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또는 생태학적으로 의미 있는 지역에 관련 야생 동물을 함께 보호하는 동물 친화 공원을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인천 용유도에서 원숭이를 풀어놓고 길렀다는 조선왕조실록 기록을 기반으로 동물 실험을 당하던 원숭이의 여생을 살아갈 시설을 마련한다면? 역사적 계승이면서 동시에 동물 보호를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멋진 아이디어가 아닌가!

 

그리고 야생 동물과 관련하여 생각해볼 중요한 문제를 제시한 점이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야생 고라니는 우리나라에서만 매우 흔히 볼 수 있고, 전 세계적으로는 희귀한 종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너무 많이 서식한 나머지 농작물에 피해가 커지고 있고, 정부는 고라니를 대량 사냥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 지리산 반달곰은 멸종된 것을 다시 복원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웃 일본에서는 너무 많은 곰이 사람을 공격하는 문제로 대규모로 사냥을 하고 있다. 인간과 야생 동물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했다. 적절한 공존이라는 게 가능한 지점은 어떤 것인지 앞으로도 많은 연구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인간이 만든 환경-

 

저자는 환경공학 전문가답게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중요한 관점을 제시한다. 마치 그대로 내버려 두기만 하면 모든 것은 자연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오류이고, 자연을 보호하는 것도 결국은 인간이 제대로 자연을 이해하고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을 정확히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보호도 불가능하다. 단순히 옛 방식으로 되돌아간다고 해서 자연이 마법처럼 저절로 회복되는 일은 없다.”(113, 청설모)

 

인위적인 조작이나 노력이 자연을 어떻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일까. 나는 그 부분에 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인공적으로 조성한 숲은 다람쥐보다는 청설모에게 더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고, 광물을 캐내기 위한 인공 동굴은 박쥐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이 되었다. 나는 이 점도 매우 중요한 배울 점이라고 생각했다. 야생 동물이 도심에 나타나거나 갑자기 이상 행동을 보인다면, 인간의 행위가 환경에 어떤 큰 변화를 일으켰다는 신호로 인식해야 한다. 단순히 인간의 관점에서 자연을 통제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은 위험하다. 최근 중국에서 건너온 러브버그의 문제도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어떤 이상 변화가 감지되었다면, 시간을 두고 충분히 연구하여 앞으로 공존해 나가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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