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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시티 파워 - 다양성은 어떻게 능력주의를 뛰어넘는가
매슈 사이드 지음, 문직섭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평점 :
시간이 흘러가며, 내가 몸담고 있는 집단이 바뀔 때마다 우리나라의 특징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볼때가 많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게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결론은 관료화, 제도, 팀파워에 최적화 된, 전세계에서도 탑 티어 수준인 나라가 우리나라라는게 결론이다.
왜 그런지는 여러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겠다.
1. 체계화다.
초-중-고 12년동안 우리는 많고적음의 차이는 있겠지만 수십명의 소집단(반)으로부터 수십만의 거대집단(수능 응시자)까지 동일한 과정, 동일한 문제를 한낱한시에 진검승부하는 제도를 가지고 있다. 비슷한 제도야 다른 나라도 많다고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겠으나, 사실 학교 교육의 다양성보다는 우리처럼 체계화된 나라도 많지 않을 것이다. 일례로 제주도나 부산에서 서울로 고3이 전학을 와도 '해야 하는 일' 측면에서는 큰 곤란을 겪지 않고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 군집화다.
우리는 똘똘 뭉쳐 각자의 역할이 주어지고 이 역할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 나쁘게 말하면 톱니바퀴화하는 - 데 있어 굉장히 능숙하다. 반면 혼자서 무얼 하는 것엔 굉장히 어색하다. 밥도 같이 먹어야 하고, 어딜 가도 꼭 누구랑 같이 가고 싶어한다. 강남, 이태원 등 모이는 곳에만 모이고 사람없는 경복궁 같은데는 재미없어 한다. 항상 다같이 모여서 무언가 하길 좋아한다. 곧 죽어도 부동산은 서울이고 개울 하나 건너도 경기도는 싫어한다.
3. 획일화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뭐든 중간만 하자' 어렸을 때부터 정말 많이 들은 말이다. 앞서 나가면 여기저기서 부르고, 시키고 피곤해진다. 뒤에 쳐지면 관심사병, 나머지반에 등록되어 중간수준에 맞춰지도록 재교육 받는다. 정규분포가 자연법칙이건데, 양쪽 테일을 자르고 잘라 discrete 한 히스토그램 수준으로 자르고 싶어한다. 이렇게 모듈화되고 획일화된 집단은 역량을 정의하기도, 다른 집단과 조합하기도 관리자 입장에선 너무나 다루기 쉬운 집단이 되어 버린다.
이런 성향으로 인해 발전한 특성이 우리나라의 신화창조에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본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대우조선, 포스코, SK하이닉스.. 모두 똑같은 제품을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고 싸게 만드는 제조업이다. 그만큼 이러한 우리의 특성은 장점이 되어 왔고, 그래서 이러한 성공방정식에 의해 이것만이 참이요 진리로 생각하는 기성세대에 의해 그 이후 세대는 재단된다. '~라떼는 이랬는데 요즘은 저래서 안돼..'
여기에 돌을 던지는 집단이 나타났다. 오늘날 MZ세대로 대표되는 '90년대생' 이 그들이다. 그들은 집단, 동료보다 IT 기기에 익숙하여 극한의 개인화를 거쳐왔다. 모났지만 정 안 맞으며 개성충만한, 기성세대에 비해 여러사람이 공통적으로 보편적인 행동양식이라고 생각하는 '개념'을 탑재하지 않은 다양성으로 무장했다. 이들은 젋었을때부터 외국문화에도 익숙해 이러한 점들이 전혀 잘못되거나 단점이라고 생각지도 않는다.
지금까지야 회사등 여러 집단에서 다수인 기성세대에 반해, 소수인 MZ세대는 단지 돌을 던져 파문을 일으키는 수준이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다수가 되면 역학이 바뀐다. MZ세대가 대부분인 시점이 오면 그들의 행동양식과 사고는 더이상 유니크한 것이 아니라 대세가 된다. 문제는 이 부분에서 기성세대는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것이다.
이러한 세태에 따라 다양성, 개인주의, 연공서열 등 다양한 주제애 대해 활발한 논의들이 전개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관점에서 다양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편향적 집단, RED TEAM, 건설적인 반대가 가져오는 혁신, 평균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법 등. 놓치기 쉬운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다양성이 좀 더 주목받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심도있고 설득력있게 설파한다.
개인적으로 다양성의 중요함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조직에선 항상 효율과 속도의 관점을 추구하다 보니 다양성에 대한 중요도를 우선순위에서 배제해 왔다. 하지만 맹점은 여기에 있다. 가장 익숙한 것이 편하고 빠른 방법으로 느껴질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맞는 방법인지는 또 다른 얘기이다.
오히려 리더나 관리자는 대부분 잘 모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필요하지만 소통과 선입견에서 소수의 잘못된 의견을 따르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관리자나 리더의 냉정함과 소신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다 알고 있다고 여기는 것을 뒤집게 하는 책이 좋다. 피상적으로 여기는 것 말고 다시한번 뒤집어 고찰해 보았을때 진정 그 의미가 다가오는 책. 그런부분에서 굉장히 좋은 통찰을 얻게 해주는 좋은 책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송길영 님이 추천사를 써주셔서 더 몰입하여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