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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사회 - 순 자산 10억이 목표가 된 사회는 어떻게 붕괴되는가
임의진 지음 / 웨일북 / 2023년 6월
평점 :
우리는 어느순간 서열에 굉장히 익숙하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수 있겠지만, 어릴때부터 입시의 장에서 성적순으로 줄이 세워지는것부터가 시작이 아니었을까? 내가 전국에서 상위 몇%이냐에 따라 대학이 결정되며 대학의 수준에 따라 상위대기업에 입사하게 되고, 그 안에선 또 직급과 연봉으로 줄이 세워지고 여기에 모은 자산으로 사는 곳과 사회적 포지션이 정해지는 것에 익숙하다.
여기에 인스타나 페이스북등의 SNS로 촉발된 물리적, 심리적 거리의 제거는 예전엔 신경쓰기조차 힘들었던 멀고먼 사람과 나와의 비교를 더 강화한다. 이쯤되면 알기 싫어도 내가 이 대한민국에서 어느정도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지 자각을 강요받는 수준이 된다. 여기에 부동산 폭등으로 촉발된 자산의 팽창은 물질적으로도 주위 사람들간의 거리를 벌려놓았고 이제 사회에 발을 딛게 된 20, 30대는 이 모든 것을 보면서 자산시장에 영끌로 선진입하는 자세로 진화한다. 과연 이 사회에 행복이란 있는 것일까?
'숫자사회'는 이러한 사회현상에 대해 커다란 물음을 던지는 책이다. 경제적 자유. FIRE족. 자발적 퇴사가 만연하고 꿈과 미래가 없는 현재의 사회 분위기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진단하고 그 해법을 제안한다.
이 책에선 '숫자'라고 표현했지만 '돈' 또는 '부'로 바꿔말해도 맥락이 통한다. 저자는 언제부터 돈이 우리 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았는지 그 기원을 파고든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수입이 일정수준까지 증가시 행복도도 증가하지만, 임계점 이후엔 수입의 영향은 없다' 라는 통념을 시작으로 그럼 우리나라에선 왜 돈이 그런 연구결과보다 더 중시되고 있는지에 대해 한국인 특유의 뒤쳐지기 싫어하는 '중간'문화 때문이 아닐까라고 진단한다. 그리고 나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자산'이나 '소비' 가 강한 특징을 보이는데, 특히 과시적 측면에서의 소비성향이 또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경향은 빚의 증가로 점점 사회를 각박하고 병들게 하며 사회구성원간 신뢰를 좀먹는 결과를 가져온다. 사회 구성원들이 전부 '돈'이라는 획일된 목표와 돈의 가짐 정도에 따라 서열, 계층화가 진행되면서 그 사회는 점차 병들어가고 창의성, 자율성의 불이 꺼지는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사회 구성원 간 신뢰의 회복을 제시하며, 사람들간의 자발적 교류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여러사람이 만나 교류하며 다양성도 증진시키고, 돈 이외의 중요한 다른 가치에 대해 서로 발견해 나감으로써 조금씩 사회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이 책은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고 큰 화두에 대해 다뤘는데 그동안 이런 담론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결과물이라고 생각된다. 한편으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사회적 네트워킹이 제 기능을 못하며 이런 각박한 사회가 된 것인지. 아니면 저자가 주장하는대로 재물이 만능인 각박한 사회가 되었기 때문에 네트워킹이 역할을 못하고 개인화가 심화된 것인지 궁금해졌다.
요즘 사회나 정치관련 책들은 정책보다는 이념과 당에 관련된 책들이 대부분이라 평소 조금 아쉬웠는데 시의적절하게 현재 사회 문제점인 부동산과 자산, 2030MZ, 영끌에 대해 서로간의 영향과 인과관계 등을 설득력 있게 다루어 반가웠고 이들을 체계적으로 해석하여 걸맞는 제안을 해놓은 점도 좋았다. 사회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일독을 권한다.
#숫자사회 #임의진 #웨일북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붙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