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니블렛의 신냉전 - 힘의 대이동, 미국이 전부는 아니다
로빈 니블렛 지음, 조민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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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신문에서 안미경중이란 용어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말의 줄임말이었다고 하는데, 미국과 중국 양 강대국이 다각도로 충돌하는 과정에서 실리를 꾀하고자 하는 고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에는 미국, 일본과 급격히 가까워지는 모양새인데, 이 과정에서 찬성하는 시선도 있지만 일본 등과의 지난 관계로 인해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한편 펜타곤 출입기자가 쓴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란 책을 읽고 왜 한국은 우리의 맹방이면서 전세계에서 피를 흘리며 격전을 벌이는 우리를 돕지 않는가? 라고 생각하는 미국내 일부 목소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우리 내부적으론 역사적으로나 관계적으로 우리 나름의 고충이 있는 반면, 밖에서는 그걸 고려하지 못하기에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자국의 위기를 위해 때로 갑자기 제재를 가해오는, 경제적으로 밀착한 이웃나라와 친하게 지내왔지만 조금 멀리 사는 이웃이 팔짱을 끼고 이를 바라보는 상황속에서 우리는 어떤 스탠스를 취하는게 좋을까. 이에 대해 국제 정치외교가 전문가의 조언이 가득담긴 책이 출간되었다고 해 읽어보았다.
저자는 영국 채텀하우스 소장을 15년간 역임하고 현재도 전략자문회사에서 고문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채텀하우스는 영국 왕립 국제 문제 연구소로 1920년 설립된 싱크탱크라고 한다. 런던에 위치하고 있으며 국방, 안보, 경제, 무역, 지정학 등 국가와 사회 운영 전반에 대해 연구하며, 전세계 많은 기관과 언론이 주목하는 영국 최고 권위의 싱크탱크라고 해 기대가 되었다.

저자는 미국이 유일 강대국이며 세계화에 의해 전세계가 번영했던 그간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보는 듯 하다. 모두가 잘 알다시피 중국이 그 패권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것처럼 시진핑 개인의 권력욕망에서 비롯된 것 뿐만이 아니라 중국 자국의 안녕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음을 지적한다. 이어 그간 움츠리고 있던 러시아가 다시 부상하며 중국과 연대를 구성함으로써 신냉전의 시기로 접어들었고, 이로써 지정학적 주요관심 축이 유럽과의 대서양 중심에서 태평양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인도 등 비동맹 세력들도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들의 이익을 주장하는 요즘, 생존을 위한 다섯가지 규칙을 제언한다.

저자는 태평양의 민주주의 국가간 동맹,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는 오바마 대통령 시절부터 논의되온 것이라 어찌보면 새로울 건 없다. 하지만 중국-러시아 축에 맞서 축이 이동했다는 지적 등은 최근 우리나라와 미-일, 필리핀 등 태평양 근해 국가들이 급속히 가까워지는 추세나 멀리 있어 지정학적으론 연관이 적을 것 같았던 NATO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참석하는 최근의 정세와 궤를 같이 한다. 이와 더불어 유럽중심의 G7에 호주와 우리나라가 참여해 G9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 등 여러가지로 선진국으로 진입한 우리에게 책무를 지우고자 하는 글로벌 분위기가 느껴져 머리가 굉장히 복잡해졌다. 냉정한 외부의 시선을 참고해 볼 수 있는 이번 책을 적극 추천한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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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걷다, 모던 서울 - 식민, 분단, 이산의 기억과 치유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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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년시절을 부산에서 보냈다. 부산도 대도시이건만 번화가가 아닌 끝자락에서 자라 굉장히 고즈넉하고 조용한 동네였고, 조금 나가면 바다가 있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서울로 이사를 왔지만 추억이 가득한 그곳에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다행인지 이전 회사에서 부산으로 출장을 자주 갔었고, 출장 간김에 그 꿈을 이뤘다. 아버지랑 다녔던 목욕탕이나 구멍가게, 컴퓨터 학원 등을 찾아보았는데 없어진 곳도 있었지만 건물과 풍경은 그대로였다. 재밌는건 옛날 살던 집에서 학교까지 추억을 곱씹으며 걸어보았는데, 어렸을때 1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은 등교길이 15분도 안걸리는 짧은 길이었다. 수십년이 지났는데도 그대로인 그길을 마음에 다시 고이 담아, 새로운 추억을 담아왔다.

가끔 곳곳을 지나며 건물을 보다보면 예전 모습이 궁금할때가 있다. 묵묵히 말없이 서있는 건물들이건만, 저 건물은 왜 저기 서있을까. 어떤 시간과 사람들을 보아왔을까 궁금하다.
이번 책은 서울 곳곳에 남겨져 있는 역사를 따라가보는 '모던 서울'이란 책이다. '시간을 걷다' 란 부제 안에 '식민, 분단, 이산의 기억과 치유'란 주제가 담겨 있어 어떤 의미일지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겼다.

책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일제시대 경성의 공간을 소재로 광교, 화신상회, 종로타워, 낙랑팔라 등 그 시대의 모습을 그려내는 한편 음울했던 사람들의 삶을 유추해본다. 이어서 민주화 운동 등에서 큰 역할을 했던 기독교와 거점이 되었던 교회들, 식민지 자본화의 첨병으로 육성되었던 용산과 영등포의 과거와 오늘, 독재시절 중앙정보부와 관련된 남산, 전태일과 평화상가 등 우리나라 근현대사속 아픔이 서려있는 서울 곳곳을 그때의 이야기와 함께 돌아본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이야기와 함께 근대 서울 곳곳 또는 현재의 그곳을 사진으로 생생하게 보여주며 그 의미를 되새긴다는 점이다. 교회, 신문사, 은행건물, 박물관으로 변한 건물뿐만 아니라 골목, 공장건물 등 역사속에서 주목받지 못한 다양한 건물과 함께 그곳에 서린 역사 한켠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식민지배와 독립운동, 이념갈등과 남북분단, 독재와 민주항쟁에 관한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지독히 무심한듯 서있는, 평범한 벽돌건물들마저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 저자들의 전공이 '통일인문학'이라는 생소한 학문이라 궁금했는데 책을 읽고보니 어떤 학문인지 대략적으로 이해가 되었다. 건축과 우리역사, 근대사에 관심이 많다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이번 책을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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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혁신 바이블 - 아날로그 기업은 인공지능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는가
토머스 H. 대븐포트.니틴 미탈 지음, 임상훈 옮김,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 감수 / 더퀘스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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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우스님의 블로그에서 '챗GPT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가'에 관한 글을 본적이 있다. 1위는 인도였고 우리나라는 필리핀과 스웨덴에 이어 10위였다. 대체로 연구 지원 또는 가상 개인 비서 챗봇과 같은 특수목적에 사용이 많았지만, 단순 호기심에서 사용한다는 답변도 있었다.

챗GPT발표 이후, 모든 기업의 관심은 이제 AI로 쏠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정작 이를 어디에 어떻게 활용해야할지에 대해선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개인적으로도 최대한 활용해보려 노력중인데 코딩, 번역, 정보 수집 등에 매우 유용한 부분도 있지만 아직까진 제약이 있는 듯 하다.

그럼 기업입장에선 이를 어떻게 활용할까? 기존 카드나 e커머스 등 소비 관련 기업외에는 챗GPT를 HW와 연결하거나 챗봇에 사용하는 정도인 것 같다. 특히 IT기업이 아닌 전통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의 경우 AI 활용은 요원해 보인다.

이번에 읽은 책은 'AI 혁신 바이블'이란 책이다. 저자는 피터 드러커와 함께 3대 경영전략가로 손꼽히며, 빅데이터의 창시자로 하버드대 및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에서 교수를 역임했다고 한다. 한편 공저자도 딜로이트 컨설팅의 AI리더라고 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길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이번 책은 AI추진 기업이란 무엇인지 정의하고, AI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법론, AI의 비즈니스 도입 사례 및 우수 활용 기업 사례의 케이스 스터디 등을 통해 AI를 어떻게 도입하고, 운용하며, 조직운영 및 사업방향 등 전략, 계획을 어떻게 수립할지 도움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소개되는 기업들은 생소한 기업들이 많아 흥미를 불러일으켰는데, 그중에서도 핑안의 보험, 의료 사업에 관한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책을 통해 꼭 구글, MS, openAI 등 선도기업이 아니더라도 AI를 사업에 잘 녹여낸 기업들이 많다는 걸 알았고, 어떻게 전개해야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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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습관의 힘 - 턱 운동과 코 호흡만으로도 얼굴 구조가 달라지는
산드라 칸.폴 R. 에이를리히 지음, 엄성수 옮김, 임선진 감수 / 생능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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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에 사랑니 2개를 한번에 뽑았다. 원래는 하나가 썩어 발치를 위해 갔다가, 어차피 뽑으러 간 김에 나머지 이빨도 같이 뽑았다. 양쪽 윗니를 뽑았는데, 문제는 그 이후 오른쪽 사랑니 앞 어금니가 유격이 생겨 불편해졌고, 덕분에 왼쪽으로 주로 씹다보니 어느순간 위아래 이빨이 닿는게 그전과 달라졌다. 그 이후 부정교합과 턱에 관심이 생겨 관련정보를 종종 찾아보게 되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얼굴 습관의 힘'이란 책이다. 이제는 다 성장해 얼굴형이 바뀔일은 없겠지만, 이빨덕에 늦게나마 얼굴형에 관심이 생기기도 했고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좋은 습관을 길러주면 좋겠다 하는 생각에 이번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은 원시시대엔 치아 교정이 필요없었던 이유로 시작한다. 그 이후 인류가 점점 화식과 부드러운 음식등을 먹게 되면서 점차 씹는 빈도나 힘이 줄어들게 되었다고 진단한다. 이런 습관과 호흡 및 수면시 코보다 입으로 숨쉬는 일들이 잦아지면서 구강구조와 얼굴형이 변화했다고 한다. 따라서 저자는 올바른 얼굴구조를 위해 잘 씹고, 코로 숨쉬는 습관을 가질 것으르 권장한다.

어렸을적 안경을 오래 써온 친구들을 보면 턱을 앞으로 내밀고 밑으로 내려다보는 듯한 자세와 상대적으로 긴 얼굴형을 가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당시는 '그래도 뼈가 습관에 의해 변할까?' 란 의문덕에 단지 유전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반면 이번책을 읽고 습관이 얼굴형을 크게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동일인물의 습관에 따른 장시간의 연구 결과 및 사진등을 대조군과 소개해 그냥 직관적으로도 얼굴이 다름을 알 수 있게 했다. 집에서도 둘째가 항상 입을 벌리고 있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을 보고 아이에게도 좋은 습관을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 구조에 관심이 있다면, 아직 자라나는 어린 자녀들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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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 코끼리 - 우리가 스스로를 속이는 이유
케빈 심러.로빈 핸슨 지음, 이주현 옮김 / 데이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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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을 접한 이후로 인지편향에 관한 이야기들을 많이 접해왔다. 합리적이라 여겨왔던 인간이지만 시스템1과 시스템2의 존재하에 이 두 시스템 간 협응에 의해 사고하고 의사를 결정한다는 내용은 굉장히 신선했던 것 같다. 한편, 그 후로 관련 책을 종종 읽어오면서 그럼 직관 또는 본능적인 시스템이 형성되게 된 원인이나 역사는 어떻게 될까? 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기나긴 역사속에서, 생존을 위해 진화하며 남겨지게 되었다는 설명이나 간단한 사례 등은 종종 보았지만 좀 더 종합적으로 다룬 자료는 없을까 평소 궁금해왔다.

이번에 읽은 책은 '뇌 속 코끼리'란 책이다. 이번 책의 부제는 '우리가 스스로를 속이는 이유'로 책에선 총 17가지 주제를 '동기를 숨기는 이유'와 '일상생활속의 숨겨진 동기' 각 2부로 나누어 상세하게 살펴본다.
저자가 말하는 코끼리란 뻔히 존재함에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간과되거나 언급을 꺼리는 존재라고 한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뇌 속 코끼리'란 용어를 사용해 인간의 마음이 작동하는데 중요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특징이나 내적으로 금기시 되는 것'을 지칭했다. 특히 동기차원에서 교육이나 사회적으로 장려되는, 자주 언급되는 여러 미덕들 외에 이기심이나 경쟁, 기만 등 가려지거나 숨겨진 동기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를 1부에서는 개인적 차원에서, 2부에서는 사회적, 관계적 차원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영장류의 진화, 경쟁, 정치, 규범, 대화, 의료, 종교 등 굉장히 폭넓은 주제를 바탕으로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무겁거나 지루하지 않게 풀어가는 저자들의 해박함과 위트에 읽는내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책 설명이나 출판사 소개에는 이 책을 진화심리나 사회심리학의 측면에서 다루고 있는데, 나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행동경제학적 측면에서 바라보지 않았나 싶다. 많은 것을 생각하며 정리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인 것 같다. 적극 추천한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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