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의 몸 - 가장 인간적인 몸을 향한 놀라운 여정
김성규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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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각종 미디어를 보면 멋진 몸이 넘쳐난다. 나도 소싯적 운동을 열심히 한적이 있는데, 어느 순간 더이상 벌크업이 되진 않았었다. 주변에서 동양인은 서양인과 달라 근육이 붙기 힘든 체형이라 영화속 우락부락한 몸매는 되기 힘들다는 말을 듣고 순진하게 거기서 멈췄었다. 잠깐 유지만 하다가 어느 순간 흥미를 잃었었는데, 요즘 사람들 몸을 보면 좀 더 해볼 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만큼 요즘 많은 사람들이 몸에 관심을 가지고, 가꾸고 있는데, 과연 우리들은 몸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걸까? 역사적으로 몸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이런 물음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몸의 의의를 찾아보는 '사피엔스의 몸'이란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동국대 문화학술원 교수인 김성규 교수께서 우리 몸의 구조, 아름다움, 타인의 몸 지배, 가학, 피부색, 인종주의에서 비롯된 제국주의가 만들어낸 비극, 쾌락적 의미에서의 몸, 노화와 질병, 전염병, 문명의 이기에 의한 비틀림, 종교적 제물로서의 몸, 페르소나적 욕망의 대상으로서의 몸, AI시대 기계의 발현과 몸에 대한 생각들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인간의 '몸'을 조망해보고 우리에게 몸이 어떤 의의를 갖는지 유추해본다.

우리는 진화에 의해 지금과 같은 몸을 가지게 되었고 이는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점점 의식과 언어, 문명을 가지게 되면서 우리의 몸에 대해 인식하게 되고, 그 아름다움을 자각하게 된다. 애초에 순수한 추구였던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은 점차 비인간적인 8등신이나 눈처럼 하얀 피부색 등의 기준으로 나타나게 된다.
한편 집단 생활을 하면서 개인의 것이었던 몸은 때론 집단, 부모 등 타인에게 예속되기도 하고 피부색으로 무리를 나누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인종의 개념이 생기고 이후 타인의 몸을 통제하거나 지배하기 위해 폭력이나 계급이 형성되기도 하고, 인종주의, 제국주의 등 이념에 의해 인종차별 등 부정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또한 몸은 고행과 타파스 등 개인이 해탈하기 위한 수단이나 때론 그것이 주는 쾌락을 탐닉하기 위한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질병등에 의해 침해받을 수도, 노화에 의해 자연침식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렇게 시, 공간, 관념적으로 여러가지 의미를 가진 몸은 이제 로봇의 시대를 맞아 사이보그 ,트랜스휴먼, 포스트휴먼 등 새로운 인간형이나 다른 형태로의 분화를 앞두고 있으며, 필연적으로 기존의 몸을 가진 인간과 대립하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예측하고 있는 듯 하다.

책이 생각했던 것보다 다소 철학적이어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내용이 다소 심오하지만, 우리 개개인은 각자의 몸이 가진 고유성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또 하나의 소중한 존재로 여겨 아름답고 건강하게 가꿀때 비로소 몸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여운을 주는 책이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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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
김홍신 지음 / 해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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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근대사의 아픈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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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
김홍신 지음 / 해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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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적 TV를 틀면 항상 채널 한두개쯤에선 사극과 현대극이 나오곤 했다. 특히 황금시간대인 주말에 꼭 시대극을 방영한 기억이 난다. 지금이야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보고싶을때 틀면 볼 수 있는 OTT가 대중화되었지만, 당시엔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 주말 9시 뉴스전 황금시간대엔 당대 최고로 인기를 끌만한 대작들만 방영이 되었는데, 이 시간에 시대극이 자주 방영되었으니 당시 사람들의 관심을 알 만하다. 아직 어려서 세상 돌아가는 건 잘 몰랐지만 우리나라에 군정이 들어섰었고, 반공만화 등을 통해 분단국가의 현실과 북한, 주체사상, 대학생들의 데모 등에 대한 장면은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있다.
당시는 이런 서사에 반복적으로 흔하게 노출이 되다보니 별 감흥이 없었는데, 상대적으로 요즘은 전후시대극을 찾아보기 힘들어 가끔 궁금할 때가 있다. 그러던 차 딱 그 시대의 서사와 느낌을 고스란이 전달해 주는 소설 한편을 만났다. 바로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이다.

저자는 국회의원이자 인간시장으로 유명한 김홍신 작가이다. 그는 이번작에서 세밀한 묘사와 감정처리로 책을 읽었는데도 마치 그 시절 드라마 한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이야기는 한 남자의 임종을 마주한 어떤 여자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보통 슬퍼하거나 대화가 오가기 마련한 풍경일텐데, 소설속의 둘은 낯섬이 느껴진다. 병상에 누워있는, 이 여자의 생부라는 이 남자는 어떤 연유로 이런 삶의 마지막을 맞게 된 걸까.

주인공 한서진은 문학도를 꿈꾼 평범한 사람이다. 그는 학도군사훈련단 출신 육군 소위로 임관하여 전방에서 복무하던 중 남침을 하다 사살된 북한 장교 시체에 예를 표한 죄목으로 순식간에 빨갱이(적인종)로 낙인찍힌다. 아무리 억울함을 토로해도 쌓여가는 거짓 증거로 그는 일순간에 범죄자가 되고,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등을 위반했다는 죄목으로 육군형무소에 감금된다. 남한산성이라 불리우는 감옥에서도 같은 방에 수감된 죄인들에게 연신 폭행을 당하지만 아내인 지향과 어린 딸을 그리워하며 이를 악물고 버티며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점점 서먹해지는 아내에 문득 이상함을 느끼던 중 그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외도를 하였고 재혼했다는 재필의 고백을 듣게 된다. 상대는 보안반장 이진구 대위라는 사람으로 한서진이 기소될 당시 그를 조사하였던 당사자. 자신을 감옥에 쳐넣은 남자와 아내가 정분이 났다는 사실에 한서진은 그 뒤로 복수를 결심하게 되고, 복수를 향한 일념으로 똘똘 뭉치게 된다.
감옥에서 복수를 위해 운동과 몸 만들기에 절차탁마하던 중 형기를 6개월 일찍 마치고 출소하게 된 한서진은 복수 준비를 착착 해 나간다. 수류탄까지 구해 복수를 위해 찾아간 날, 그동안 모르고 있던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어디선가 한번쯤 보거나 들은듯 클리셰가 느껴지는 스토리이지만, 읽다보면 작가의 표현이나 세밀한 묘사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1권 분량이 적지 않건만 좀 더 이야기가 길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시대물, 역사속 범인의 삶 등에 흥미를 느낀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죽어나간시간을위한애도 #김홍신 #해냄출판 #시대극 #현대물 #독재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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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네버슬립 - 미국주식으로 제테크의 잠을 깨워라
스노우볼랩스 지음 / 스노우볼랩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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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우리나라에 신조어들이 몇개 생겨났다. 특히 '서학개미'라는 신조어는 미국 주식시장에 진출한 우리 개미 투자자들을 가리키는 말로, 당시 연준의 돈뿌리기에 힘입어 폭등하는 테슬라, FANG 등의 성장성 높은 개별주식과 TQQQ 등 레버리지 ETF를 매수함으로써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용어사전에도 올라 있는 이 서학개미로 인해 우리나라는 아시아 주요국 중 중국을 제치고 일본에 이어 미국주식 보유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후 이 서학개미는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원유나 천연가스 레버리지/곱버스, ARK ETF의 인버스인 SARK, 5x테슬라나 비트코인의 곱버스 등 높은 변동성과 수익률을 노리는 투자자나 SCHD등 배당성장 ETF, O 와 같은 REIT 주식 등 여러가지 형태에 투자하고 있다. 그럼 이런 서학개미들이 미국주식의 정보는 다 어디서 얻는 것일까?

그동안 기존 뉴스 외에 미주미와 같은 카페, 여러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텔레그램 등 다양한 루트로 미국주식에 대한 정보를 수 있었다. 그 중 하나인 머니 네버 슬립에서 이번에 동일한 제목으로 책을 내서 읽어보게 되었다.
요즘 개인적으로 미국주식보다 책읽기에 치중해서 사실 '머니 네버 슬립'은 처음 듣는 컨텐츠였는데, 책 정보를 구하기 위해 인터넷에 '머니 네버 슬립'을 입력하니 최상단에 채널과 유튜브가 표시되었다. 들어가보니 2021년 5월 경부터 기사가 있는 것으로 보아 꽤 오랫동안 프리미엄 컨텐츠를 제공해온 것 같은데 이제야 알게되어 좀 아쉬운 감이 있었다.
책은 총 3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 섹터를 크게 16개로 나누어 소개한 섹터별 소개, 39개의 시나리오에 따라 각각 떠올려 볼 수 있는 미국 주식들, 미국 섹터별로 밸류에이션을 할때 어떤점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지 주의점과 주요지표들을 다룬 섹터메트릭 이렇게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주식 관련 책의 경우 섹터에 대한 소개는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특이할 것은 없었으나, 시나리오 투자법과 섹터메트릭의 경우 이 책에서만 볼 수 있는 장점이었다. 사실 ㄷ미국 주식투자를 하면서 어려운 것이 주식의 수가 굉장히 많은데 개별주식에 대해 알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보통 스탁트윗 등 미국 주식관련 SNS 를 이용하는 방법을 써왔는데, 이 책에서는 시나리오별로 떠올릴 수 있는 주식들에 대해 각각의 대표 또는 성장성 높은 개별주식들을 예로 들어줌으로써 자연스럽게 개별주식들에 대해 이해도를 높일 수 있게 구성하였다.
3장의 섹터메트릭의 경우 가장 도움이 된 부분이었다. 미국주식을 공부하며 가장 어려운 건 아무래도 무엇을 중점으로 봐야할지? 였던 것 같다. 미국의 경우 연간 또는 분기보고서를 보면 주식에 대해 굉장히 자세히 나와 있어 오히려 뭘 봐야될지 패닉이 오는 경우가 많았다. 헌데 이 섹터메트릭에선 섹터별로 주요 지표나 중점을 둬서 봐야할 사항들에 대해 몇가지로 정리해 두어 좀 더 심층적으로 탐구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미국 개별주식에 대한 접근은 어려워 섹터별 ETF로 투자접근을 해왔는데, 이 책을 통해 개별주식에 대해서도 좀 더 심도있게 알아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런 책이 이제라도 나와서 다행인 것 같고, 많은 서학개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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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만드는 지구 절반의 세계 - 인슐린 발견에서 백신의 기적까지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동물들 서가명강 시리즈 33
장구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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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제대후, 후임이 분양해준 강아지를 키운적이 있다. 너무 갑작스럽게, 아버지께서 찬성하는 바람에 키우게 되었는데, 생각해보면 어릴때부터 십자매, 햄스터, 거북이, 물고기 등 애완동물을 많이 키우긴 했지만 대부분 어항이나 새장같이 분리된 공간에서 사육하는 수준이었고, 개나 고양이처럼 본격적으로 키우는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당시는 지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파트에서 개를 키우는 집이 흔치 않았다. 그래서 주변에서 정보를 얻기도, 커뮤니티도 활성화 되어 있지도 않아 세심하게 돌봐주지도 못했지만 무럭무럭 잘 자라 파편화된 우리 가족의 구심점이 되어줬다. 특히 무뚝뚝한 아버지께서 엄청나게 정을 쏟으시는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건강하고 즐겁게 잘지내던 우리 강아지는 평균 수명을 훨씬 넘어 오래오래 살았지만 몇년전 어느 가을에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마침 제주도에 여행가신 부모님을 기다리다 돌아오신 부모님을 보고 한숨을 한번 푹 쉬고 눈을 감았다는 부모님의 이야기에 가족들이 모두 슬퍼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엘리베이터에서도 강아지를 데리고 타는 분들을 종종 뵐 정도로 대중화된 우리 반려동물들. 오늘은 이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인 '동물이 만드는 지구 절반의 세계'란 책을 읽었다.

저자는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로 동물과 사람이 공존하고 상생해야 하는 관계임을 책 전반에 걸쳐 역설한다. 우리는 이미 코로나로 인간과 동물의 건강이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우친 바 있는데, 저자는 '원헬스'라는 화두를 제시함으로써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동물은 대사나 체내활동, 유전자 등이 인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굉장히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동물의 건강이나 질병에 관해 연구함으로써 인간에게도 적용가능한 지식을 얻게되는 일이 다반사라고 한다. 이와 더불어 인슐린과 시험관 시술의 기원, 임상 안정성 획득을 위한 사전동물평가, 유전자 질환 치료를 위한 복제동물 등 동물이 인간의 질병이나 삶을 구원한 사례를 예로 들어 동물들이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것은 생각보다 광범위하고 다양한 부분에서 동물들에 의해 문제해결이 가능했다는 사실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점점 동물의 생존권 등 동물보호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 등 인류를 위협하는 위기에서 동물들이 없었다면 얼마나 더 많은 인류가 희생당했을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가치판단이나 윤리문제에 대해선 좀 더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이 책을 읽고 주위의 많은 동물들이 어찌보면 인류의 먼 친척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꼈고, 한편으론 동물들에게 많은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좀 더 관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동물이만드는지구절반의세계 #장구 #21세기북스 #서가명강 #동물 #인류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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