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 만드는 지구 절반의 세계 - 인슐린 발견에서 백신의 기적까지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동물들 서가명강 시리즈 33
장구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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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제대후, 후임이 분양해준 강아지를 키운적이 있다. 너무 갑작스럽게, 아버지께서 찬성하는 바람에 키우게 되었는데, 생각해보면 어릴때부터 십자매, 햄스터, 거북이, 물고기 등 애완동물을 많이 키우긴 했지만 대부분 어항이나 새장같이 분리된 공간에서 사육하는 수준이었고, 개나 고양이처럼 본격적으로 키우는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당시는 지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파트에서 개를 키우는 집이 흔치 않았다. 그래서 주변에서 정보를 얻기도, 커뮤니티도 활성화 되어 있지도 않아 세심하게 돌봐주지도 못했지만 무럭무럭 잘 자라 파편화된 우리 가족의 구심점이 되어줬다. 특히 무뚝뚝한 아버지께서 엄청나게 정을 쏟으시는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건강하고 즐겁게 잘지내던 우리 강아지는 평균 수명을 훨씬 넘어 오래오래 살았지만 몇년전 어느 가을에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마침 제주도에 여행가신 부모님을 기다리다 돌아오신 부모님을 보고 한숨을 한번 푹 쉬고 눈을 감았다는 부모님의 이야기에 가족들이 모두 슬퍼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엘리베이터에서도 강아지를 데리고 타는 분들을 종종 뵐 정도로 대중화된 우리 반려동물들. 오늘은 이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인 '동물이 만드는 지구 절반의 세계'란 책을 읽었다.

저자는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로 동물과 사람이 공존하고 상생해야 하는 관계임을 책 전반에 걸쳐 역설한다. 우리는 이미 코로나로 인간과 동물의 건강이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우친 바 있는데, 저자는 '원헬스'라는 화두를 제시함으로써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동물은 대사나 체내활동, 유전자 등이 인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굉장히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동물의 건강이나 질병에 관해 연구함으로써 인간에게도 적용가능한 지식을 얻게되는 일이 다반사라고 한다. 이와 더불어 인슐린과 시험관 시술의 기원, 임상 안정성 획득을 위한 사전동물평가, 유전자 질환 치료를 위한 복제동물 등 동물이 인간의 질병이나 삶을 구원한 사례를 예로 들어 동물들이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것은 생각보다 광범위하고 다양한 부분에서 동물들에 의해 문제해결이 가능했다는 사실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점점 동물의 생존권 등 동물보호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 등 인류를 위협하는 위기에서 동물들이 없었다면 얼마나 더 많은 인류가 희생당했을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가치판단이나 윤리문제에 대해선 좀 더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이 책을 읽고 주위의 많은 동물들이 어찌보면 인류의 먼 친척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꼈고, 한편으론 동물들에게 많은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좀 더 관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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