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파란여우 > 메추리는 쪼다고 대붕은 위대하다는 편견을 버리고
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연말 어느 저녁에 정리하다가 책상위에 그대로 나열해 놓은 우표상자 뚜껑을 다시 열어본다. ‘우정국’이라고 흐릿하게 인쇄된 흑백의 우표 한 장이 맨 위에 투명한 비닐 캡 안에 안전하게 들어가 있다. 문양은 단순하다. 배추흰나비로 추정되는 나비 한 마리가 박제된 날개를 흐릿한 잉크 액에 담그고 있는 것 같다. 품격이 느껴질 만큼 우아한 날개를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니고 색감도 세월의 흐름 따라 세피아 톤으로 변했다. 그것이 귀하게 모셔져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나이를 많이 먹었다는 실증적 인증 때문이다. 문양의 세련됨이나 보는 이로 하여금 어떤 감동을 이끌어내는 ‘특별한 보여주기’가 전무한 상태다. ‘연로’한 노인네를 공경하는 존대처럼 그것의 짧지 않은 역사성에 후대 사람들은 현대적 잣대로 가치를 매긴다. 머리 아프지 않는 간단한 계산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연로한 우표’ 한 장의 가치를 매도해버리는 일로 그것이 지닌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이 인정해주는 자세는 온 가슴으로 옛 것을 대하던 오주석식의 ‘깊게 들여다보기’에 철저히 반(反)하는 자세다. 저자는 시종일관 풍부한 사료로 준비된 특강에서 그의 청중에게 옛 사람의 눈으로 보고, 옛 사람의 마음으로 느끼는 감상을 하라고 부탁한다. 


자, 어떻게 하면 옛 사람의 눈과 마음을 지니게 되며, 그것이 준비되었을 때 바라보는 옛 사람의 삶은 어떻게 달라 보이는가. “그것은 머리로만 아는 것도 아니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만도 아닙니다. 온몸으로 즐기는 것입니다. 온몸이 즐긴다고 할 때 기실은 우리의 영혼이 깊이 감동 받고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예술입니다. 옛 글에도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하였습니다.”-(18쪽)


지식의 앎과 더불어 즐겨야 한다는 말씀이렷다. 보름달이 뒷 동산에 두둥실 떠오를 때 꽃잎을 활짝 열어 달빛을 연모하는 가슴을 드러내는 달맞이꽃처럼 한결같고 진정성을 잃지 않는 좋아하는 마음부터 품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사모하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여 즐겨야 한단다. 옛 것을 대하는 요령을 배우기전에 내면의 바람이 흐르는 방향부터 잡아야 한다는 오주석의 ‘옛 사람의 마음과 눈’을 품는 강의는 차라리 선(禪)의 자세를 떠올린다. 마음속의 이것저것 섞어 놓은 풍기(風氣)를 정돈하고 갈피를 잡고 좋아하고 즐기는 경계에 발을 들여 놓는 일, 어렵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쉬운 특강으로 저절로 즐거워지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이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하여 책 한 권을 읽고나서 되짚어 술렁술렁 김홍도의 <씨름>, <주상관매도>와 백자 달 항아리와 발음하기도 어려운 <기로세련변계도>같은 수록된 도판을 들여다보았다. 해박한 전문가의 강의에는 그들만의 전문 용어에 앞서 세밀하고 꼼꼼하게 짚어주는 친절한 해설이 우선순위에 있다. 단순하고 간명한 강사의 설명에 옛 것을 대하는 부족한 대중의 소양은 감성지수가 물 오른 봄버들처럼 쭉쭉 뻗어 올라간다. 단순한 것의 미(美)라면 김홍도의 쓱쓱 그어진 담백한 먹선이나 우정국의 한 마리 나비우표나 별 반 차이가 없다. 단순한 것에 복합적인 덧씌우기로 치장을 하는 일은 불행하다. 물질주의 외에는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현대적 사고의 관점들 대부분이 이런 정신의 단순함을 외면하고 있기에 현대 사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몇 장의 화폐로 날림 되는 자극적이고 도태된 향락주의의 근성, ‘헛된 것의 美學’에 환호성을 지른다. 짜증난다. 그러는 와중에 오주석식의 간명하지만 세세한 옛 것의 들여다보기 美學을 만나면 마치 구도자와 대면한 듯한 깊은 감회가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울려 나온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자, 옛 것을 상대하는 저자의 눈시울 뜨끈한 애정이다.


바짝 다가서서 바라보는 그림 한 점, 수많은 미술관 그림 중에서 오직 한 두개 그림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오랜 시간 머무는 관람자. 옛 그림 속에는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매화 한 송이 고고하고, 속을 비어내고 또 다른 마디를 만들어내고 있는 대나무의 투명함이 흔들리고, 옛 사람의 얼굴에서 굴곡 많은 세월의 흔적이 세밀하게 묘사된다. 그가 벗어놓은 도포자락에서 버드나무 아래에 앉았던 풀냄새가 난다. 방금, 그의 방에서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나온 것처럼 그가 거처하는 방문 앞 대기가 그윽하다. 옛 그림을 보는 방법에 대하여 천천히, 세밀하게, 거리를 조절하고,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음미하라고 미술적 관람자의 위치에서 안내를 해주고 있지만 저자가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애정’이다. 옛 사람의 마음과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설득 당하여 끝내는 옛 세상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는 관람자의 경지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저자. 앞에서 어떻게 하면 옛사람의 마음과 눈을 가질 수 있는가 고민했다. 하지만 이것은 추상적인 질문이 아니다. 억지로 만들지 말자. 이것은 개인적 취향에 앞서 옛 것을 알고 문화적 자존심을 궁극적인 자세로 알아보자는 자기성찰의 일이며 나아가 국가적 자긍심으로 연결된다. 너무 국수적인 발상이던가. 그렇다면 순 우리것을 찬양하고 흠모하는 자세로만 일관하는 이 책은 국수주의의 선두마차격이다. 이분법적인 발상 놀이를 좋아하는 우리로서는 이러한 의견에 집착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계화라는 명분아래 국가마다 고유화로 지닌 문화적 바코드나 아이템은 인류 공동체라는 함정 속에 함몰되어졌다. 고유의 것, 내 것, 너의 것을 존중해주고 인정해주는 일은 세계화보다 더 중요하다. 작은 것, 독특한 것, 고유의 정신을 고집하는 것, 이것이 언제부터 경제 방정식으로만 계산하는 선진국에 비하여 열등한 것이던가. 조선의 김홍도가 세상에는 단 한 명이고, 그가 그린 그 많은 대량양산의 상품 원본들도 원래는 단 한 점이다. 귀엽게 눈을 부릎뜬 민화속의 호랑이도 단 한 마리다. 리얼리즘의 최고 초상화로 불리는 이재의 초상화도 단 한 점이고, '나'라는 존재도 당신이라는 존재도 세상에는 단 한 명이다.  아둔한 독자의 머리통 위로 떨어진 화두 한 가지. 지구라는 작은 별이 획일적인 인스턴트 문화 종합세트로 향하는 현대에 '단 하나'의 가치기준을 어디에 두려나. 이것은 유식한 영어로 'one and only'의 이야기다.


“문화,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보람, 특히 지금 이 땅에 사는 이유, 그리고 우리가 우리인 까닭, 바로 정체성의 문제입니다. 한 나라의 문화는 빼어난 사람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문화인 , 예술가들이 아무리 피나는 노력을 해도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이란 결국 그것의 터전을 낳고 함께 즐기는 전체 국민의 눈높이만큼만 올라설 수 있습니다.” -(책을 펴내며 中)

 

눈높이 한국의 美를 발견하고 확인하고, 알아채고 자긍심을 갖는 일과 함께 무지한 것으로부터의 위험성을 저자는 성토한다. 저자는 국수주의적 사관에서 무작정 우리것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성을 유지하는 주체성을 다짐한다. 뭣 좀 알고 '한국의 美'를 얘기하자는 주장이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한편으론 우리 문화재 상황을 잘 모르고 한편으론 또 그저 맹목적인 애국심에 불타 가지고 옛날 우리 물건이라면 무조건 소중하고 훌륭하다. 이렇게 치켜 올리는 얘기들도 많이 하는데, 실제로 썩 좋지 않은 작품을 가지고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경향까지 있습니다. .....중략..... 더군다나 혹간 형편없는 가짜 물건을 가지고서 좋다고 법석을 떠는 일까지 없지 않은데, 심지어는 학자들이 쓴 책 중에서도 엉터리 같은 가짜 작품이 수십 점씩 실려 있기도 합니다. 이런 행위는 결국 조상들의 문화를 빛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욕을 보이는 결과 밖에 안됩니다. 결국 문화라는 것은 그것을 향유하는 국민 전체의 눈높이가 높아져야지, 몇사람의 노력으로만 창조되는 것은 아닙니다." -(156~157쪽)

 

다시 흐릿한 우정국 우표 한 장을 들여다본다.

김홍도가 언제 개화기의 폭풍 치는 밤 시간에 다녀갔는가. 네모난 우표안의 나비가 순하게 잠자고 있다. 책의 말미에 집중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김홍도편>은 이 책의 또 다른 정성이다. 전공자들에게는 더 탐구적인 깊이를 요구할지 모르나 대중에게 이만큼 쉽고 간명한 해설과 선명한 눈요기와 신선한 자극을 전달하는 특강을 만나는 일도 흔한 일은 아니다. 대개 문화적 영역을 다루는 전문가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영역을 말 그대로 ‘스페셜’한 것으로 치장하려는 게 세태이기 때문이다. 수월한 것을 복잡하게 처리하려는 의도. 이것이 요즈음의 전공자들에게 가장 위험한 요소다. 책에서는 바로 이러한 일회성 포장술과 나르시시즘적인 눈요기를 두고 외세의 지배를 받은 화풍을 본보기로 몇 편 제시했다. 개화기 이후 우리들의 호랑이, 옛 선인들의 자태가 그저 잘 다듬어진 바비 인형처럼 예쁘기만 하고 멍청해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다. 보여주기식의 겉치장에만 집착하느라고 혼을 놓쳐버린 개탄할 사건이다. 이런 점에서 본문의 열의적인 특강과 더불어 따로 엮어준 <김홍도편>은 단연코 무지몽매한 독자에겐 최고의 보너스였다. 꿈틀대는 조선 반도 땅의 수 많은 이야기를 돋보기로 들여다 본 것 같다.


더불어 이 책은 그의 또 다른 책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과 더불어 귀하고 사랑스럽고 고결한 책으로 그의 안타까운 단명(短命)에 오히려 빛을 발한다. 세상은 뜨거운 사람들을 일찍 잠재우는 고약한 버릇이 있다. 무정하고 야속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옛 공부의 즐거움 - 고전에서 누리는 행복한 소요유
이상국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랑이가  도서관에서 공수해 준 책 5탄!

"옛공부의 즐거움"    또한  나이스  쵸이스!

앞으로도 얼마나  잘골라 와  불량이나  반품이  없게하나 잘 보겠쓰~~

국어 시간도 좋아했지만  고문 시간을 유난히  좋아했던 나

9교시   고문  보충 시간에  안자는  아는 나밖에 없었다는  전설이..

창외삼경우 세로소지음 등전만리심  카는 고운의 시도

즌데랄 드디올쉐라  카는  정읍사도

마구장창  외우지 않았던가..

아흐...한문학과나  도서관학과를  가야했는데...

아...마...사설은  접어두고....

 

얼마전  홍은택  기자의  블루 아메리카를 찾아서  도 참 좋고

필름 이쩜영의 김세윤  기자가 쓴  헐크바지는 왜 안찢어지나도   좋고

한겨레  이상국기자의  오랑케  도 좋드만

이 책도  완젼 재밌다.

기자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군

탁월한 감각과 말빨로 책내면 품질유지는 하는것 같아....라고 생각하며 읽는데

랑이왈... 서울에 살면서 하이 클라스 지식인 소사이어티에 낑겨있으면  자기도 그리 쓴다네...쩝.

이 무슨 지방비하적이며  자기 게으름 면책적 발언이란 말인가.....마는  89푸로 쯤  동의 하는바...^^

아무튼 아무튼...이 책은  재밌다.

(저자의  옛날다방 블로그는   어느  포탈에 있는지 그게 궁금하다.)

이 책은  공맹노장 석가에 소동파와 왕불과  최치원과  박지원과 김홍도 서경덕 허유 까지  지식계의 거물들을  불러모아  인사동  벙개를  치는 작가의 꿈  얘기부터가  침 질질 흘리게  재밌다.

몇년전  구름 김경숙의  책들까지  다  사보며  도올과의  도덕경 한 판 전쟁을  비교하면서 읽어서인지

도덕경편이 재밌다.

도덕경의  메타포를 충실히  전한  미당이나  박남수의 새(내가 좋아하는)  김춘수의 꽃 이나  황지우 의  시등을  빌어와     죽은 시인의  사회도 아니고   암암리에  몰래  모이는   인텐시브하고  에너제틱한  지하  도덕경  클럽이 잇지 않음에야   이럴수 없다며  그 중 누구는  간부엿을거라며  특단의  수사가 필요하다네...푸핫..

 

그리고  추사편에서  나온 향상과  문표의 이야기는  황우석 교수  사건에  즈음하여 

참으로...참으로......하여튼   참으로 할 말이  많은.....지식이란  지식인이란   어떠해야하는가에  대한...

흠...읽어  보시라....

그 외  소동파와  그의 아내  왕붕의 이야기라든지

최치원과  연인의  이별이라든지

한국판  피타고라스 엿다는  고학파   서경덕  이야기  등등..

위인에  너무  무게를  두어  눌려 버리지 않는  ...

인간을  바라보려하는  작자의  시선과   그  매력을  향수하면서  살 수 있는

기본  베이스가  부럽달 밖에...

 

몇 개  밑줄 그어놓은  부분들   노트에  대신하여  옮겨본다.

 

문학은 조롱당하고  인문은 뭇사람의  백안에 급격히 말라죽어가고 있다.

연암이  아름다웠던건 그가 해낸일의  크기와 영양력에도 있지만 그  용기에도 있다.

나는 연암을 생각한다.

그 땐 모두가 현실에  눈을 감고  있었지만  이젠  모두가 지나치게 눈을 부릅뜨고 있다.

한 용기잇는 지식인이 일어나 꿈을 꾸고 망상을 해야한다고 말해야 하는 때 인지도 모른다.// 연암편

 

그의  표현속에  사량이란 말이 들어잇는건 우연일까?

우리가 때묻혀버린 사랑이란말의 어원이기도 한,이 말.

생각하고  헤아림!!

사랑이란  몸만지고 욕심 채우고 팔짱끼고 뽐내는것이 아니라

여기 이렇듯 괴로운 거리를 사이에 두고 생각하고

상대의 살이를 헤아리는 마음에 뿌리를 둔 것이었다.

사랑이란 끝내 마음속의 절실한 고개짓일 뿐,

그 밖의 아무것도 그런 이름으로  불려서는 안되는 것일게다.//동파와 왕불의 사랑중

 

문표는  화려한  무늬를 가진  표ㅓㅁ인데  자존심이  강한  짐승이였다고 한다.

안개가 낀  날에는  그  털색이  살아나지 않을까  두려워  밖에를  안나간다고 한다.

이런  문표의  태도는   지식인의  엄격함과  철저함을  의미하는 은유가  되었다.

남에게  내세우기 위해  학문을 하는게 아니라  내적성숙을  기한  뒤에 그것을  내놓을 만한  여건이 될때까지 인내하는 태도를  옛사람들은  학문의  기본으로  삼앗던  모양이다.

추사가  문표를  남기기를  꺼렸던 것도 저  문표의  철저한  자존심  때문  아니엿을가

향상과  문표가  은은히  행간에  내비치는  문장  이것이야 말로  추사에게  ㅂㅌ혀줄 알맞은  찬사가 아니겟는가..//  추사편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칼의 노래 1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한국문학을 끊은지  오래됐다.

90년대 이후 부터였지 아마.

포스트모던 이니  페스티쉬니 어쩌고 하는말들도 가벼워진  문학의  무게를 떠받쳐주진 못했다.

적어도  내게는...

그런데  뒤늦게  김훈의  소설을 읽고  오랜만에  문자 그대로  "감동" 이라는걸  경험했다.

무릇 돈을 주고  책을  사본다면  이 정도는 되야지...하는 생각을  감격스러이 하면서....

자전거여행을 읽으며   나는 시대의 문장가라는 그의  글들이 소화가  잘  안되었다.

너무  다져서 정련된 그 문장의 단단함  앞에서 나는 이렇게  외치고 말앗던 것이다.

"김훈은  유머가 없어!!!!!"

그런데  칼의 노래에서는  바로  그 단단한 문체가  바로  감동의  근원이다.

더하거나 뺄것 없는 그렇다고 하드보일드 한것도 아닌  뭐랄까....

존재의 슬픔이  응고되어  흘리는 눈물같은...

(아  한국문학  안죽었구나....)

그렇다   그 문체는  바로  김훈의  살아가는 스타일이며  이순신의 스타일이다.

미려한  수사가 없어도  그 문체의  단단함은 그 살아있고,  죽은 두 사람의 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순신은 길었던 난리의 총정리 마지막 전투에서  죽었다.(어쩜......)

명분없는  임금의  칼이 아니라  적의 칼에 맞고 싶다던 그의 바램대로..

그가 만약  그때  안죽고 조정에 올라가  승승장구 벼슬이나 하고 있었다면

위인은 될 수 있었을지언정   영웅은 될 수 없엇을 것이다.

 

동인 문학상  수상작 선정의 말도 예술이다.

"...................................

이 노래 속에선 음률이 곧 이야기니 어떤 해석도 완벽히 그 가사를 베낄 수 없을 것이며 ,

또한 이 노래 속에선  미음의 풍경만이 강력한 사건이어서,

어떤 열쇠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는 채,...

오직  존재함의  숭엄한 비극만이 통째로   독자의 가슴팍을 파고드는 것이다.

................."

궁금하다  누가 썼을까?

박완서? 이문열? 정과리? 유종호? 

 

또한 저자의  책머리글도 외우고싶을만큼 멋있다.

"............................

나는 정의로운 자들의 세상과 작별하였다.

나는  내 당대의 어떠한 가치도 긍정할 수 없었다.

제군들은 희망의 힘으로 살아있는가.

그대들과 나누어 가질 희망이나 믿음이 내게 없다.

그러므로 그대들과 나는 영원한 남으로써  복되다.

나는 나 자신의 절박한 오류들과 더불어 혼자 살 것이다.

..............."

고집쟁이 영감 같으니..

하지만 나는 그가 염세적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염세가 아니라.....뭐랄까..

그는  진리를  찾고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으로 세상을 편집하다 - 기획자노트 릴레이
기획회의 편집부 엮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이란  그까이꺼  대충   저자가  쓴  원고  받거나  입소문 난  외국서적  번역  시켜서는  제본해서  표지  디자인  이쁘게  붙혀  나오는  거라고.......

는  생각안했지만  이  책을 읽고는  편집자의  역할이란게  바로  이런거구나...  만만치  않은거구나...

오죽하면   출판사  취직하면  시집  장가  못가는건  기본이고  3년안에  알콜페인  된다 햇을까...^^

나도  출판사에  취직 하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한겨울 난로  옆에서    옆차  훌훌  마셔가며   후남이  처럼  교정  보는...그게  내꿈  이였단 사실!

그런데  알고보니  편집자란..

무얼 낼것인가  시장성을 염두에  둘것인가   아님 이것만은 안팔려도 꼭 내야할것인가의 결정 부터

심지어  기획 아이템에  맞춰  마땅한 저자를  물색 하는일도 어렵거니와   실컷  써온 원고도    전체  콘셉에  맞게   몇번을  고쳐야 하거나   예사로 보앗드만 사진이나  그림이 있는 책들도  일일히   한  페이지  한페이지의

모양새를 신경 써야하며  위 아래가  너무 남지 않게,  한글자만  남게  되는 행이   너무  많지 않게

면의  크기에  글자의    크기가  아름답게 맞는지  등등을 책만드는이는 일일히  신경 써야한다.

실제로  책을  보며   불쾌했던 일이  실제로   더  신경 쓰면  낫게 만들수 잇는거였구나....그런  생각도 하고..

어떤  책이 꼭  많이  팔리냐를 떠나  그 시대의  독자에게 꼭  필요한   좋은책으로  탄생하기까지

엄청난  편집자의  노고가  잇단걸 알았기에     영화한편의  스텝이   몇백명이 될때도 잇고  영화 한편은  감독  한사람의 것만이   아닌것  처럼   책도  저자의  것이  아니었구나..

그래서  저자들이  발문에   꼭   출판사  편집부의 노고에  대해  잊지않고 감사하는말  적는것을

이제는  이해하겠다는.....

그리고  글은  똑~~  그 사람인것은   이 유수한  출판사  편집자들의  글에서도  나타난다.

기획  아이템을  주로 하는 출판사  편집자의 글은  광고쟁이 처럼 재빠르고 진짜  회사의 기획실장 같은 느낌을  주는 글인 반면   인문  쪽의  편집자글은  인문 사회학적  교양의  냄새와 고뇌가  묻어나며   어린이  출판사 쪽은  또  진짜   해맑고  어린이  책이기에 더 성심껏  만들련다는  결의가  묻어나며  ...등등... ^^

이  책이  나에게  덤으로  준게  또 있다.

제 때  서평을  읽고   못삿던  괜 찮은 책들에  대한  정보를  뒤늦게  알았고

큰  반향을 일으켜  인구에  회자  되곤 햇던 미쳐  못산책 뿐 아니라  ,시장에서  실패한  ..  편집자의  괴뇌와  정성이   묻혀버린...좋은책!!  (읽어봐야  알겟지만)  들을  알게 되엇다는 것이다.

권오길의 꿈꾸는 달팽이  라든가 인체 기행,

게수나무의   어린이 책들 ..이미륵 선생  동화 라든가....

차윤정의   신갈나무  투쟁기  라든가

그 외  윤광준의  오디오 기행

도서  출판 지호의  미시사 관련  책들..

쇼핑할  맘에   들뜨는데  돈이 없어   콕~  찍어만  놓아야  하네...^^  ///  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터치 아프리카 - 정해종의 아프리카 미술기행
정해종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원시적인  생명력이 느껴지는 표지가 너무  예쁘고 또  속지은 환경친화적인 재활용지인것은

어쩜  이 책에서  소개받은 아프리카 미술의  컨셉을 그대로  닮앗다.

인류의 기원   공동체적  원형을 오랫동안  지켜온 땅.

문명 안하는거 아니라  문명  왜  해야하나?? 

직선적인  시간 관념   그 끝을  쫓아가는게  과연 이웃과 나눌수 잇는 사냥감을 쫓아가는것 보다 의미 있나??

라고  묻는  아프리카인들의  본연의  낙천성과  자연을 닮은  건강함  그게  아프리카  예술이다.

(물론  백인들에   의해  비참하게  유린  당해왔지만)

하지만  아직 까지  맥을  놓지 않고 있는  아프리카 예술의  면면들은

인류의  가장  질박하며 순수한  원시성을 그대로 가지고  잇는듯하다.

감동이란  무언가??

내  경우엔   와~~  예쁘다...하면  그걸로 끝이다.

하지만   이  과문한 나에게도  와 ~~  좋다  예쁘다  하는  탄성을  일으키게  하는 작품은

동네  화랑을 가보아도  좀체  없더만..

쇼나조각과  지구상의 가장 마이너한 종족  부시먼들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예술이란  파리에서  교육받는다고 다 예술되는거 아님을 보여준다.

본능적인  구성감과  색감  그리고  조각에  있어서의 기량들은  대체  다 어디서 나온걸까.

어떻게  보면  프리다 칼로의 색채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푸근한  우리 한민족  정서 같기도 한  이 예술품들은

땅을 일구며  착하게  살아온  사람들한테서만   나올수  있는

인류보편의  정서 같기도 하고..

어쨌거나  문장이  아름답고  다소  처연하기도 하고

또  아프리카인들의  지금  입지가 너무 안타깝고  그래서

이 책에  소개된 에술품들이   더 감동으로  다가온게 아닐가  싶은..

어쨌던  만오천원  책값이  아깝지 않은..그리고  이런  돈 안되는(?)  책을 기획한

생각의  나무에게도  고마움을  표하고 싶은....

그런 책이다.  강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