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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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1990 년대...

꿀꿀하던 지하 레스토랑의 칸막이가 없어지고  찻집들이 통창유리로 바뀌던 시절 ,

그 전에 일찌감치 상륙한 하루끼 "상실의 시대"와 함께  

대한민국 20대의  신 감수성의 시대가 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무겁고 무거운 한국문학의 거대 담론에 질려있던 차에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이런 문학이 있다니..

저렇게 죄책감 없이 즐기는 맥주..

손수 만들어 먹는 스파게티(우리가 언제 그런걸 먹어 보앗던가)..

음악에 관한 하이레베루한  취향들...

오래된 낡은 폴로 셔츠의 질좋은 색바램..

퇴페미가 있는 젊거나  혹은 나이를 짐작할수 없는  여성들과의 연애..

속깊은 게다가 섬세하기까지한  문화적 취향의 남친....  

우리가  언제 그런걸 죄책감 없이  누렸봤던가??

그렇다 ... 우리는  허겁지겁 하루끼를 소비했다

 

그러는 90년대에   

포대기를 둘러메고 찌찌 꺼내 젖을 물려야 하는 애 엄마가 된 나는

 그런 통창 유리를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는거~~

우리도 전대가리만 아니면 저리 20대를 뽀숑하게 보낼 수 잇었을까??

아니다. 

우리가 최루탄 허옇게 뒤집어 쓸때 구구단 외고 있던 것들이 ...

아~  10년 일찍 태어난 죄인것이다.  고마운 줄 알아 이거뜨라~~

마치 애써 일군 살림  열 살이나 적은 첩년이 들와 다 쳐먹는것 처럼 분했다....우이씨~

어쨌거나 저쨌거나  그 때부터  하루끼 이름 붙은건 닥치는 대로 읽었다.

소설은 물론이고 산문..여행기...잡지 기고글모음...하루끼요리책..하루끼음악책..

나이먹은 "하닥후 "(하루끼 오타쿠)...그게 나였다

 

 

-내가 본 하루끼 문학의 특징은 이렇다-

 

1.  무국적성 (일본틱한건 일본이름 밖에 없음)...얼마나 국가와 민족이란 이름 아래 시달렷나

2. 무정치성 (60년대 전공투 세대의 아우라가 남아 있긴 하지만 그건 그의 지적 세련됨을 더해주는 장치일 뿐)

3.개인주의 (국가와 민족이 나의 삶을 지맘대로 데코레이션하게 내비 두지 않겠다 이거야)

4.거기에 더해지는 문화적 취향과 세련되고 가볍다 못해 쿨~ 한 감수성.

5.우아하기까지한 소비행위들.

6.미스터리한 판타지의 기운 까지...

 

하루끼가 가볍다고 비판하는 사람 있으면 그땐 거품을 물고 이래 말했다

"읽어 보고 얘기해...가볍지만은 않다규!  우씨~~ "

"그리고 이렇게 재밌게 쓸 수 있는 사람 나와보라 그래~"

(상실의 시대 독후감으로 예스24에서 30만원이라는 거금의 상금까지 받은 나 아닌가

그때  제목이.. " 상실의 시대   쿨한 어른되기"  였던가..ㅋㅋ)

 

그렇다  

7. "쿠울~~~~  "그게  내가 보는 하루끼 소설의 키워드다

하루끼가 쿨함의 예를 보여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떤게 쿨한건지 아마 아직도 모르고 있을거다.

그래 가벼운거 맞다 .  근데  쿨함의 기본은 가벼운 관조와 유머 그리고 성숙한 똘레랑스가 기본이다.

그래서  이런 세련된 취향의 소설들.. 국민수준 높일려면 좀 읽어 줘야한다.  아..마..도.

 

우쨌거나 

하루끼를 비롯한 일본문학 일변의 독서 취향이 들불을 타고 번지며

일본영화 일본관광까지 ....

문화의 힘은 이렇게 대단한 것이다.

일본 노래 빼고  져패니즈인베이젼 이래도 될만한..

 

아무튼..... 그  적당히 세상과 거리를 둔 쿨한 문체, 기발하고 귀엽기까지한 상상력, 하루끼가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는 표현들  상관없어 보이는 두 사물을 이어붙힌  문학의 꼴라쥬?  울나라 작가들도 많이 따라했음..


 

8.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하루끼 소설의 저변을 도도히 흐르는  섹시 코드~~

 

멀리 드레곤볼 까지 안가드라도  짱구는 못말려 등 어린이용 에니메이션도  성적인 암시가 있어야 장사가 잘 된다는것 불문가지의 사실.

하지만 하루끼 소설은 그 성적욕망 조차도 뽀숑하고 쿨하다는거~

변태 처럼 껄떡대지도 않을 뿐더러  마초 처럼 함부로 자빠뜨리지도 않는  올테면 와라 갈테면 가라 하면서도

째즈바 스툴에 홀로 앉아 관심은 온통 옆에 앉은 여자뿐인 귀여운 하루끼 소설들의 주인공..

하루끼식 표현을 빌자면 "진짜 강한 남자만이 여자에게 다정할 수 있다" 고 했다.

이러니 아마 하루끼 소설의 팬은 모르긴 몰라도  거의 여자 아닐까? (통계모름)

 

 

-내가 하루끼를 안 읽는 이유-

 

그랬던 내가........

  그와  빠이빠이 한건   바로바로 2년 전 '해변의 카프카" 를 읽고 나서이다.

참신한 문장은 여전 했지만  뭐랄까......속...았...다..???

.

어떤 편이냐면...흠...

지금은 누가 하루끼가 가볍다고 하면   "그렇다!"  라고 말할수 있겠다.

여기서 가벼운건 작가의 깃털같은 태도를 말하는것이지 꼭 문학적 함량을 말하는건 아니다  문학의 종류가 다른 것이다.

 수용자로서 나의  문학에 대한 태도가 바뀌기도 했다.

또 삶에 대한 태도도 바뀌었다

어떤 편이냐면  흠...

나...   문학의 본령으로....그래  "복고" 로 돌아왔다

 

 

한국문학한테 미안해서 김훈을 필두로 하여

그동안 못읽었던 윤대녕   성석제  김영하 신경숙 공지영 박완서 정미경 등등을 읽기 시작햇다.

화려한 도시에서 정체성없이 겉멋만 늘어 떠돌다

고향집 아랫목에서 사투리로 엄마 얘기 듣는 기분이었달까.

별 애기도 아닌데 괜히 눈물나고  엄마의 나레이션 자체가 작품인 그런~~

우리에게  우리문학만이 던져 줄 수 있는 의미 말이다. 잘 쓴 한국문학을 읽으면

깊~~~~~~ 은 울림 을  느낀다. 잘쓴 외국문학도 마찬가지..하지만 하루끼는 아니다.

나의 세상관도 바뀌었다.

거대담론으로 우릴 옳아매는 이 시대의 강요받은 죄책감과 책임감이 싫어

하루끼에 가벼이 경도 됐다면  이제는 지식인으로서 우리를 바르게 이끌어 줄 그런 문학을 원한다.

모든 예술은 정치적이다" 라는 명제 하의 그 정치성을 원한다.

무엇보다

나는 더 이상 20대도 아니고 30대도 아니고  젊은애들이 읽는 소설 나부랭이를 읽는 나이는 지난것이다.

(한국문학에 대한 애기 더하고 싶지만 여기서는 하루끼에 집중하자)

 

 

.

그가 싫어져서가 아니다.

난 새롭고 더 깊이 있고 책임감 있는 감수성을 원 할 뿐이다.

 

두마디로 때리면 이거다

"집에 있는 하루끼 다 하고 " 친절한 복희씨 "한권을 안바꿉니다."

(이 글 보고 주소달면 착불로 부쳐드립니다

-리스트-

스푸트니크의 연인

댄스 댄스 댄스

밤의 검은 원숭이

해변의 카프카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빵가게 재습격

도쿄기담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렉싱턴의 유령

무라카미라디오

내부억으로하루끼

한없이 슬프고 외로운 영혼에게

하루끼의 여행법-사진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태엽 감는 새

등이다..

 

덤으로

무라카미 류,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 쓰지 히토나리, 한권씩 드림

 

하지만!!

아사다 지로, 오에 겐자부로, 나쓰메 소세키 ,츠쯔이 토모미 등은 안됩니다

일회용이 아니거덩요~  쪼끔 격이 다르달까...(하루끼씨 미안~`)"

 

 

-하루끼 어록으로 정리한"그래도  하루끼는 멋있었다" 버전 -

 

"지옥의 뚜껑을 열어놓은 듯한 소동" 속에서도

"사람을 위로하려는 선의로 가득찬 도넛" 처럼

"산뜻하게 벽을 회로 바르는 것 같은 말투"로

"진짜 적은 국가권력이 아니라 상상력의 결핍"이라고 말하는 남자

"세탁을 해서 잘 손질한듯 무척 기분좋게 바래진 셔츠"와

'마드라스 체크무늬 윗도리' 를 입고

'낡은 테니스화를 버리고 스웨이드 슈즈를 한켤레" 사 신고

사랑에 빠지면 '봄날의 곰 만큼 니가 좋아" 라고 말하며

맛없는 요리를 먹으면 "신문지를 잘게썰어 담은것을 저녁식사로

받아든 사람처럼"  표정을 지으며 차라리 연인을 위해

집에가서" 시금치 수프를 곁들인 대구알 스파게티 " 를 만들어

"켈리포니아 메를로" 와인을 마시며 식사하는 중에도

'듀크엘링턴, 프란시스 풀랑크, 에릭사티 페퍼 아담스'등을

연인을 위해 틀어줄 줄 알며

식사 중의 대화는...

"우리 삼촌이 그러는데 거기 원주민들이 말하길  60년대 초대형 안티테제를 잡은 뒤최근 몇년 동안 본적이 없데  최근에 8미터급 안티테제를 잡은 게  다 라나..."

라고 얘기 하는 속깊은 이성친구 와타나베 같은 인간을 어찌 거부할 수 있으랴..

( 이상 인용은 상실의 시대를 비롯 내 부엌으로 하루끼가 걸어들어왓다  밤의 거미원숭이등  잡다하게 여러 책에서 군데군데 따온것임)

 

그게 하루끼의 피해 갈 수 없는 마력이다.

우리가  소구하는 욕망을 주인공들이  대리만족 시켜주는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하루끼 소설은 소비주의(?) 다.

'80년대들어 코르바쵸프도 삼켜버린 고도의 자본주의 ' 세상에 들어선  이 세상에서

쿨한 주인공들의 어반라이프 에 소비행위가 빠질 수 있으랴.

작가 자신 또한 그렇다

누군들 하루끼 처럼 살고 싶지 않으랴

전세게에서 벌어들인 무지막지한 인세로

전세게의 호텔에서 글을 쓰며

저 스코틀랜드의 푸른 구릉을

빨간지붕  더블린 퍼브에서 기네스를

회벽집 늘어선 모로코의 해안가를 조깅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겟는가.

그래서  우리는 하루끼를 하루끼 소설을  문학적으로 수용하는것이 아니라

소비 하는것이다.

그것이  하루끼 책을 다 버려도 아깝지 않은 이유요

더 이상 그의 신작을 안 읽고 싶은 이유다.

그래도 하지만 솔직히  문화적 세련미랑 거리가 있는 사람들 하루끼 좀 읽어야 한다.

특히 젊으나 늙으나 머리 굳은 우파들... 

우쨌거나 ...  하루끼 아자쒸  이젠  안농~~  그동안 즐거웠삼~~

 

P.S)

소비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그는 무슨 맥주를 마실까

밀러? 하이네켄? 기네스? 삿뽀로?

아마 전세계의 맛있는 맥주는 다 마실것 같다.

(하이트 빼고) 

솔직히 당시 맥주는  이 세상에 하이트와 카스 밖에  없는 줄 알았던 난

맥주가 뭐 맛잇다고 저래 좋아할까  했었다...

하...지...만...

세상에는 지인짜  맛잇는 맥주가  많더라는~~

하루끼  소설을 읽다가  맥주폐인된거  인정함..

아  담배는 말보로 레드가  맛있담서.... (소설에서 쓴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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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1 0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이 2009-10-05 15:36   좋아요 0 | URL
거리감은여~~ 음~~ 나일 더 먹어 보문 알아여 ㅋㅋ ~
뭐뭐 보내드릴까여? ^^ 어렵지 않아요..

데이트리퍼 2009-10-01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제가 읽은 건 '상실의 시대'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뿐이긴 하지만 저도 비슷하게 느꼈던 부분이 많아 공감이 가네요. 저 같은 경우는 '소비주의' 하루끼 소설 읽고 바에 가서 폼잡고 앉아 있게 되는 폐해가 발생했어요;; 글을 참 맛깔나게 잘 쓰시는 거 같아요^^

곰곰이 2009-10-05 15:3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당구리~ ^^ 맞아요 폼생폼사 하루끼 ^^

Vivaldian 2009-10-04 0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하하 완전 공감되네요.

저도 이제는... 아무래도 하루키소설은 손도 가지 않습니다.

곰곰이 2009-10-05 15:32   좋아요 0 | URL
그쳐?? ㅎㅎ

조르그 2009-10-05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차례의 하루키를 건너 뛰고(해변의 카프카부터 최근까지) 간만에 집어든 1큐84,
실망이 이만저만..
여기저기 떠 있는 일큐팔사 광고(근거박약의 칭찬으로 무장한)에 짜증이 슬슬 나던 차에
주문한 곳에 푸념을 풀어볼까 하다가 발견.
'이거 일큐팔사보다 재미있잖아.
내가 하려던 얘기, 여기 다 있네(내가 썼다면 쫌 후졌겠지만)'
제게 후련함 주셨습니다.
저도 그의 오랜 팬이어서 상실감 없지 않지만
하루키보다 중요한 것이 많으니까요(하루키씨 미안~)
너무 재미있고(있어서,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글입니다.
즐거움이 커서 댓글도 깁니다.
'(조심스럽게)일큐팔사도 읽으시고 감상 써주십사'가 제 마음
'이젠 안 읽는대두, 왜 자꾸 이러셔'가 아마도 곰곰이 님의 마음.


곰곰이 2009-10-05 17:53   좋아요 0 | URL
하하~ 안그래두 친구가 샀다길래 하두하두 읽을거 없으면 빌려보려구염~
후련하셨다니 감사여~~ 함빡 ^^

sunshinew 2009-10-06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재미있네요ㅎㅎ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 카프카를 읽지 않아서 아직 그와 헤어지지 못했어요. 그의 미덕에 대한 부분은 블로그에 퍼가도 될까요?

곰곰이 2009-10-07 14:08   좋아요 0 | URL
녱 ^^

백 석 2009-10-07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또한 아주 후련합니다. 오에 겐자부로와는 격이 다르지요.

모든 예술이 정치적이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계속 건필해주시면 감사.

곰곰이 2009-10-07 14:09   좋아요 0 | URL
감샤~~~ 갠적으로 백석을 아주 좋아합니다^^

비루 2009-10-13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솜씨는 아직 펄펄 살아있구나. 시원하게 잘 썼네..but 난 1Q84 재미있게 술술 잘 넘어가더라. 무거운 소설도 진지한 소설도 이렇게 가볍게 떠있는 소설도 좋아..가끔씩 영 현실을 떠나서 뭔 소리여~ 하는 책에 빠지는 것도 좋아. 내가 그렇게 살지 못하기 때문에.. 가벼운 질투의 맘으로 읽게되는 하루끼의 책들.. 난 아직 이별못해.. 멀리서 찾지말고 그 책들 나한테 다 넘겨라^^ 술 여러번 살께ㅋㅋ 빨리 만나 하루끼를 안주삼아 맥주 마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