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홀이금하 1~2 - 전2권
명전우후 지음, 이지윤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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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중국 드라마가 여기저기에서 언급되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인터넷 서핑을 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소개글을 보게 되기도 했는데, 중국 로맨스 드라마 <홀이금하>가 그랬다.

처음으로 중국 드라마 소개글에 영업되어 나중에 한 번 봐야지 했던 터라 이 드라마가 동명의 원작 소설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반가움이 컸다.

그런데 그 책이 출간 10주년 기념 완전판이라니, 원작 소설이 출간된 지 10년이 지났고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것에 한 번 더 끌렸다.

(10주년 기념 완전판에는 외전과 작가 후기가 포함되어 있어 더욱 풍성하다)



소설의 주인공 허뤄는 소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부터 벌써, 고1 겨울방학에 같은 수학 경시대회 수업을 듣는 장위안에게 마음이 가 있다.

그래서 허뤄는 아빠가 원하고 또 본인이 소질이 있는 문과가 아니라 그와 같은 반이 되고 싶은 마음에 이과를 선택해 2학년에 진학한다.

허뤄가 이토록 장위안과 가까이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해가 된다.

내가 학생일 때도 친한 친구와 같은 반이 될 확률을 높이려고 문이과 선택을 하는 친구가 있기도 했고, 장위안은 매력 있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불려나가 수학 문제가 적힌 칠판 앞에서 쩔쩔매는 허뤄를 장위안이 돕는 장면은 소설을 읽는 내내 잊히지 않을 정도니 말이다.

허뤄에게 장난을 치는 그 나이 또래의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과 함께 엉뚱한 면도 있지만, 사소한 것에서 배려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허뤄의 눈에는 그가 순정 만화 남주인공처럼 보이는 데다 수학도 잘 하고, 농구 코트 위를 누비는 장위안은 서태웅이라고 불리기도 하니 매력이 있는 건 분명하다.



 "네 공식은 너무 복잡해." 그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 나와 옆으로 물러나라는 듯 허뤄의 어깨를 탁탁 쳤다. 뒤이어 칠판 지우개를 들더니 쓱쓱 문질러 두 줄을 모두 지워버렸다.

 그는 직접 문제를 풀면서 설명을 덧붙였다. 단 두세 마디 말로 핵심만 찔러 문제를 풀었다.

 "미안. 내가 성질이 좀 급해서." 그는 학생들을 등지고 분필을 허뤄 손에 다시 돌려주며 윙크했다. "사실, 너도 이렇게 풀려던 거지?"

 허뤄는 부끄럽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겨우겨우 위기를 모면했다.


1권 p.17

장위안과 같은 반이 된 허뤄는 장위안과 또 다른 친구들과 함께 무리를 이뤄 학교생활을 한다.

함께 수다를 떨고, 놀고, 장난치고, 여행 슷가고, 친구의 사랑을 밀어주기도 하는 유쾌한 친구들.

그리고 투닥투닥 대지만 그 안에 애정이 있는 게 다 보이고, 지나치는 말에도 신경이 쓰이고 하루 동안 웃다가 한숨 쉬다 하며 기분이 널을 뛰는 사랑.

이들의 학교생활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내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되었는데, 배경이 중국이고 중국 소설인데도 곳곳에서 내 학창시절이 떠오르거나 공감이 됐다.



장위안과 여름 밤하늘을 바라보던 허뤄가 순정 만화를 읽고 나니 28개 별자리 이름이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고 얘기하는 것을 읽으면서는 나도 만화를 보면서 십이간지나 여러 행성 이름이 외워졌던 게 생각나 피식 웃었다.

아마 내 또래라면 대부분 공감하지 않을까?




앞서 말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장위안이다 보니, 그에게 빠진 건 허뤄만이 아니었다.

허뤄와 달리 애교 있고 벤츠를 타고 등교할 정도로 부잣집 딸인 후배 정칭인이 장위안을 좋아해서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그럼에도 허뤄와 장위안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데, 그 장면이 평범해 보이는 대화에서 시작되고 아무렇지 않은 대화 속에 녹아있는 듯해서 더 풋풋하고 간질간질하다.




 "넌 무슨 생각을 하는데?" 허뤄가 놓치지 않고 물었다.

 장위안은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태연스럽게 말했다. "너랑 같은 생각."

 "에이......." 허뤄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창밖에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불빛이 잇따라 그녀의 두 볼을 덮쳤다. "만약에 다른 생각이라면?" 허뤄가 머뭇거리며 물었고, 장위안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그럼 네 생각이 틀린 거지."

 "난, 혼자 헛물켠 거라고 생각했는데." 허뤄가 조용히 속삭였다.

 "그러니까 네가 틀렸다는 거야." 장위안이 웃었다.


1권 p.108

하지만 이 둘에게는 어른들의 반대와 진로같이, 놓여있는 장애물도 많았다.

허뤄는 아빠로부터 외삼촌이 미국의 유명 여대인 웰즐리 칼리지에 등록해주겠다고 한 것을 듣는다.

그곳은 나도 아는 유명 대학인데, 허뤄도 속으로는 가고 싶었지만 망설인다.

허뤄와 장위안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 조금 말하자면 먼저 1권 프롤로그를 보면 알 수 있다시피 26살의 허뤄는 장위안과 헤어진 상태고 해외에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나는 이 둘이 헤어질 걸 아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실이 희미해질 만큼 이 둘의 풋풋하고 간질거리는 학창시절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저러면서 시샘하는 게 아니래." 장위안이 소리 내어 웃으며 허리를 굽혀 날아오는 허뤄의 주먹을 옆으로 슬쩍 피했다. 그리고 허뤄의 귓가에 속삭였다. "근데, 난 네가 샘내는 모습도 귀여워."


1권 p.126


2권은 미국에 간 허뤄가 또 새로운 인물을 만나는 이야기여서 1권가 다른 분위기이다.

나는 이후로 허뤄와 장위안이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그와 앞으로 관계가 변하지 않을지, 아니면 새로운 사람을 찾을지, 한편으로는 안타까워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대하면 소설을 읽어나갔다.

그런 점에서 표지가 각 권의 느낌을 잘 담았다고 생각한다.



오탈자가 있기는 하지만 책장 넘어가는 줄 모르고 읽은 소설이다.

학창시절 이야기는 역시 나도 그때를 지나왔기에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고, 주인공이 성인이 된 이후의 이야기는 사랑이란 마음만 간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서 이해하며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로맨스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와 원작 소설인 이 책은 비슷한 분위기가 있으면서도 내용면에서 다른 부분이 있으니 드라마를 본 사람도 이 소설을 다시 한 번 더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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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독학 프랑스어 단어장 - 실전 말하기와 시험 준비까지 완전 정복! GO! 독학 시리즈
박미선 지음, Sylvie MAZO 감수 / 시원스쿨닷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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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독학 독일어 단어장>에 이어 프랑스어 단어장도 시원스쿨닷컴에서 출판된 같은 시리즈의 단어장 <GO! 독학 프랑스어 단어장>을 보았다.

이 단어장은 저자가 머리말에 적은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대상을 가리키는 단어를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배우는 것이다.'라는 문장에 공감했기 때문에 선택했다.

저자는 이 문장을 좌우명으로 새기고 프랑스어를 배우고 가르친다고 해서 좀 더 신뢰가 간 것이다.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된 같은 시리즈의 <GO! 독학 독일어 단어장>과 비교하자면 비슷하면서도 다른 단어장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과연 <GO! 독학 프랑스어 단어장>이 더 좋았다.

이전 단어장에서 약간 아쉽게 느껴졌던 것들이 대부분 해소되었고, 이전 단어장이 가진 장점도 그대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약간 다른 구성도 마음에 들었다.

이 단어장은 먼저 짧게 프랑스어 알파벳과 발음에 대해 알려주고 시작한다.

주제별로 일상에서 자주 쓸 단어를 묶었는데, 수록된 단어들을 보며 실용적이라고 생각했다.

집을 구할 때 쓸 수 있는 필수 어휘나 식당에 가거나 쇼핑할 때 쓸 수 있는 단어 등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챕터마다 가장 앞부분에 있는 짧은 글인데, 문장에 쓰인 주요 단어를 프랑스어와 한국어로 적어서 글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단어가 외워지게 했다.

예전에 이런 방법을 적용한 글로 이루어진 영어 단어책을 보며 다른 단어장과 다르게 독특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프랑스어 단어장에도 일부 적용한 것이다.


그리고 원어민이 자주 사용하는 문장이어서 말하기 훈련에도 도움이 된다는, 각 단어마다 적힌 예문에 쓰인 단어의 일부도 예문 아래 추가로 적혀있고, 각 챕터 마지막에 있는 연습문제 앞쪽에 수록된 보너스 단어의 양도 적지 않다.

거기에 더해 마지막 장에는 자주 쓰이는 동사와 전치사 구, 접두사와 접미사, 어근도 정리되어 있어 이 단어장으로 꽤 많은 단어를 외울 수 있다.




삽화는 적지만, 예문과 함께 배치되어 단어와 관련된 정보를 알려주는 Tip이 프랑스어를 더 폭넓게 공부하도록 도왔다.

중간중간에 '프랑스 Talk'이라고 프랑스에 대한 정보가 담긴 코너는 파리의 20개 구, 프랑스의 대학 시험인 바칼로레아, 프랑스의 동거 계약 제도, 파리의 숨겨진 이야기, 프랑스어 능력 시험 DELF, 프랑스 여행 필수 정보와 쇼핑 팁으로 호기심과 유용함을 둘 다 잡아서 흥미롭게 읽었다.

내가 단어장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원어민 음성이 담긴 mp3 파일도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러니 있을 것은 다 있으면서 풍부하고 유용한 단어장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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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에프 모던 클래식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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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보니것은 SF계의 거장으로 언급이 되는 작가여서 그의 소설은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작품은 전에 단편을 하나 읽어보기는 했지만 짧은 단편이었던지라 커트 보니것의 매력을 알기에는 충분치 않았는데, 이번에 <갈라파고스>라는 장편 소설을 읽었다.



이 소설은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가서 그 유명한 저작 <종의 기원>을 쓰는 데 큰 공헌을 한 곳이자 책의 제목이기도 한 갈라파고스를 여행하고자 한 '세기의 자연 유람선 여행'을 위해 모인 사람들과 이 여행 상품에 관련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디스토피아적 분위기 속에서 독특한 서술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원래 사람들은 '세기의 자연 유람선 여행'에 참가하여 에콰도르에서 바이아데다윈호를 타고 갈라파고스를 여행할 예정이었으나 에콰도르와 그 주변 국가들의 상황이 변화면서 그 여행은 무산이 된 데다 주변은 약탈로 뒤집어졌고, 에콰도르의 엘도라도 호텔에 투숙하고 있던 사람들은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역시 약탈당해 아무것도 남지 않다시피 한 바이아데다윈호를 탄다.

그렇게 다양한 신분으로 위장해 결혼 사기를 치며 살아온 제임스 웨이트(이번에는 윌러드 플레밍이라는 이름으로 위장했다), 남편과 사별한 은퇴한 전 고등학교 교사인 메리 헵번, 만다락스라는 방대한 양의 지식을 담고 있는 휴대용 통역기를 발명한 젠지 히로구치의 아내 히사코 히로구치(이들은 겐자부로라는 가명을 쓰고 참가했다), 금융업자 앤드루 매킨토시의 눈이 먼 딸 셀레나 매킨토시와 그녀의 안내견 카자크, 갈라파고스로 그들을 데리고 갈 배 바이아데다윈호의 선장 아돌프 폰 클라이스트, 그리고 우연히 함께하게 된 칸카보노족 소녀들은 바이아데다윈호를 타고 갈라파고스의 산타로살리아섬에 도착한다.

이렇게 산타로살리아섬에 고립되고만 이들이 최후의 인류이자 새로운 인류의 시작이 된 것이다.



이 책의 서술적 특징은 정체가 불명확한 화자가 최후의 인류이자 새로운 인류의 시작이 되는 인물들이 갈라파고스에 가게 되는 1986년으로부터 백만 년 후에 그들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이 화자는 각 인물들의 과거와 사정을 모두 알고 있으며 백만 년 후에 존재하고, 또 바이아데다윈호를 만든 인부 중 한 명이었으니 백만 년 전에도 존재했다는 게 된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화자를 유추할 수 있는 정보가 조금씩 덧붙여지는데, 화자가 누구일지 추측하며 책을 읽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화자가 곧 죽을 인물의 이름 앞에 ★을 붙이고 뒷 일을 미리 알려주는 스포일러를 한다는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마치 누가 범인인지, 혹은 누가 죽을 것인지 미리 알려주는 추리물과 비슷한데, 김이 새기는커녕 어쩌다가 이 인물이 죽게 될지, 그리고 어쩌다가 그런 일이 발생할지 궁금해하며 책을 읽게 되더라.

지구상에는 이제껏 그래 왔던 것처럼 전 인류가 소모할 수 있을 만큼의 식량과 연료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지만, 또 한편에서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어 가고 있었다. 그 가운데 가장 건장한 사람도 음식 없이는 고작 40여 일 정도만 견딜 수 있을 뿐, 그 후에는 죽음이 닥칠 것이었다.

그리고 이 기근은 베토벤 교향곡 9번과 마찬가지로 순전히 지나치게 큰 뇌가 빚어낸 산물이었다.


p.34

무엇보다 이 책은 풍자의 대가라고 불린 커트 보니것이 쓴 소설답게 곳곳에 찰진 풍자와 비판을 담고 있다.

화자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일들의 원인은 백만 년 후의 인류와 달리 과거의 인류들이 너무 큰 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데, 소설을 읽다 보면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참... 커트 보니것이 이 소설을 쓴 지도 여러 해가 지났는데 지금도 공감이 되는 걸 보면 세상은 정말 쉽게 변하지 않는구나 싶었다.




최후의 인류와 새로운 인류에 대한 글의 배경으로 갈라파고스를 선택하고 적절하게 다윈과 진화론에 대해 말하는 것에서는 커트 보니것의 노련함을 알 수 있었고, 아래 인용글에서 로켓을 묘사한 것과 같은 번뜩이는 묘사와 (갈라파고스에서의 생존에는 도움이 크게 안 되었다지만) 만다락스 안에 있는 인용문을 중간중간 배치한 것도 글을 읽는 맛을 살렸다.

아주 완벽하게 작동하는 그 로켓에 대한 공적을 어떤 인간도 단독으로 주장할 수는 없었다. 그 로켓은 자연이 가할 수 있는 분산된 폭력을 어떻게 포착하고 압축해서 작은 용기에 담아 자신들의 적에게 투하할 것이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커다란 뇌를 열심히 굴린 모든 사람들이 공동으로 성취해 낸 것이었다.


p.205

커트 보니것의 유명한 작품 <제5도살장>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서평을 읽어본 적이 있어서 반전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과 소설 속에서 반복되는 문장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 <갈라파고스>도 반전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그들은 조금도 알지 못했던 것이다'와 죽음을 냉소적으로 말할 때 '에이, 할 수 없지 뭐...... 어쨌든 그는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작곡할 재목은 아니었잖아'가 반복되어 커트 보니것의 소설이라는 게 드러나기도 했다.



나는 소설 속에 언급되는, 갈라파고스에서만 서식하는 고유종을 찾아봐서 소설만큼이나 독특한 생명체의 모습을 보며 갈라파고스를 알아갈 수 있었는데, 이 책은 갈라파고스가 가지고 있는 그 특별함과 신비로움을 영리하게 이용하며 재미를 더하고, 마치 오늘날 쓴 글처럼 날카롭게 현실을 풍자하고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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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독학 독일어 단어장 - 실전 말하기와 시험 준비까지 완전 정복! GO! 독학 시리즈
김범식독일어학원 지음, Michael Gutzeit 감수 / 시원스쿨닷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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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어장과 같은 시리즈의 교재인 <GO! 독학 독일어 첫걸음>으로 독일어 걸음마를 떼었으니 좀 더 나아가 <GO! 독학 독일어 단어장>으로 단어를 공부하기로 했다.

독학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과 여러 외국어를 강의하고 교재를 출판해온 '시원스쿨닷컴'에서 출판된 책이라는 점이 이 단어장을 선택하게 하는 데 한몫했다.



단어장에는 50단어씩 40개의 Tag로 구성되어 기본적으로 2000단어가 담겨있는데, 각 Tag 마지막마다 한 페이지 분량의 연습문제를 배치하여 단어를 잘 외웠는지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원어민 음성의 mp3 파일은 다른 단어장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제공하며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 단어장의 특징은 A1, A2, B1 이렇게 수준별로 단어를 외울 수 있도록 나눠놓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 단어의 관사와 변화형도 함께 표기했으며, 무엇보다 예문은 단어만 외울 게 아니라 말하기 훈련도 할 수 있도록 현지에서 많이 사용되는 문장으로 구성했다고 하니 실전에 더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더해 예문에 쓰인 다른 단어들까지 정리되어 있어서 실질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단어의 양은 더욱 많다는 것도 장점이다.



단어장 가장 앞부분에는 '단어 학습플랜' 표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각 단어마다 세 번 복습 후 체크할 수 있게 되어있어 독학할 때 꼼꼼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많은 양은 아니지만 (가가 파트가 끝날 때마다 배치된 건 아니고 총 분량도 네 페이지다) 독일의 축제, 명소, 학자, 음악가들이 소개된 '독일 Talk' 코너는 독일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나에게 흥미로운 읽을거리였고 독일어를 공부하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이 단어장의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삽화다.

모든 단어에 삽화가 그려진 게 아니라 일부만 그려져 있으며, 그려진 삽화가 단어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게 많아서 단어를 외우는 데에 별 도움이 안 됐다.

외울 단어보다는 문장과 관련되었거나 뜬금없는 삽화도 있었는데, 매형과 형부를 뜻하는 단어에는 예문에 크리스마스가 등장한다는 이유로 눈사람이 그려진 게 한 예다.

직관적으로 단어를 외울 수 있도록 삽화가 신경 써서 그려졌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다른 하나는 각 Tag마다 수록된 단어의 연관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단어장의 역할을 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아니라 이랬다면 더 좋았겠다는 보완 또는 희망사항 정도이고, 예문으로 더 실용적이고 많은 공부를 할 수 있게 신경을 쓴 등의 장점들이 아쉬운 점도 상쇄시킨 단어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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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로버트 디세이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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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이라는 제목 그리고 그와 잘 어울리는 표지가 매력적인 이 책이 눈에 들어온다면 누구나 호기심을 가지지 않을까?

특히 게으르다는 표현을 타박하거나 비하할 때 쓰고 예부터 지금까지 근면이 미덕인 우리나라에서 살아온 사람이라면, 게으름을 예찬한다는 제목은 '소리 없는 아우성'과 같이 보이면서도 내용이 궁금해질 것이다.



이런 책을 쓴 저자라면 삶에서 휴식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거나 게으른 사람일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지 로버트 디세이는 누군가 취미를 물어보면 난감해했을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공부하며 근면하게 살아온 사람이다.

그가 인도 다르질링의 깊은 계곡 위 산등성이에 자리한 메이페어 호텔에 머물며 하는 사유를 통해 나는 게으름을 다시 보게 되었고 여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는 게으름을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라기보다는 어떤 것이든 할 자유라고 능동적으로 표현하거나 빈둥거리는 사람은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게으름을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마냥 예찬만 한 것은 아니다.

나태의 남용을 말하기도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찬양한 사상가와 작가로 예로 든 사람들은 모두 남자였다며 누군가는 그들의 식탁에 오를 음식을 위해, 그들의 글을 출판하기 위해 일한다는 것을 꼬집었다.

노동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여가에 대해, 또 다양하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 즉 여가 활동으로서의 바라보기, 걷기(거닐기), 깃들이기 등도 말한다.

개인적 경험뿐만 아니라 역사, 영화, 문학 등을 이용한 글은 나에게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공감되는 부분도 물론 있었다.

특히 독서에 대한 부분은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다.

나 또한 독서의 가장 큰 즐거움은 책을 통해 많은 것을 간접경험하며 알아가는 것이고, 이는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요즘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는 대체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다. 꼼짝도 하지 않은 채로 모험을 하기 위해서. (...)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이 되어보기 위해서...'라고 말할 생각이었지만, 아마도 '더 많은 측면에서 나 자신이 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 같다.


p.75-76



이 책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게으름을 색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며 진정한 여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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