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예찬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로버트 디세이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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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이라는 제목 그리고 그와 잘 어울리는 표지가 매력적인 이 책이 눈에 들어온다면 누구나 호기심을 가지지 않을까?

특히 게으르다는 표현을 타박하거나 비하할 때 쓰고 예부터 지금까지 근면이 미덕인 우리나라에서 살아온 사람이라면, 게으름을 예찬한다는 제목은 '소리 없는 아우성'과 같이 보이면서도 내용이 궁금해질 것이다.



이런 책을 쓴 저자라면 삶에서 휴식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거나 게으른 사람일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지 로버트 디세이는 누군가 취미를 물어보면 난감해했을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공부하며 근면하게 살아온 사람이다.

그가 인도 다르질링의 깊은 계곡 위 산등성이에 자리한 메이페어 호텔에 머물며 하는 사유를 통해 나는 게으름을 다시 보게 되었고 여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는 게으름을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라기보다는 어떤 것이든 할 자유라고 능동적으로 표현하거나 빈둥거리는 사람은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게으름을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마냥 예찬만 한 것은 아니다.

나태의 남용을 말하기도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찬양한 사상가와 작가로 예로 든 사람들은 모두 남자였다며 누군가는 그들의 식탁에 오를 음식을 위해, 그들의 글을 출판하기 위해 일한다는 것을 꼬집었다.

노동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여가에 대해, 또 다양하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 즉 여가 활동으로서의 바라보기, 걷기(거닐기), 깃들이기 등도 말한다.

개인적 경험뿐만 아니라 역사, 영화, 문학 등을 이용한 글은 나에게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공감되는 부분도 물론 있었다.

특히 독서에 대한 부분은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다.

나 또한 독서의 가장 큰 즐거움은 책을 통해 많은 것을 간접경험하며 알아가는 것이고, 이는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요즘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는 대체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다. 꼼짝도 하지 않은 채로 모험을 하기 위해서. (...)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이 되어보기 위해서...'라고 말할 생각이었지만, 아마도 '더 많은 측면에서 나 자신이 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 같다.


p.75-76



이 책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게으름을 색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며 진정한 여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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