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홀이금하 1~2 - 전2권
명전우후 지음, 이지윤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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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중국 드라마가 여기저기에서 언급되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인터넷 서핑을 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소개글을 보게 되기도 했는데, 중국 로맨스 드라마 <홀이금하>가 그랬다.

처음으로 중국 드라마 소개글에 영업되어 나중에 한 번 봐야지 했던 터라 이 드라마가 동명의 원작 소설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반가움이 컸다.

그런데 그 책이 출간 10주년 기념 완전판이라니, 원작 소설이 출간된 지 10년이 지났고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것에 한 번 더 끌렸다.

(10주년 기념 완전판에는 외전과 작가 후기가 포함되어 있어 더욱 풍성하다)



소설의 주인공 허뤄는 소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부터 벌써, 고1 겨울방학에 같은 수학 경시대회 수업을 듣는 장위안에게 마음이 가 있다.

그래서 허뤄는 아빠가 원하고 또 본인이 소질이 있는 문과가 아니라 그와 같은 반이 되고 싶은 마음에 이과를 선택해 2학년에 진학한다.

허뤄가 이토록 장위안과 가까이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해가 된다.

내가 학생일 때도 친한 친구와 같은 반이 될 확률을 높이려고 문이과 선택을 하는 친구가 있기도 했고, 장위안은 매력 있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불려나가 수학 문제가 적힌 칠판 앞에서 쩔쩔매는 허뤄를 장위안이 돕는 장면은 소설을 읽는 내내 잊히지 않을 정도니 말이다.

허뤄에게 장난을 치는 그 나이 또래의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과 함께 엉뚱한 면도 있지만, 사소한 것에서 배려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허뤄의 눈에는 그가 순정 만화 남주인공처럼 보이는 데다 수학도 잘 하고, 농구 코트 위를 누비는 장위안은 서태웅이라고 불리기도 하니 매력이 있는 건 분명하다.



 "네 공식은 너무 복잡해." 그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 나와 옆으로 물러나라는 듯 허뤄의 어깨를 탁탁 쳤다. 뒤이어 칠판 지우개를 들더니 쓱쓱 문질러 두 줄을 모두 지워버렸다.

 그는 직접 문제를 풀면서 설명을 덧붙였다. 단 두세 마디 말로 핵심만 찔러 문제를 풀었다.

 "미안. 내가 성질이 좀 급해서." 그는 학생들을 등지고 분필을 허뤄 손에 다시 돌려주며 윙크했다. "사실, 너도 이렇게 풀려던 거지?"

 허뤄는 부끄럽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겨우겨우 위기를 모면했다.


1권 p.17

장위안과 같은 반이 된 허뤄는 장위안과 또 다른 친구들과 함께 무리를 이뤄 학교생활을 한다.

함께 수다를 떨고, 놀고, 장난치고, 여행 슷가고, 친구의 사랑을 밀어주기도 하는 유쾌한 친구들.

그리고 투닥투닥 대지만 그 안에 애정이 있는 게 다 보이고, 지나치는 말에도 신경이 쓰이고 하루 동안 웃다가 한숨 쉬다 하며 기분이 널을 뛰는 사랑.

이들의 학교생활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내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되었는데, 배경이 중국이고 중국 소설인데도 곳곳에서 내 학창시절이 떠오르거나 공감이 됐다.



장위안과 여름 밤하늘을 바라보던 허뤄가 순정 만화를 읽고 나니 28개 별자리 이름이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고 얘기하는 것을 읽으면서는 나도 만화를 보면서 십이간지나 여러 행성 이름이 외워졌던 게 생각나 피식 웃었다.

아마 내 또래라면 대부분 공감하지 않을까?




앞서 말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장위안이다 보니, 그에게 빠진 건 허뤄만이 아니었다.

허뤄와 달리 애교 있고 벤츠를 타고 등교할 정도로 부잣집 딸인 후배 정칭인이 장위안을 좋아해서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그럼에도 허뤄와 장위안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데, 그 장면이 평범해 보이는 대화에서 시작되고 아무렇지 않은 대화 속에 녹아있는 듯해서 더 풋풋하고 간질간질하다.




 "넌 무슨 생각을 하는데?" 허뤄가 놓치지 않고 물었다.

 장위안은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태연스럽게 말했다. "너랑 같은 생각."

 "에이......." 허뤄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창밖에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불빛이 잇따라 그녀의 두 볼을 덮쳤다. "만약에 다른 생각이라면?" 허뤄가 머뭇거리며 물었고, 장위안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그럼 네 생각이 틀린 거지."

 "난, 혼자 헛물켠 거라고 생각했는데." 허뤄가 조용히 속삭였다.

 "그러니까 네가 틀렸다는 거야." 장위안이 웃었다.


1권 p.108

하지만 이 둘에게는 어른들의 반대와 진로같이, 놓여있는 장애물도 많았다.

허뤄는 아빠로부터 외삼촌이 미국의 유명 여대인 웰즐리 칼리지에 등록해주겠다고 한 것을 듣는다.

그곳은 나도 아는 유명 대학인데, 허뤄도 속으로는 가고 싶었지만 망설인다.

허뤄와 장위안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 조금 말하자면 먼저 1권 프롤로그를 보면 알 수 있다시피 26살의 허뤄는 장위안과 헤어진 상태고 해외에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나는 이 둘이 헤어질 걸 아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실이 희미해질 만큼 이 둘의 풋풋하고 간질거리는 학창시절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저러면서 시샘하는 게 아니래." 장위안이 소리 내어 웃으며 허리를 굽혀 날아오는 허뤄의 주먹을 옆으로 슬쩍 피했다. 그리고 허뤄의 귓가에 속삭였다. "근데, 난 네가 샘내는 모습도 귀여워."


1권 p.126


2권은 미국에 간 허뤄가 또 새로운 인물을 만나는 이야기여서 1권가 다른 분위기이다.

나는 이후로 허뤄와 장위안이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그와 앞으로 관계가 변하지 않을지, 아니면 새로운 사람을 찾을지, 한편으로는 안타까워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대하면 소설을 읽어나갔다.

그런 점에서 표지가 각 권의 느낌을 잘 담았다고 생각한다.



오탈자가 있기는 하지만 책장 넘어가는 줄 모르고 읽은 소설이다.

학창시절 이야기는 역시 나도 그때를 지나왔기에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고, 주인공이 성인이 된 이후의 이야기는 사랑이란 마음만 간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서 이해하며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로맨스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와 원작 소설인 이 책은 비슷한 분위기가 있으면서도 내용면에서 다른 부분이 있으니 드라마를 본 사람도 이 소설을 다시 한 번 더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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