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딸 : 뒤바뀐 운명 1
경요 지음, 이혜라 옮김 / 홍(도서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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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은 나도 대만 드라마 <황제의 딸 (환주격격)>은 여러 번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 드라마는 작가 경요의 소설 <황제의 딸>을 원작으로 하여 만들어졌는데, 이번에 이 원작 소설이 국내에 출간되었다.

책을 읽기 전 훑어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옮긴이인 이혜라 씨가 경요 작가의 오랜 팬이었는데, 직접 경요 작가를 만났고 경오 전집 한국어 출판 프로젝트까지 추진하고 있다는 소개였다.

게다가 경요의 대표작인 <황제의 딸>을 직접 번역했으니 그야말로 성덕(성공한 덕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오랜 팬이 번역한 책이니 얼마나 정성을 들였을까 싶어서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소설은 자미와 하녀 금쇄가 황제를 만나기 위해 북경에 온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된다.

자미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둘은 황제가 자미의 어머니에게 남겼던 정표를 가지고 고향집을 팔아 북경으로 황제를 만나러 온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황제를 만나기가 쉬울 리 없다.

여러 방면으로 노력해보지만 황제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시간만 흐르고 노자만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자미는 도둑질을 하던 제비와 만나게 된다.

자미는 홀어머니 밑에서 엄격한 교육을 받았지만 천진한 면이 있었고, 제비는 말과 행동이 대범하며 노련한 면을 가지고 있어 둘은 태반 달랐다.

하지만 자미가 제비를 숨겨준 것을 계기로 시작해서 이 둘은 의자매가 되고 자미는 제비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건륭 황제라는 것과 함께 사연을 털어놓았다.

그 사연을 들은 제비는 자미 대신 자미 어머니가 가지고 있던 정표를 가지고 건륭 황제를 만나러 갔다가, 사고가 겹치면서 제비가 황제의 딸로 오해를 받게 된다.


자미와 제비, 이 둘의 관계도 매력적이었고, 진짜 황제의 딸인 자미를 두고 황제의 딸로 오해받게 된 제비라는 설정이 소설을 읽을수록 뒤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나는 소설을 읽으며 제비보다 자미에게 이입해서 제비가 황제의 딸로 오해를 받은 것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제비가 흔히 말하는 미워할 수 없는 인물로 그려진다.

성 뒤에 '대인'이나 '대형'을 붙이는 호칭이나 가끔씩 등장하는 '시전'과 '난전'같은 단어는 중화권 소설을 읽는다는 느낌을 주어서 자연스럽게 중화권을 배경으로 그리며 읽을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 이제야 한국어판으로 출간되었다는 것이 의외이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다음 권이 궁금하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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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어느 늑대 이야기다 - 마을로 찾아온 야생 늑대에 관한 7년의 기록
닉 잰스 지음, 황성원 옮김 / 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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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온라인에 올라온 글 하나를 본 적이 있다.

마을의 반려견과 우정을 나누는 야생의 검은 늑대 이야기로, 동화처럼 낭만적인 이야기여서 기억에 남았다.

그 이야기의 결말은 맞아 아니다 말이 있어서 명확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 검은 늑대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었다는 걸 알았을 때는 반가움과 동시에 이 책으로 궁금증을 풀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빨간 모자>나 <아기 돼지 삼형제>를 비롯하여 다양한 이야기와 매체를 통해 나쁘고, 무섭고, 사나운 늑대 이미지를 접해서인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그러한 이미지로 늑대가 자리 잡고 있는데, 이 책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늑대의 이미지와 늑대에 대한 정보를 깨부수는 책이다.

늑대도 나뭇가지를 가지고 놀고, 다른 동물을 먹이로만 보지 않으며, 작은 강아지와 함께 놀고, 사람을 함부로 공격하지 않는다는 걸 로미오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다른 늑대와 통계를 통해 알려준다.

(...) 정말로 늑대가 간여했다면 인간과 늑대가 서로 교류해온 400여 년 동안 북아메리카 대륙 전역에서 늑대가 인간을 포식한 공식적인 사례는 단 두 건이다. 같은 기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돼지, 망아지, 사슴, 라마를 비롯한 다양한 가축과 야생동물에게 목숨을 잃었다.


p.139

저자는 반려견과 산책을 하다가 저자가 사는 알래스카 주도 주노시에 나타난 검은 늑대가 개들과 교감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와 저자의 아내 셰리는 이 검은 늑대를 자연스럽게 로미오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름을 부여하면 마음이 가고 정이 들기 마련이며, 더 특별한 존재가 된다.

반려견을 키우게 되면 강아지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처럼, 특별한 존재인 로미오 떄문에 저자는 늑대에 관심을 더 가지게 되었다.

그 과정과 결과를 담아낸 것이 이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는 때로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듯이, 때로는 분석적인 르포를 쓰듯이 글을 써내려간다.


게다가 로미오는 저자에게만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다.

알고 보니 마을 사람들 중 여럿이 반려견과 산책을 하면서 로미오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미오는 마을의 개를 해치기는커녕 반가워하며 교감했고, 사람을 해치지도 않았다.



그렇게 계속해서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날 <주노 엠파이어> 1면에 검은 늑대의 사진이 실렸고, 이 검은 늑대 소식은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 결과 검은 늑대를 보려고 사람들이 찾아왔고, 로미오와 아이들을 사진에 담으려는 사람도 있었고 반려견은 원치 않는데 억지로 로미오와 가까이하게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인간들의 모습은 낯설지가 않은데, 남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소식에 마음대로 촬영해서 방송에 내보내는 인간들이 그 전에도 이후에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동물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생각하지 않은, 말 그대로 '생각 없이' 행동한 결과 시장에서 사랑받던 고양이가 실종되고, 주요소에서 사랑받던 고양이들은 죽임을 당했다.

로미오가 있는 주노시에서도 그저 사람이 찾아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로미오에게 불만을 가진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 물론 이 휴양지는 전체적으로 구경꾼과 늑대를 흡수하고도 남을 정도로 컸다. 하지만 늑대를 완전히 다르게 인식한 사람들은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늑대가 돌아다니다가 집이나 아이들한테, 개한테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어떡해?" "늑대가 못된 동물이라는 건 다들 알잖아." "망할, 뭐라도 해야지." 그리고 그 '뭐라도'가 무엇인지는 공적으로, 사적으로 꾸준히 토론 주제가 되었다.


p.88

로미오 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저자 닉 잰스는 작가이자 사진가인데, 그렇기 때문인지 이야기만큼 책에 수록된 사진들 또한 인상적이다.

설경을 배경으로 담긴 검은 늑대의 사진은 멋있고, 반려견들과 함께 우정을 나누는 사진은 아름답다.

어느 사진에서는 로미오가 외로운 늑대로 보이고, 어느 사진에서는 활발한 개처럼 보인다.


책의 앞부분에는 로미오의 영역이 지도로 그려져서 소개되어 있는데, 이렇게 광활한 지역을 다니는 늑대를 좁은 우리에 가둔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동물원 안의 동물들이 고통받아 정형행동을 안 할 수가 없겠더라.



이 책을 읽으며 아름다운 것을 볼 때 느끼는 벅참과 감동, 늑대가 아닌 인간의 모습에서 느끼는 분노와 혐오 등 다양한 느낌을 받았고, 동물과 사람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은 무엇인지 등 여러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이제 겨울이 코앞인데, 겨울이 가기 전에 설경을 배경으로 한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동물을 인간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동물은 인간보다 더 유구하고 완전한 세상에서

우리가 잃어버렸거나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감각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절대 들을 수 없는 소리에 반응하고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움직인다.

동물은 우리의 형제도 수하도 아니고, 생명과 시간의 그물망 속에

우리와 함께 갇힌 다른 종족이다.


헨리 베스턴, <가장 먼 집 The Outermost House>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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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50만부 돌파 초판 무삭제 완역본) 데일 카네기 초판 완역본 시리즈
데일 카네기 지음, 임상훈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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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하며 무엇 때문에 가장 힘들어 할까?

나는 사람 사이의 일, 즉 대인관계가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일 거라고 생각한다.

이는 사회생활에서만이 아니라 가정 내에서도 그럴 것이다.

생각보다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불협화음은 가족 관계에서 비롯하니까 말이다.

온라인에는 익명의 힘을 빌려 이런저런 고민들이 올라오는데, 살펴보면 대다수가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다.


또한 성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지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을 갈망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 대한 능력뿐만 아니라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다.

이 책에 성공사례 중 하나로 나오는, 철강왕이라 불리기도 한 앤드류 카네기로부터 당시에는 엄청난 연봉을 받았던 찰스 슈와브의 이야기를 보면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데, 찰스 슈와브는 자기보다 철강 제조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으나 그들은 자신을 위해 일하고 있으며, 사람을 다루는 능력이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성공사례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는 비단 철강 업계에 한정된 것이 아니며 커리어의 성공에만 한정된 것도 아니다.


지금은 인간관계에 대한 여러 책들이 출간되어 있지만, 당시에는 성인들을 위한 인간관계에 대한 책이 없어서 데일 카네기는 이 책의 원서인 <친구를 만들고, 사람을 설득하는 법>을 강의에 활용하기 위해 썼다고 한다.

그렇게 남들보다 앞선 통찰력을 가졌던 데일 카네기의 저서는 자기계발서계의 고전, 바이블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고, 여러 자기 계발서에 영향을 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기존에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이 되었지만, 나는 최근에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출간된 초판 완역본을 선택해서 읽었다.

각 장과 각 부가 끝날 때마다 중심 내용이 요약되어 있기도 하지만, 데일 카네기의 글은 이해하기에도 쉬웠고 흥미로운 사레로 가득해서 읽기 좋았다.

무엇보다 데일 카네기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은 기본적이고 또 실천하기에도 어렵지 않은 것이다.

사람은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으니 이를 활용하라는 것이 바로 핵심이고, 그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 생각하기, 진심으로 칭찬하기, 미소 짓기, 이름 기억하기, 다른 사람의 말 잘 들어주기, 불필요한 논쟁은 피하기 등이 제시된다.

크리스마스 시즌의 미소의 가치


 미소는 한 푼도 들지 않아요. 하지만 많은 결과를 만들어 내죠.

 미소는 받는 사람을 부자로 만들어 줘요. 하지만 그걸 준다고 해서 그만큼 가난해지는 게 아니죠.

 미소는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이지만, 그 기억은 평생 지속되기도 해요.

(...)


 크리스마스 시즌 막바지에 우리 직원들이 너무 피곤해 미소를 짓지 못하면, 미소를 남겨 주시겠어요?

 더 이상 미소를 짓지 못하는 사람이야말로 미소를 가장 필요로 하거든요!


p.102


이렇게 좀 더 신경 쓰고 인내하면 되는 것들이어서 실천하기에 어렵지는 않지만 효과적인 조언들이 풍부한 사례들과 함께 담겨있다.

미국의 링컨 대통령, 루스벨트 대통령 등 유명 인사와 여러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와 반면교사가 되어주는 사례, 그리고 데일 카네기 자신의 경험담으로 설득력을 더해주고 어떤 상황에 적용하면 될지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한 번 본 사람 이름까지 다 기억해?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바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대통령도 그렇게 내가 피곤하다며 실천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 부분은 괄호 안의 데일 카네기 반응이 재미있으면서도 편지의 어떤 점이 문제인지 잘 알 수 있었다)


책에 담긴 조언들은 위에서도 말했지만 커리어적 성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데일 카네기는 자신이 말하는 조언을 가까운 사람, 가족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라고 제안한다.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은 어린아이에게도 심지어 동물에게도 통했다.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 때문에 고민하던 부모는 데일 카네기의 조언대로 아이의 관점에서 생각해봤고, 밥을 잘 먹으면 아이를 괴롭히는 다른 아이를 혼내줄 수 있다며 밥을 먹는 데 동기부여를 해주거나, 어른을 흉내내기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직접 요리 과정에 참여하게 해서 음식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서 식사를 잘 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축사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송아지를 축사에 들어가게 한 것도 지나가던 하녀가 위와 같은 원리로 송아지의 관점으로 생각하여 송아지에게 손가락을 빨게 하며 자연스럽게 축사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들을 보고 책 속에 소개되는 원리와 방법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통한다고 생각했다.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요즘 읽기에 더 의미가 있었다. 

비판 때문에 펜을 꺾은 소설가 토머스 하디와 비난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토머스 채터턴의 이야기는 요즘 악플 문제가 다시 대두되는 만큼 더욱 다가왔고, 비난은 물론이고 비판도 신중해야함을 알려주었다.

특히 비난을 하더라도 상대방이 뉘우치거나 바뀌기보다는 오히려 정당화를 한다는 데일 카네기의 통찰력 있는 말이 인상적이었으며 다른 사람을 비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다시 상기시켜 주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보상으로 어떤 것을 받아내지 못한다면 어떤 소소한 행복도 나누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솔직하게 인정해 줄 수도 없는 사람은 경멸을 받아 마땅한 이기적인 사람이다. 그 사람의 영혼은 야생 능금보다도 작기에 그 사람은 실패하게 될 것이고, 그 실패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p.134

이 책을 성공을 위해 계산적으로 행동하라고 말하는 책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데일 카네기는 언제나 '진심으로' 행동할 것을 강조하고,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바라면서만 행동하는 것을 경멸한다.





1936년에 출간된 책이다 보니 데일 카네기가 신문을 보다 마음에 들었다는, 아내를 칭찬하는 방법에 대한 글처럼 지금 보기에는 시대에 뒤떨어지고 오히려 역효과가 날만 한 부분이 있어 이런 부분은 적당히 거르며 읽을 필요가 있지만, 그 외의 것들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통하는 방법임이 분명해 보인다.

내가 자기 계발서를 즐겨 읽는 건 아니지만 책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출간되는 자기 계발서 소식을 보게 되는데, 인간관계에 대한 자기 계발서 여러 권을 읽는 것보다 이 책 한 권을 진득하게 읽고 실천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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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회 보좌관입니다 - 300명 국회의원, 2,700명 보좌진 그 치열한 일상
홍주현 지음 / 지콜론북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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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TV프로그램에 전 국회의원이자 지금은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유시민 작가가 나와서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어렵고 지루하기만 할 거라 생각했던 그들의 얘기가 재미있는 게 아닌가!

이 책이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대한민국 국회 보좌관입니다>는 제목 그대로 경제 및 여성 분야의 입법·정책 보좌진으로 10년간 일했던 전 국회 보좌관이 쓴 책이다.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에서는 국회의원, 2장에서는 보좌관, 3장에서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평소 기사를 통해 대부분 국회의원들이 지지리 일을 안 하는 모습을 봐왔는데, 국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국회의원과 그들의 보좌진이 어떤 일을 하는지 이 책을 읽으며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역시 국회의원들은 일 좀 했으면 좋겠다)

특히 초반에 국회 기본기와 국회 1년 타임라인, 중간에 있는 법률안 심사 과정과 국회 결산안 심의 과정이 표로 정리되어 있는 건 책을 읽으며 도움이 되어서 좋았다.




내부 사람의 눈으로 바라본 국회 이야기는 역시 흥미로웠다.

왜 정치만 하면 사람이 이상해지는지, 국회가 민심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와 같이 국민들이 궁금해할 만한 주제들에 대한 저지의 생각을 읽는 것도 그렇고, 국회에 있는 지하 통로에 대한 이야기처럼 내부 사람만이 잘 알 수 있는 정보들을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눈이나 비가 오거나 너무 춥거나 더울 때 직원들은 그 통로를 이용한다. 비가 올 때 상임위 회의가 있으면 한쪽 팔에 자료를 안고 다른 손으로 우산을 쓰고 가야 하는데, 복잡한 회의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우산을 들고 회의 서포트를 한다는 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p.138

 그 뒤로도 말단을 벗어날 때까지 수없이 손수레를 끌고, 또 상사 심부름 등을 하러 지하 통로를 이용했다. 결산, 예산 자료 중에서도 두꺼운 자료가 몇 권씩 되었고 국정감사 자료도 마찬가지였다. 본청과 의원회관 사이에는 자료를 싣고 오갈 일이 참 많았다. 자료뿐만이 아니다. (...) 토론회 같은 의원실 주최 행사를 도서관 세미나실에서 하게 되면, 사람들에게 나눠 줄 토론회 자료집 수백 권, 행사에 필요한 각종 준비물 등을 운반하는 데도 지하 통로가 필요했다. 그럴 때마다 온갖 턱에 울퉁불퉁한 지상 아스팔트 위에서 수레를 끌고 다녀야 했다면 어땠을까. 상상하기조차 겁난다.


p.140

그가 일부러 말과 행동을 다르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의 글은 진심이었고, 그의 정책 업무에도 진정성이 있었다. 그 괴리는 그의 도덕성 따위보다는 이론과 현실, 책과 행동, 말글과 실제 활동에서 기인하는 것 아닐까. 연애를 글로 배웠어요, 같은…. 출중한 능력으로 혜성같이 정치에 입문한 사람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역시 같은 이유가 아닐까 한다. 그런 사람들이 대중의 기대와 사랑을 얻게 된 계기가, 실질적 정치 활동의 성과물이 아니라, 주로 말글 같은 의견 표명이니까. 말글이 아무리 진정성 가득하더라도, 현실에서 그 의도와 생각대로 할 수 있는가 하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이다. 특히 정치는 더욱!


p.130


 "남자한테는 남비서라고 하지 않으면서 우리한테는 왜 꼭 여비서라고 하는 거야?"


p.152

그리고 앞서 말한 TV 프로그램에서 국회는 특히 보수적인 곳이라고 얘기했었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비서'라는 호칭에 대한 부분은 국회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였고,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에서 이런 부분들이 앞서 바뀌기를 바란다.

(저자가 처음 일했던 20년 전과 10년 전의 국회가 바뀌지 않았다고 했지만 이런 부분도 그대로일까?)

저자는 업무 특성 때문에 그 말이 기분 나빴던 것이었을 거라고 했지만, 나는 그것을 떠나 책에서도 말했듯 그 호칭에 포함되는 고정관념이 있고 굳이 성별을 구분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게 맞다고 본다.

시대 흐름에 따라 그러지 말자는 의견이 자주 보임에도 아직도 사회 곳곳에서 직업 앞에 '여'르르 붙이는 경우가 많다.

'남비서'같은 단어는 없으면서 '여비서'를 사용하지 않는 게 그렇게 힘들까?

그나마 이제는 그런 호칭 사용을 문제라고 인식하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아 다행이라고 해야겠다.

저자와 내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이렇게 국회에서 여성으로 일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조금 알 수 있다는 건 의미 있었다.



우리나라 국회와 국회의원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부정적이어서 (개인적으로 그럴 만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스웨덴과 같은 나라의 국회의원과 비교하면) 생각만 해도 한숨부터 나오거나 화가나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항상 국회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국회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국회에 대해 알 수 있게 도와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회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하는 데 일조할 책으로 보인다.

내부자의 시각을 알고 싶고 국회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감을 잡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봐도 좋겠다.

 국회의원은 하는 일에 비해 과도한 기득권을 갖고 있다고 지적받습니다. 국회의원 중에서도 그 지적에 동의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종종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국회의원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시늉에 그치고 맙니다. 그들이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 사회 문제 해결을 법에 의존하는 사회구성원의 태도가 있다면, 국회가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길 기다린느 것보다 법과 공권력이 개입하지 않는 시민 자율의 영역을 점차 만들어나가는 게 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지 않을까요.

 시민사회가 크고 강해질 때 비로소 국회도 제 역할을 하고, 또 국가 운영에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강한 의회가 될 수 있습니다. 평범한 개인이 모여서 합의하고 운영하고 책임지는 영역을 만들어나갈 때, 그런 강하고 능력 있는 개인들의 영역이 존재할 때, 국회 또한 비로소 진짜 자유민주주의의 전당이 될 것입니다.


p.31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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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다이어리 - 시인을 만나는 설렘, 윤동주, 프랑시스 잠. 장 콕도. 폴 발레리. 보들레르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바라기 노리코. 그리고 정지용. 김영랑. 이상. 백석.
윤동주 100년 포럼 엮음 / starlogo(스타로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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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벌써 2019년도 얼마 안 남았는지 2020년 다이어리를 판매하는 페이지가 종종 보이기 시작했다.

여러 자기계발서와 성공담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기록하기'이다.

얼마 전에 내가 읽었던 <스탠퍼드 새벽 5시 반>에는 기록의 한 가지로 일기가 중요하게 언급되었는데, 일기 쓰기는 예전부터 꾸준히 언급되는 자기관리 방법이다.

아침에 하루를 계획하거나 하루를 이끌어 갈 원동력이 되는 글을 쓰는 아침 일기, 하루를 마치고 돌아보고 반성하며 쓰는 일기, 그리고 요즘 자주 눈에 띄는, 크고 작은 감사거리를 찾아 적으며 소중함을 느끼는 감사 일기 등 종류도 여러 가지다.


<동주 다이어리>는 5년 다이어리로, 보통 일기장하면 떠오르는 형태와는 좀 다르다.

보통 사람들은 일상을 기록하기 위해서든 스케줄 관리를 위해서든 다이어리를 쓰고 나면 나중에 다시 들춰보는 일이 많이 없다.

하지만 5년 다이어리는 만년 다이어리로, 5년 치의 1월 1일을 한 페이지에 넣어 일기를 쓸 때마다 그 전 해 혹은 몇 년 전 같은 날짜에 쓴 일기(이 예에서는 1월 1일)를 읽어볼 수 있게 했다는 게 큰 장점이다.

하루에 적을 수 있는 분량이 많지 않아 매일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적다.

그래서 특히 감사 일기처럼 짧고 꾸준히 적어야 하는 글을 쓰기에 가장 적합해 보였다.


<동주 다이어리>는 일반적인 5년 일기장보다 더 특별하다.

윤동주 시인의 대표적인 시 '별 헤는 밤'이 생각나게 하는, 짙은 밤하는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박힌 표지의 다이어리 안에는 윤동주 시인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먼저, 다이어리 앞쪽에 윤동주 시인에 대한 정보가 사진과 함께 수록되어 있고, 매달 앞부분과 페이지 중간중간마다 시를 한 편씩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그리고 기록을 할 수 있는 각 페이지 상단에는 시와 수필과 같은 작품과 동생, 당숙, 벗이 그와 관련해 한 말에서 일부를 가져와 적었는데, 그래서 매일매일을 시구절과 함께 할 수 있다.

이전에 윤동주 시집을 읽고 서평할 때 적었듯 윤동주 시인의 시는 대부분 읽기에 어렵지 않으면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시들이기에 그의 시는 두말할 것 없이 추천하는데, 그런 좋은 시들과 매일 함께 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위에서 윤동주 시인의 작품이 아니라 윤동주 시인이 담겨 있는 다이어리라고 표현했는데, 그 이유는 앞쪽에 수록된 윤동주 시인의 사진과 정보 때문만이 아니다.

다이어리에는 윤동주 시인의 작품과 관련 글만 담긴 게 아니라 정지용, 장 콕토, 폴 발레리,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샤를 보들레르, 백석, 이상, 김영랑, 이바라기 노리코의 시도 수록되어 있는데, 이 시들은 윤동주 시인이 애독했던 시들이라고 한다.

때문에 다른 시인의 시까지 접할 수 있다는 것에 더하여 그 시들을 읽으며 윤동주 시인에게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시와 함께하는 일기 쓰기라니, 얼마나 낭만적인가?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이 함께 한다면 하루의 일부를 행복하게 일기 쓰기에 내어주며 꾸준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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