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씨돌, 용현 -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SBS 스페셜 제작팀 외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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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인간임에도 살다 보면 인류애를 잃게 되는 일들을 수없이 접하게 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이유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홀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 책에 담긴 이야기처럼 잃어버린 인류애를 충전시키고 사람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일들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용현 씨의 이야기가 방송된 <SBS스페셜>을 보지는 못했지만, 화제가 되어 기사화된 덕분에 용현 씨의 이야기를 짤막하게나마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이 출간된 덕분에 더 자세한 이야기를 알 수 있었는데,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같은 서술과 취재를 하며 만난 사람들의 인용문을 사진과 함께 읽다 보면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그대로 보는 듯했다.



정선의 작은 마을 봉화치에는 산불감시 일을 하며 지내는 자연인 씨돌 씨가 있었다.

고라니가 사냥 당할까 봐 고라니 발자국을 지우려고 빗자루로 눈을 쓸고 다녔고, 농약과 비료를 쓰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잡초도 뽑지 않는 '저절로 농법'으로 텃받에서 작물을 기르며 동물들이 작물을 먹도록 두었고, 화를 잘 내지 않던 그가 화를 내던 때는 도롱뇽을 죽일 수도 있는 제초제 때문이었을 만큼 그는 동물과 자연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또 그는 찐 옥수수나 뻥튀기 등의 간식 위에 꽃을 얹어 사람들과 나누는 따뜻한 정을 가진 사람이었따.

그런데 어느 날 씨돌 씨는 마음에 찾아왔던 때처럼 말도 없이 갑자기 사라졌고, 7년 전 그를 취재했던 제작진은 봉화치를 사랑했던 그가 갑자기 떠난 이유가 알고 싶어 그에 대해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군사독재 정권 당시 군 생활을 하다 억울한 죽음을 맞은 정연관 상병의 가족이 사는 집 안방 벽장에 몸을 숨기고 있던 청년이 있었다.

요한이라는 이름의 그 청년은 증거 수집도 하고 정연관 상병의 가족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며 함께 했고, 그렇게 정연관 상병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앞장섰다.

그리고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정연관 상병의 의문사 사건을 조사한 결과가 발표되자 요한 씨는 사라졌다. 

그의 흰적은 공권력 때문에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모임인 한울삶에서도 발견되었는데, 그는 그곳에서 크고 작은 일을 도맡아 했고 시위와 집회 현장에서는 매질을 당하면서도 한울삶의 부모들을 보호했다고 한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12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던 순간, 그리고 정권이 바뀐 뒤 의문사 진사 규명을 요구하는 자리, 요한은 늘 그곳에 서 있었습니다.


p.153

그리고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 현장에서 제대로 된 안전장비도 없이 사람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 민간구조대원들 사이에는 눈물을 흘리면 일하는 씨돌 씨가 있었다.

  이십사 년 전 구조작업 이후 씨돌을 만나지도, 그의 소식을 듣지도 못했다는 고진광 씨에게, 우리는 씨돌의 사진들을 보여주었습니다. 높은 콧날과 날카로운 눈빛 그리고 웃는 모습이 자신이 기억하는 모습 그대로라며 웃어 보입니다. 강원도 정선 봉화치의 자연인 씨돌로 살아왔다는 근황을 들려주자, 고진광 씨가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자신이 기억하는 이름은 씨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묻어두었던 기억을 더듬던 고진광 씨가 그의 이름을 떠올립니다.


 "요한! 천주고 이름 있잖아요, 요한이. 그렇게 불렀던 것 같아요. 요한 씨는 어떻게 지내시는지, 많이 늙었겠다."


p.172

자연인 씨돌은 청년 요한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청년 요한과 자연인 씨돌은 모두 김용현 씨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한 용현 씨의 자취를 따라가면서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포레스트 검프가 떠올랐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여러 역사적 현장에 존재하고 기여했던 포레스트 검프와 자신의 의지로 여러 사람들의 개인사에서부터 대한민국 역사의 현장 이곳저곳에 있었던 용현 씨는 선한 마음을 가진 것까지 닮았다.


용현 씨가 씨돌과 요한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시간들, 그리고 용현 씨의 과거를 통해 책을 읽는 우리는 용현 씨를 알아가는데, 그렇게 용현 씨가 왜 요한과 씨돌이라는 이름으로 살았는지 알아가다 보면 용현 씨는 최근에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제작진이 찾아가 용현 씨는 뇌출혈 후유증으로 우측 반신마비에 언어장애가 찾아와 최근에는 요양원에서 투병을 하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었다.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밝고 의지가 강한 모습은 이전에 용현 씨에게서 찾아볼 수 있었던 그대로였다.


그리고 제작진은 용현 씨의 이야기를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질문을 한다.

 "요한, 씨돌, 용현으로 살아오는 동안 민주화 운동도 하고 삼풍 백화점 붕괴사건에서 사람도 구하고 정선에서는 자연도 지키고, 그런데 그런 일들이 정작 선생님께 도움되거나 관계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왜 그런 희생적인 삶을 사셨어요?"


 우리의 질문에 용현의 왼손이 주저 없이 움직입니다. 노트 위에 거침없이 적어 내려간 말은 당시 인터뷰 현장에 있던 전 스텝들을 당황하게 했습니다. 우리는 머리를 한 대 맞기라도 한 듯, 한동안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


p.225-227

처음 기사에서 이 문구를 읽었을 때 나도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했다.

용현 씨의 이 대답은 인간이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내가 살아온 삶을 돌아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무게를 가졌다.


용현 씨에게 '인간'이란 무엇인지는 그의 행보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모든 행보의 원천에는 인간만이 아니라 동물과 자연을 포함하여 '생명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있었다.



내가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았으면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몇 가지만 적어보자면,

그의 선한 마음이 인간에 한정되지 않고 동물과 자연에 향한다는 것이 좋고, 세상에는 이런 길을 택하며 살아온 사람이 있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알리고 싶고, 책의 인세 일부는 김용현 님의 재활치료를 위해 기부된다는 문구를 보았기 때문에 용현 씨에게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 사람들이 용현 씨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생각해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이 책을 읽고 소장함으로써 머리를 강타하고 가슴속을 휘젓고 울리는 용현 씨의 이야기를 간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용현 씨가 책으로 출판하고 싶어 했던 그 많은 글들 또한 읽고 싶다.

그의 시집이 출간되어 있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오! 도라지꽃>, <김씨돌 산중일기2:청숫잔 맑은 물에>, <그대 풀잎 비비는 소리 들었는가> 이렇게 세 권의 시집과 에세이가 세상에 나와있다.

하고 싶은 말을 마구 쏟아낸 듯한 글은 그의 생각과 삶을 이해하지 못하면 읽기 어려울 거라고 했지만, 지금이라면 조금 더 그의 글을 일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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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너 다클리 필립 K. 딕 걸작선 13
필립 K.딕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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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와 마찬가지로 마약은 먼 이야기라고, 영화 속에나 등장하고 미국과 같은 해외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지 우리나라에서 마냥게 노출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후 사회 고위층 인물과 그들의 자녀와 연예인들의 마약 반입 및 투약 소식을 보며 , 밝혀진 것만 해도 이 정도인데 드러나지 않은 사례는 얼마나 많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마약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면 온라인상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나만 빼고 다 했다'는 만응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마약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이전과는 다르게,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실재할 수 있는 이야기로 다가온다.

폴라북스에서 출간한 필립 K. 딕 걸작선의 13번째 책으로, 역시 마약을 소재로 한 SF 소설인 <스캐너 다클리>도 마찬가지였다.


<스캐너 다클리>의 주인공 밥 아크터는 잠입 약물 수사관으로, 경찰 조직 내부에 침투해 있을 마약 조직이라는 위험 때문에 그가 누구인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도록 수사관으로서 모습을 드러낼 때에는 프레드라는 암호명을 사용하고 '스크램블 수트'를 입니다.

스크램블 수트는 그 수트를 입은 사람을 외모나 목소리로 특정할 수 없도록 그저 일렁이는 형체로 보이게 하는데, 그가 보고를 하는 대상이며 그에게 임무를 전달하는 상관 행크를 대면할 때도 서로 스크램블 수트를 입고 마주한다.

그렇게 약물 수사관 프레드의 정체, 즉 프레드가 밥 아크터라는 것은 본인 외에는 상관조차도 모르는 것이다.


스크램블 수트를 벗고 프레드가 아닌 밥 아크터로 돌아오면 그는 누구라도 약쟁이로 볼 사람이었다.

실제로 그는 마약을 하고 있었고, 그와 함께 사는 두 친구 짐 배리스와 어니 럭맨 그리고 지인인 착스 프렉 모두 마약을 하며, 관심 있는 이성인 도나 호손은 마약을 할 뿐만 아니라 중개상이기도 하니 그의 주변은 온통 마약에 찌들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그가 약물 수사관이라고 하면 누가 믿을까?


그러던 어느 날 익명으로 밥 아크터의 행적이 의심스럽다는 제보가 들어오면서 용의자로 의심받게 되어 그의 집에 감시용 홀로 스캐너 장치까지 설치하게 되었지만, 프레드는 밥 아크터가 자신이라는 말을 하기는커녕 밥 아크터가 프레드라는 것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감시하고 보고해야 한다.

그런데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에 그가 추적하지만 중독되기도 한 D물질 때문에 인격이 분리되고 마는데...

 밥 아크터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세상에 밥 아크터가 얼마나 될까? 기괴하고 엉망인 생각이었다. 일단 나는 두 사람을 떠올릴 수 있잖아,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중 프레드라는 사람은 밥이라는 다른 사람을 감시할 예정이지. 같은 사람인데도. 아니, 같은 사람이 맞나? 프레드가 실제로 밥이라고 할 수 있나? 아는 사람이 있나? 적어도 나는 알아야겠지. 프레드가 밥 아크터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 나 하나뿐이니까. 하지만 그래서, 나는 누군가? 둘 중 어느 쪽이 나인데?


p.156-157

주인공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러한 상황도 이 소설을 읽고 싶게 했지만, 그 이전에 이 소설에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요소가 있었다.

여러 작품이 영화화된 SF계 거장 필립 K. 딕의 작품이기도 하거니와 (이 소설도 동명의 영화의 원작이다) 그가 약물에 중독되었던 경험이 반영된 소설이라는 것이다.

기대했던 대로 소설 속 약물 중독자들의 생활, 사고방식, 생각의 흐름은 생생했고, 작가도 약물중독 경험이 있다는 것은 등장인물의 행동과 사고방식에 신뢰감을 더해주었다.


그리고 노골적으로 전달하는 교훈은 오히려 반감을 일으킬 수도 있는데 이 소설은 약물 남용이라는 선택의 결과를 사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마약의 폐혜를 알리고 독자가 마약 근처에도 가고 싶지 않게 한다.

이것은 필립 K. 딕이 원하고 목표로 했던 바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의 모델이 된 친구들을 비롯한 이 소설을 바쳐 마땅한 이들(약물 중독자 지인을 말하는 것일 테다)은 모두 죽거나 영구적인 손상을 입었다고 적어 내려간 목록 또한 약물 남용에 경각심을 가지게 한다.

이 소설이 필립 K. 딕과 그 주변 사람들에 한정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나 자신은 이 소설 속의 등장인물이 아니다. 나는 이 소설 자체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나라도 이 소설 자체다. 이 소설은 내가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일부는 우리 모두가 신문에서 읽은 적 있는 이야기다.


작가의 말, p.446

다만 노골적이고 상스러운 여성 혐오를 볼 수 있는 마약 중독자들의 대화와 사고방식에 거부감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감안하고 읽기 시작했다면 끝까지 읽어야 이 소설을 온전히 즐길 수 있을 거라는 말도 덧붙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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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드래곤 클럽 I LOVE 그림책
케이티 오닐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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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차를 마시는 기분을 들게 하는 그래픽노블을 만났다.

뿔에서 찻잎이 자라는 작은 용인 티 드래곤이 등장하는 이 그래픽노블은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따스한 색감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담고 있는 이야기와 등장인물 모두가 차를 마셨을 때처럼 가슴부터 뱃속까지 따뜻한 느낌을 준다.



고블린의 피를 타고난 그레타는 대장장이 엄마와 엄마가 만든 물건을 파는 아빠를 둔, 엄마로부터 대장장이 일을 배우고 있는 소녀다.

어느 날 그레타는 골목에서 사나운 짐승에게 공격받고 있는 재스민 티 드래곤을 구해주었는데, 그 드래곤이 동네 바깥에서 찻집을 운영하는 헤세키엘의 티 드래곤이라는 것을 듣고 찻집을 찾아간다.

그렇게 헤세키엘을 만나 티 드래곤 기르는 법을 배우기로 하고, 그곳에서 헤세키엘과 함께 찻집을 운영하는 에릭과 얼마 전부터 함께 살게 되었다는 미네트와도 친구가 되었다는 것이 이야기의 큰 줄기다.



티 드래곤의 뿔에서 자라나나 찻잎은 마법 같은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그 찻잎으로 제대로 우린 차를 마시면 그 티 드래곤이 유대 관계에 있는 존재와 나눈 기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능력을 통해서 그레타는 헤세키엘과 에릭의 이야기를 알 수 있었다.

사고 때문에 뭐든 쉽게 잊게 된 미네트에게는 찻잎이 가지고 있는 이 능력이 두렵게 느껴졌지만 자신의 캐모마일 티 드래곤에게서 얻은 찻잎으로 우린 차를 마심으로써 가지고 있던 상처가 치유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었다.

기억은 그저 네 안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야, 미네트.

너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들과 사물 안에도 존재하는 거야.

캐모마일이랑, 에릭이랑, 헤세키엘이랑... 그리고 내 안에도!


p.54

나는 너무 많은 기억을 잃었고, 여기서 더 잃어버릴까 봐 무서웠어.

그래서 내가 좋은 기억들을 얼마나 많이 만들고 있는지 깨닫지 못했던 거야.

너를 만나게 되어 정말 다행이야.


p.54

한편 그레타의 엄마는 예전과 달리 검이 잘 쓰이지 않더라도 다른 물건을 함께 제조하며 대장장이 일에 만족하고 있지만, 그레타는 일을 이어받는 것에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예민한 티 드래곤을 기르고 그 잎으로 차를 만드는 일은 보기보다 번거롭고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배우려는 사람들을 찾기 힘들어서 기술이 사라지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되고, 그레타는 티 드래곤 차를 만드는 기술이 사라지기를 원하지 않는 것처럼 대장장이 기술이 사라지기를 원치 않는다는 자신의 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티 드래곤과 헤세키엘, 에릭, 미네트와의 만남이 그레타 안에 묻혀 있던 마음도 떠오르게 한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페미니즘과 퀴어 요소가 자연스럽게 녹아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대장장이 일을 하는 그레타 엄마의 모습이 있지만, 다른 등장인물도 성별에 따른 특성이 두드러지지 않게 그려졌으며 인물 사이의 관계 또한 성별에 따라 한정되지 않는다.

페미니즘과 퀴어 요소가 어찌나 잘 녹아들었는지 특히 퀴어 요소는 책소개를 먼저 읽지 않았더라면 눈치채지 못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 고정관념을 허물기 때문에 누구든 거부감 없이 이 책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이 그래픽노블을 보면서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외형을 보고 등장인물을 남녀로 구분지어 인식했음을 알게 되었는데, 그래서 이런 책이 사람들의 인식을 변하게 하는 데 기여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레타도 나를 놀라게 하는 배려심을 가진 사고방식의 소유자였는데, 초반에 골목에서 다른 동물에게 위협받는 재스민 티 드래곤을 구할 때부터 그 면모가 드러난다.

보통은 다른 생명체를 위협하는 동물을 나쁜 존재로 보고 쫓아내기 마련인데 그레타는 그 동물들도 배가 고파서 그런 거라며 고기를 내어준 것이다.

그레타가 상처받은 미네타를 치유하듯, 이토록 무해하고 푸근한 판타지 세계는 내 마음을 녹여서 나 또한 치유받는 느낌이 들게 했다.


또, 작가 케이티 오닐이 그린 만화 한 칸 한 칸은 마치 일러스트 같았는데, 말풍선과 폰트 그리고 종이까지 그림과 어우러지게 신경 써서 그래픽노블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림 속 곳곳에 있는 식물들과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배경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이런 푸근한 그래픽노블을 계속 만나고 싶고, 책 뒤쪽에 있는 '티 드래곤 핵심 안내서'에 따르면 이번 그래픽노블에 등장하지 않은 티 드래곤들도 있으니 앞으로 시리즈로 계속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작가 케이티 오닐의 또 다른 그래픽노블 <공주와 공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대>와 <바닷속 유니콘 마을>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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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발견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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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살까지 학교에 가본 적 없던 소녀가 케임브리지 박사가 되기까지


- 책 뒤표지에서


저자 타라 웨스트오버는 열여섯 살까지 학교에 가본 적이 없었다.

미국 공교육이 가지고 있는 문제 때문에 자녀를 집에서 공부시키는 홈스쿨링을 하는 부모들이 있지만 저자의 경우에는 그러한 이유에서 학교에 가지 못한 게 아니다.

저자가 학교에 다니지 않았던 이유는 모르몬교(몰몬교) 원리주의와 피해 망상에 빠진 저자의 아버지가 학교는커녕 병원도 가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었는데, 정부에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까 봐 저자의 7남매 중 네 명은 출생증명서도 나중에서야 받게 되었다.

나는 그가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앗아갔다는 것에도 화가 났지만, 가족이 자동차 사고로 다쳐서 피를 흘리고 조수석에 앉았던 아내는 사고 직후부터 갈수록 얼굴 붓기와 멍이 심해졌으며 뇌 손상으로 착란 증상까지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는 것, 아이들도 병원에 가지 못해서 타라의 셋째 오빠 타일러는 차사고로 다쳐서 덜렁이는 이빨을 그대로 가지고 생활해야 했고, 타라의 다른 오빠인 루크는 화상으로 비명을 지르고 고통스러워했는데도 모르핀도 맞지 못하고 집에서 치료받았다는 이런 이야기들이 이어지는 것에 경악해서 욕이 다 나왔다.

아이들의 보호자로서도, 배우자로서도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었던 타라 아버지의 피해 망상이 처음부터 이렇게 심했던 것은 아니지만 타라가 회상하는 어린 시절부터는 이랬다고 한다.

이런 아버지 때문에 저자 가족은 미국 아이다호 산 아랫집에서 세상의 종말이나 정부군이 올 때를 대비해서 식량을 비축하고 정비하는 일을 하며 살았다.

타라의 어머니는 아이들을 집에서나마 교육하고자 했지만 타라의 아버지는 탐탁지 않아하며 그것마저도 방해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타라에게 배움의 세계의 존재감을 알려준 이는 셋째 오빠 타일러였다.

타라가 보기에 옛날부터 식구들과는 다른 리듬으로 움직이는 듯했다던 타일러는 미적분을 독학하려고 학교에서 수학책을 얻을 정도로 배움을 갈망했고 어느 날 대학에 가겠다며 집을 떠났는데, 타일러 덕분에 타라가 대입자격시험(ACT)을 준비하고 대학에 입학하게 된 것이다.

이 책 가장 앞에 쓰인 헌사의 대상이 되었을 정도로 타라를 격려하고 큰 영향을 준 인물이 타일러다.

나도 이 둘이 함께하는 풍경이 보기 좋았고, 개인적으로 타일러에 대한 부분을 흥미롭게 읽어서 그의 이야기 또한 알고 싶기에 그도 책을 써줬으면 좋겠다.

 오빠는 그 디스크를 검은 붐박스 안에 넣고는 책상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오빠 발치에 쭈그리고 앉아 카펫에 손가락으로 무늬를 만들었다. 음악이 시작됐다. (...) 익숙한 성가였다. 교회에서 늘 부르는 노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배를 한다는 마음만으로 뭉친 우리의 불협화음의 목소리들과 이 소리, 지금 들리는 이 소리는 달랐다. 경배의 느낌도 있었지만 뭔가 다른 것이 있었다. 공부하고, 단련하고, 서로 협력하는 데서 나오는 것. 아직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이었다.


p.81

 나는 다른 오빠들만큼이나 소란스러웠지만 타일러 오빠와 함께 있을 때는 완전히 딴사람이 되곤 했다. 어쩌면 음악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음악의 우아함. 아니면 오빠의 우아함 때문이었을까? 왜 그런지, 오빠는 내가 나 자신을 오빠의 눈으로 보도록 만들었다. 나는 고함을 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리처드 오빠와 싸우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특히 오빠는 내 머리채를 움쳐쥐고 나는 오빠의 얼굴을 손톱으로 할퀴면서 둘이 한데 영긴 채 바닥에 구르는 것으로 끝나는 식의 싸움은 삼가려 애썼다.


p.82

그렇게 타라는 이전과는 다른 세상에 발을 들이게 되었지만 그 이후가 마냥 행복하거나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열일곱 살이 되기 전까지는 학교에 다니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집에서도 미국 교육과정을 따른 공부를 차근차근하지 못한채 단기간에 대입자격시험을 준비했고, 자라온 환경 또한 남달랐기에 대학에서의 생활이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책소개나 저자 소개를 읽은 사람이라면 이미 아는 바와 같이, 저자 타라 웨스트오버는 이 어려움 속에서도 최우수 학부생상을 받으며 대학을 졸업하고 케임브리지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는다.

이 과정이 담긴 회상록인 이 책을 통해서 저자 타라 웨스트오버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학문으로서의, 학업으로서의 교육만이 아니라는 것을 책을 읽으며 알 수 있었다.

배움으로 이전과는 달라진 저자의 이야기는 보통 '교육'하면 떠오르는 개념을 확장시킨다.

 그 순간까지 그 열여섯 살 소녀는 늘 거기 있었다. 내가 겉으로 아무리 변한 듯했어도 내가 학업 성적이 아무리 우수하고 내 겉모습이 아무리 많이 변했어도 나는 여전히 그 소녀였다. 좋게 봐준다 해도 나는 두 사람이었고, 내 정신과 마음은 둘로 갈라져 있었다. 그 소녀가 늘 내 안에 있으면서, 아버지 집 문턱을 넘을 떄마다 모습을 드러냈다.

 그날 밤 나는 그 소녀를 불렀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를 떠난 것이다. 그 소녀는 거울 속에 머물렀다. 그 이후에 내가 내린 결정들은 그 소녀는 내리지 않을 결정들이었다. 그것들은 변화한 사람, 새로운 자아가 내린 결정들이었다.

 이 자아는 여러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변신, 탈바꿈, 허위, 배신.

 나는 그것을 교육이라 부른다.


p.506-507

<배움의 발견> 책소개를 읽었을 때부터 나는 <길 위에서 하버드까지>라는 책이 떠올랐는데, 둘 다 미국을 배경으로 하며 공부하기에 어려운 환경에 있으면서도 노력해서 대학에 진학함으로써 이전에 자신이 속해있던 환경에서 벗어난 소녀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움의 발견>을 읽으면서 나처럼 <길 위에서 하버드까지>를 잘 읽었던 독자라면 이 책도 좋아할 거라, 반대로 <배움의 발견>을 잘 읽은 독자도 <길 위에서 하버드까지>를 좋아할 거라 생각했다.


저자 타라 웨스트오버의 삶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나의 삶과 많이 달랐는데,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을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기 때문에 책을 내려놓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읽어나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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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 출간 70주년 기념 갈리마르 에디션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정장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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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을 출판해주다니 그저 고맙읍니다...' 하면서 읽게 되는 책이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나 내용 측면에서나 만족스러워서 소장가치가 있는 이 <어린 왕자 : 출간 70주년 기념 갈리마르 에디션>이 그렇다.

2013년에 프랑스에서 출간된 책을 이번에 문예출판사에서 국내 출간했는데, 아름다운 외형을 가진 이 책은 구성도 탄탄하며 풍부한 자료들로 가득한 사랑스러운 책이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앞서 말한 대로 탄탄한 구성과 풍부한 자료들 덕분에 눈을 반짝거리면서 읽었다.


먼저 1부라고 할 수 있는 '어린 왕자의 탄생'에는 <어린 왕자>의 작가 앙투안 생텍쥐페리에 대한 정보와 <어린 왕자>가 만들어진 과정과 관련 자료, 그리고 지인들이 말하는 앙투안 생텍쥐페리와 관련된 일화들이 담겨있다.

첫 장을 읽으며 앙투안 생텍쥐페리라는 작가와 작품 <어린 왕자>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는데,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 막연히 가지고 있었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나는 앙투안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로 유명해졌으며 <어린 왕자>는 프랑스에서 가장 먼저 출간되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앙투안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를 출간하기 전에도 작가로서 그리고 비행기 조종사로서 유명해서 신문에 사진이 실리기도 했으며 <어린 왕자>는 프랑스가 아닌 1943년에 미국에서 가장 먼저 출간되었고 3년 뒤에서야 프랑스에서 출간되었던 것이다.

그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 때문이었는데, <어린 왕자>에 안투안 생텍쥐페리의 비행기 조종사 경험이 반영된 것을 알았을 때처럼 이런 <어린 왕자>가 만들어지던 때의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작품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나는 모든 일이 시작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사항들에 대해 내가 먼저 결정하길 강력히 원합니다. a) 그림들의 위치 b) 그림들의 크기 c) 꼭 컬러로 인쇄를 해야 할 그림들 d) 그림들에 삽입할 글들. 예를 들어 내가 '이 그림이 내가 그를 그린 그림들 중 가장 귀여운 그림이다'라고 썼을 때 난 내가 거기에 어떤 그림을 넣고 싶은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크게 그리고 싶은지, 작게 그리고 싶은지, 혹은 흑백으로 하고 싶은지, 색을 입히고 싶은지를. 또 그림만 그릴지, 아니면 글도 써 넣을지 등을 내가 알고 있다는 말입니다."


p.24-25

 "일이 그토록 지연된 것은 다름 아니라 그림 없이 글만 보낼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출판사 측에서는 내가 보낸 그림을 인쇄하는 데 무려 4개월이나 걸렸습니다(그만큼 내 그림들이 아름답다는 거겠죠.......)."


p.25

<어린 왕자> 표지에 그려진 그림과 삽화는 작가 앙투안 생텍쥐페리가 그린 것으로,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에 넣을 그림이 글과 조화를 이루도록 정성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만큼 <어린 왕자>에서 그림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래서 <어린 왕자>에 영감을 준, 앙투안 생텍쥐페리가 그린 데생과 수채화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생텍쥐페리가 직접 그린 그림들은 종이가 접혔던 자국, 잉크가 번진 자국 , 약간 탄 흔적까지 그대로 드러나있어 더 매력적이었다.

그 밖에도 앙투안 생텍쥐페리의 여러 사진들, 지인과 함께 하거나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양의 모델로 추정되는 강아지와 함께한 사진, <어린 왕자>를 집필했던 집 사진, 당시 <어린 왕자>의 광고판이나 계약서와 필사본, 초고 사진도 흥미롭게 보았다.




책 전체가 그런 느낌을 주었지만, 미출간된 한 장이라고, <어린 왕자> 책에 실리지 않았던 장면에 대해 읽을 때도 수많은 책이 쌓인 헌책방에서 희귀한 책을 발견한 듯한 짜릿한 느낌을 받았다.

다른 판본을 비교한 것도 흥미로웠는데, 당시 미국에서 삽화를 가져올 수가 없어서 프랑스에서 출간된 판본에는 앙투안 생텍쥐페리의 삽화가 아니라 그것을 잘 모방한 그림이 들어갔다는 것은 (그 책을 구매했던 사람이라면 서운할 일이겠지만 나에게는) 재미있는 뒷이야기였다.

그래도 다행히 나중에는 생텍쥐페리가 그린 삽화롤 교체되었다고 한다.


지인들이 말하는 앙투안 생텍쥐페리와 관련된 일화를 읽고 나면 2부로 삽화가 그려진 <어린 왕자> 본문을 읽을 수 있다.

나는 어렸을 때 <어린 왕자>를 읽은 이후로 오랜만에 다시 <어린 왕자>를 손에 들었는데, 어른이 되어 읽은 <어린 왕자>는 어렸을 때 읽었던 것과 퍽 다른 감상을 주었다.

<어린 왕자> 가장 앞에는 앙투안 생텍쥐페리의 친구 레옹 베르트에게 바치는 헌사가 있는데, 그 헌사부터가 나에게 진한 자국을 남기며 시작했다.

헌사 자체도 뭉클하지만 1부 '어린 왕자의 탄생'에서 반유대주의 정부가 들어서고 독일에 지배를 받는 프랑스에 유대인 친구 레옹 베르트를 두고 왔다는 이야기를 알게 되어서 더욱 그랬다.

이렇게 '어린 왕자의 탄생'을 읽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쌓고 <어린 왕자>를 읽게 된 것도 옛날에 읽었던 것과 다른 감상을 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어른이 되어서 읽은 <어린 왕자>가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이였을 때도 인상적으로 읽었기에 생텍쥐페리가 이 작품을 어른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아이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고민했던 것도 이해가 간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작품을 어른이었을 때와 아이였을 때 모두 읽어보기를 권한다.

레옹 베르트에게


나는 이 책을 어른에게 바친 데 대해 어린이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물론 내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이 어른은 이 세상에서 나와 가장 친한 친구인 것이다. 또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이 어른이 모든 걸, 어린이들을 위한 책들까지도 모두 이해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이유도 있는데, 지금 프랑스에 사는 이 어른이 굶주리고 추위에 떤다는 것이다. 그는 위로받아야 할 처지다. 그래도 이 모든 이유가 다 부족하다면 이 어른이 아니라 옛날 어린 시절의 그에게 이 책을 바치기로 하겠다. 어른들은 누구나 다 처음엔 어린아이들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면 이제 이 헌사를 다음과 같이 고쳐 써야겠다.


어린 소년이었을 때의

레옹 베르트에게


p.96

<어린 왕자>를 다 읽고 나면 3부로 '어린 왕자 읽기'가 나온다.

'어린 왕자 읽기'에서 여러 스케치와 데생 등 그림과 사진 자료가 함께한 <어린 왕자> 작품 해설과 다른 사람들의 <어린 왕자> 독후감을 읽고 내가 <어린 왕자>를 읽으며 느꼈던 감상과 떠올렸던 생각을 비교해보기도 하면서 <어린 왕자>를 더 깊고 넓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에 기존에 <어린 왕자>를 읽었더라도 이 책으로 다시 한번 읽어보기를 바란다.


마지막에는 미주가 위치해있다.

앞서 이 책을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눴는데, '어린 왕자의 탄생', '어린 왕자', '어린 왕자 읽기'까지가 본문이지만 나는 '미주'까지 포함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정보성 주(주석)는 각주를 선호하고 미주는 출처나 참고자료가 적혔을 때 외에는 선호하지 않지만, 옮긴이의 친절한 주에 담긴 풍부한 정보를 보고는 이 책의 주는 미주여야 한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본문을 읽었을 때와 비슷하게 감동받았기 때문이다.


본문부터 수록된 사진과 그림 자료는 물론이고 주까지 정성이 들어갔다는 것을 보여주며 감동을 주는 책이다.

<어린 왕자>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말할 것도 없이 큰 선물이 될 책이고, <어린 왕자>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도 읽어본 사람도 이 책으로 <어린 왕자>를 더 깊고 폭넓게 감상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새해 초부터 이런 책을 만나다니, 올해 책 읽기는 시작부터 느낌이 좋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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