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 행성 조사반, 북극곰의 파업을 막아라 - 기후 붕괴 현장에서 마주친 인간과 비인간동물들
남종영 지음, 불키드 그림 / 한겨레출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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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라팍런에서 시작된 기후 이야기


프로야구 삼성 팬들을 긁는 말이 있다.


‘라팍런’


라이온즈 파크 외야가 짧아서 다른 구장에서는 뜬공으로 끝날 타구가 여기서는 홈런이 된다는 농담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농담을 아주 진지하게 뒤집는다.


문제는 구장이 아니라 기온이라고. 대프리카라 불리는 대구의 더운 공기, 기후 위기로 달라진 조건이 공의 비거리를 바꾸고 있다는 이야기다.

웃자고 던진 말을 다큐로 받는 것도 모자라 이왜진이 되어버린 기후 위기의 실상.

이 책은 이렇게, 일상의 사소한 농담 하나가 진짜로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들려주며 우리를 끌고 간다.



2. 엉망진창 행성 조사반, 사건의 중심에는 ‘비인간’이 있다


<엉망진창 행성조사반 북극곰의 파업을 막아라>는 최신 기후 이슈를 다루지만 방식은 독특하다.

다른 곳에서 늘 보이는 숫자 대신 에피소드는 사건 파일 형식으로

인간뿐 아니라 닭, 북극곰, 명태 같은 비인간 존재들이 제보자이자 증인으로 등장한다.


북극의 바다얼음이 줄어들며 사냥터를 잃은 북극곰, 수온 상승으로 자취를 감춘 명태, 서늘한 기후를 잃어버린 사과까지.

이들은 모두 인간의 편리함이 남긴 흔적 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존재들이다.


1979년 이후 매년 제주도 42개 면적에 해당하는 북극의 바다얼음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 사건 개요로 시작하는 북극곰의 다이어트 이야기.

얼핏 가볍게 들리지만 읽다 보면 저자의 절박함이 느껴진다.


그가 얼마나 쉬운 이야기들을 하면서까지 우리에게 들려줘야 했던 기후 위기의 진짜 문제는

이것이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이젠 우리의 식탁, 우리의 동네, 우리의 일상 한가운데에 이미 들어와 있다는 점이다.



3. 기후 위기는 ‘현상’이 아니라 ‘구조’다


이 책은 나가가 기후 위기를 단순한 자연재해나 과학 문제로 축소하지 않는다.

투발루가 그렇다.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나라.

하지만 저자는 한 번 더 묻는다. 정말 그 비극은 기후 때문이기만 한가.


산업도 자원도 없는 나라, 오래전부터 이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청년들,

그리고 ‘2050년 투발루 소멸’이라는 자극적인 이미지 소비.

여기에는 기후 위기 위에 덧씌워진 불평등한 자본 구조와 정치의 문제는 가뜩이나 가라앉는 투발루를 소멸로 몰아가고 있다.


그린워싱 사례도 마찬가지다.

‘저탄소 소’를 내세운 육류 기업의 광고는 어쩌면 친환경의 탈을 쓴 기만에 가깝다.

스파 브랜드가 내세우는 재활용 캠페인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이러한 기만은 재생 에너지조차 피해 가기 힘들다.

풍력 발전소 건설로 삶의 터전을 잃는 순록과 원주민의 이야기는 우리가 너무 쉽게 ‘옳다’고 말해온 선택들을 다시 보게 만든다.



4. 1.5도 이후의 세계, 절망 말고 다른 상상


이미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6도 상승했다고 한다.

1.5도를 넘기지 말자고 세계가 한 약속은 이미 깨졌고, 티핑 포인트는 넘어섰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멸망뿐일까.

이 책은 그 질문 앞에서 과도한 비관도, 근거 없는 낙관도 경계한다.

인류는 과거 더 뜨거운 지구에서도 살아남았고, 문제는 ‘끝’이 아니라 ‘어떻게 적응하고 전환할 것인가’에 있다.


에필로그에 그려진 2100년의 세계는 암울하지만 동시에 희미한 가능성을 남긴다.

기술 중심의 해결이 아니라 생태계 복원과 연대, 가난한 나라와 비인간 존재의 권리를 먼저 고려하는 느린 전환.

그 변화는 거창한 영웅담이 아니라, 서로를 돌보는 선택에서 시작된다.



5. 공감과 연대, 기후 문해력이 남기는 것


이 책이 말하는 핵심은 분명하다. 기후 위기를 이해하는 힘, 즉 기후 문해력은 숫자를 외우는 능력이 아니라 구조를 읽고 타인의 자리에 서보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엉망진창인 행성 위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묻는다. 그 엉망진창 속에서 우리는 어떤 편에 설 것인가.


북극곰의 파업을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어쩌면 더 많은 기술이 아니라, 더 많은 공감일지도 모른다.

책장을 덮고 가만히 생각해 보라.


우리가 웃고 넘겼던 말들 뒤에 어떤 온도가 숨어 있는지, 어제 지나친 나의 발걸음 아래로 어떤 생이 밀려나고 있는지..

지금 이 행성의 조사반이 되어야 할 차례는 어쩌면 우리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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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과 삶 사이에서
조형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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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또 한겨레다


읽다가 헛웃음이 나왔다. 뭐랄까. 한겨레 책을 읽다 보면 반드시 만나게 되는 카테고리가 있다,

그건 내가 예전에 그토록 살고 싶었고 쓰고 싶었던 글. 나의 청춘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때 미쳐 살았던 세계였다.

난생처음 걸린 A형 독감으로 집에 격리되어 할 수 있는 거라곤 읽고 쓰는 것밖에 없던 막다른 골목에서 이 책을 만났다.

책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을 거절할 수 있었다면 거절했을까. 잘 모르겠다.


<앎과 삶 사이>에서는 그렇게, 내가 한동안 멀찍이 떨어져 두었던 질문을 다시 내 앞으로 끌어당겼다. 알고 있는 것과 살아내는 것 사이의 거리,

정의를 말해왔던 언어와 지금의 나 사이의 어색한 침묵 같은 것들.

내 헛웃음 뒤에는 오래 묵은 마음의 찌꺼기 같은 게 남아있다.

그리고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지점을 비켜 가지 않았다.



2. 어중간한 사람들


이 책이 가장 집요하게 붙드는 존재는 ‘악인’도 ‘영웅’도 아니다. 저자가 반복해서 호출하는 건 늘 ‘어중간한 사람들’이다.

법을 지키며 자기 이해를 추구하고, 대체로 무해하고 선한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 다수의 얼굴들. 바로 우리다.

조형근은 거악과 구조를 비판하면서도, 그 구조가 유지되는 데 기여하는 개별 행위자로서의 소시민을 끝까지 놓지 않는다.

그리고 저자 본인 또한 “이런 세상을 만든 데 나의 기여분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고백한다.

그래서 불편하다. 동시에 너무 정확해서 외면하기 어렵다.


이 책은 누군가를 죄인으로 몰아붙이기보다, 책임의 결을 세밀하게 나눈다. 모두의 책임이라는 말이 결국 아무의 책임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저자는 다시 ‘작은 개인들’을 정치적 주체로 호명한다. 독일에서 나치가 등장했고, 1987년 군부 독재가 무너졌으며, 2024년의 내란이 막혔던 이유를 그는 이 ‘어중간한 사람들’의 선택에서 찾는다.



3. 앎과 삶은 다르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자.


책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매체와 개인 SNS에 발표된 글을 묶은 칼럼집이다.

그래서 책은 늘 구체적인 장면에서 출발한다.

집, 가족, 이웃, 마을, 친구, 그리고 동시대를 통과한 사건들. 세월호와 이태원, 미얀마와 팬데믹, 산재 사고와 내란 이후의 광장까지.

다만 저자는 언제나 한 발 더 들어간다. 사건을 소비하지 않고 구조만 탓하지 않으며, 그 안에서 ‘나’의 위치를 다시 묻는다.


읽다 보면 저자는 '글은 자신의 삶보다 정의로워서 쓰기 어렵다'고 몇 차례 고백한다.

나도 그랬다. 말은 언제나 삶보다 앞서 있었고, 그 말에 미치지 못하는 나의 일상은 늘 어딘가 비겁해 보였다.

이 책은 그 간극을 없애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 간극 앞에 고민하는 이가 나뿐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해주었다.

그렇다고 쓰는 걸 멈추어야 할까.

삶보다 정의로운 글 때문에 때로 민망하고 부끄러울 때도 많지만,

그 민망함을 걱정하는 마음이 또 나를 잘 살게 하기도 한다.

저자는 마치 내게 그 '삶'을 포기하지 말라고 하는 듯했다.



4. 어떻게 살아야 할까


책의 마지막은 결국 이 질문으로 돌아온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거창한 해답은 없다.

대신 저자는 냉소로 물러서지 말자고, 죄책감과 화해하는 데서 멈추지 말자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내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만 진보적인’ 태도가 얼마나 많은 문제를 방치해왔는지를 짚으면서도,

변화의 가능성은 여전히 ‘작은 사람들’에게 남아 있다고 믿는다.


조형근의 글은 불편하지만 차갑지 않고, 비판적이지만 쉽게 단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은 누군가를 각성시키기보다는, 스스로를 조금 더 오래 들여다보게 만든다.

앎과 삶 사이에서 자꾸만 중심을 잃는 사람에게, 이 책은 정답 대신 질문을 건넨다.

그리고 그 질문을 끝까지 붙들고 있는 사람들이 이 세상 어딘가에 우리와 함께 존재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확인시켜 준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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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너는 더 강한 사람 - 어차피 지나고 나면 먼지 같은 일이야
김묘정 지음 / 필름(Feelm)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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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살아내야 했던 사람의 기록


이 책은 '잘 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끝까지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썼던 사람의 기록이다.

우리는 흔히 저자를 ‘마이오헤어 원장’,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AthanBe 대표’라는 말로 요약한다.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업가, 자수성가의 아이콘 같은 수식어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표면적인 성취를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자리에 오기까지, 아니 그 자리에 오르지 못할 것 같던 수많은 날들을 이야기한다.


이 에세이는 불운한 어린 시절, 관계에서 받은 상처, 반복되는 불안과 이별을 지나온 한 사람의 삶을 담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과거를 감동적으로 포장하거나 눈물겨운 서사로 끌어올리지 않는다.

하지만 말한다. 그 시간들은 분명 힘들었고, 버거웠고, 자주 무너졌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끝내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고.


이 책에서 말하는 ‘강함’은 타고난 성격도, 특별한 능력도 아니다. 잘 해내지 못해도 오늘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 그거다.



2. 어느 날 갑자기는 없고, 매일만 남는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은 분명하다. ‘어느 날 갑자기는 없다.’ 우리는 종종 인생을 바꿀 결정적인 순간을 기다린다.

단번에 상황을 뒤집어 줄 기회, 모든 걸 해결해 줄 사건을 상상한다.

하지만 김묘정은 그 환상을 단호하게 걷어낸다. 그의 삶을 바꾼 것은 기적 같은 하루가 아니라, 수없이 반복된 평범한 하루들이었다고 말한다.


오늘을 버티고, 내일을 또 살아내고, 그렇게 쌓인 시간들이 결국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사실 이 이야기는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잘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당연한 이야기를, 실제로 살아낸 사람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그래서 공허하지 않고, 쉽게 흘려보낼 수 없게 만든다.



3. 강해진 것이 아니라, 나를 버리지 않았을 뿐


저자는 ‘강해지는 법’ 대신에 ‘스스로를 버리지 않는 법’을 이야기한다.

외로움과 두려움, 자기부정의 시간을 통과하며 배운 교훈이 그것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때의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말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그 힘겨운 삶을 통과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증언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은 자기 계발서처럼 행동 지침을 나열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이렇게 하면 강해진다는 공식도 없다. 대신 독자에게 이렇게 묻는 것 같다.

지금의 당신은 오늘의 당신을 버리지 않고 있는지. 충분히 힘들어하면서도, 그래도 한 걸음은 내딛고 있는지.



4.여전히 진행 중인 이야기


<생각보다 너는 더 강한 사람>이 특별한 이유는, 이 이야기는 지금도 이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극복 완료’ 상태로 정리하지 않는다.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고민하고, 여전히 꿈을 꾸고 있는 사람으로 자신을 남겨둔다.

그래서 이 책은 성공한 사람의 회고록이 아니라, 지금도 길 위에 있는 사람이 건네는 응원처럼 읽힌다.


프롤로그에서 말하듯, “내가 나를 믿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를 믿어주지 않는다”는 문장은 그래서 더 무겁다.

이 문장은 이미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보다, 지금 겨우 하루를 버텨낸 사람에게 더 깊이 닿는다.

오늘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에도, 사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오늘을 지나왔다는 사실을 이 책은 조용히 상기시킨다.



5.오늘을 살아낸 사람에게


이 책은 가만히 앉아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잘 해내지 못해도, 그래도 매일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이야기다.

좌절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 하루를 버텨낸 사람에게, 원하는 목적지를 향해 여전히 걸어가고 있는 사람에게,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만큼 무너진 사람에게 이 책은 말한다.


이미 충분히 잘 버텨왔다고.

그리고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라고.


복지관에서 이런저런 봉사활동을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 한 번쯤은 마주칠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사인 크게 받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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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지능 - AI 시대_ 질문, 경험, 실행으로 뇌를 설계하다
김상균 지음 / 북스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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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쓴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한 게 아니다.

예전에는 검색을 통해 알 수 있던 작은 질문들부터,

보고서를 정리하고, 문장을 다듬고,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일까지 AI는 일상의 도구가 되었다.


그렇게 모든 영역에서 많은 AI 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이제는 어떤 AI 툴을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옳으냐는 AI 리터러시라는 단어도 생길 판이다.

김상균의 <두 번째 지능>은 바로 이 지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모두가 AI를 사용하시는 시대에, 그 AI 앞에 인간은 과연 어떤 상태인가라는 것이다.


따라서 책은 남들이 다 하는 기술의 발전사를 정리하거나 최신 툴을 나열하지 않는다.

대신 AI라는 존재가 단시간에 인간의 사고방식, 학습 태도, 일의 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하나씩 설명하고

이제 인간은 어떻게 이들과 함께 지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AI를 설명하지만 결국 저자는 그 앞에 선 인간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1. ‘두 번째 지능’이라는 개념


저자가 말하는 두 번째 지능은 인간이 가진 첫 번째 지능,

즉 경험과 직관, 맥락을 읽는 능력 위에 AI라는 외부의 사고 체계가 덧붙여진 상태를 가리킨다.


사실 AI는 인간의 사고를 대신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실제로 인간이 질문을 던진 만큼만 사고한다.

즉 AI는 인간이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도구일지도 모른다는 거다.


그래서 AI는 능력을 평준화하기보다 차이를 증폭시킨다.

질문할 줄 아는 사람은 더 깊이 들어가고 사고의 구조를 가진 사람은 더 멀리 확장한다.

반대로 생각 없이 쓰는 AI는 생각 없는 결과만 반복할 뿐이다.

이 책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이 부분이다.



2. 생산성 담론을 넘어 삶의 방향을 묻다


사실 비슷비슷한 AI 이야기들 사이에서 <두 번째 지능>이 좋았던 이유는 AI를 생산성의 도구로만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AI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진 건 이제 모두가 아는 상식의 영역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효율이 높아진 이후의 세계를 묻는다.

AI 덕분에 시간이 남는다면, 우리는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더 많은 일인가, 더 빠른 성과인가, 아니면 더 인간적인 선택인가.


AI는 일의 방식을 바꾸고 그 변화는 결국 삶의 구조를 바꾼다.

이 책은 이 부분에서 진짜 질문을 우리에게 하고 있다.


이 두 번째 지능은 이미 우리 곁에 왔고,

우리는 생산성이 월등해진 시대의 초입에 서 있고 더 고도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계속 달려 생산성을 우주 끝까지 보낼 것인지

혹은 일은 두 번째 지능에서 할애하고 우리의 삶을 찾을 것인지를 우리에게 묻는다.



3. AI를 쓴다는 것의 의미


책의 마지막 장에 저자는 AI를 활용하는 이들이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4가지 정도로 요약한다.


첫째, 미뤘던 일을 AI로 시작해 보는 선택이고,(Start)

둘째, 잘 못한다고 믿었던 영역에 AI와 함께 다시 도전해 보는 용기이며,(Try)

셋째, 이미 잘하던 활동을 더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전략이고,(Amplify)

넷째, 효율화로 절약한 시간을 다른 가치에 재배치하는 결정이다.(Recover)


그는 이를 줄여서 STAR라고 부른다.

어떤 이는 이 넷 중 하나 정도로만 활용하고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이 네 가지 모두를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넷 중 무얼 하던 우리는 '성장'이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혼자 하거나 비싼 수업료를 내고 해야했던 일들을 이제는 AI가 쉽게 도와주는 시대에 이르렀다.

저자는 이 STAR를 잘 조합하여 디자인하고 살아갈 때 진짜 우리 삶은 바뀔 거라고 확신한다.



4. AI와 함께 성장하다


결국 저자는 AI 시대에 인간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바뀌고 있음을 짚어낸다.


AI 시대에 중요한 것은 더 빨리 처리하는 능력이 아니라 더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다.

더 많은 정보를 아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중요한지를 가려내는 것이다.


그리고 AI와 함께 성장한다는 것은 기술에 앞서 나가는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라,

기술 앞에서도 인간으로 남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챗지피티가 처음 등장한지 이제 5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그간 우리 삶은 무섭게 바뀌었다.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마주하게 될까? 그리고 그 미래에 우리는 어떤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어떻게 생각하면 꽤 무거운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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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정본 C. S. 루이스 클래식
C.S.루이스 지음, 김선형 옮김 / 홍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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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의 이야기


어느 날 인스타를 보다 우연히 들은 김창옥의 이야기에 20년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손에 들게 했다. 그는 C.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 나오는 구절. "인간에게 가장 멋진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돕되, 내일부터 하게 하라"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었다. 정말 그랬다. 20년 전에도 그랬는데 살아보니 저 이야기가 얼마나 우리에게 두려운 이야기인지 알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내일을 현실로 만드는 법을 알지 못한다. 이끌리듯 20년 만에 책장을 펴며, 나는 다시 한번 악마의 편지 속에서 나를 비추는 삶의 질문을 마주했다.



악마의 편지, 인간을 비추는 거울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숙련된 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신참 조카 웜우드에게 보내는 31통의 편지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출판사 홍성사는 이 책을 "정본 C.S. 루이스 클래식" 시리즈의 첫 번째 권으로 재출간하며, 노련한 악마의 조언을 통해 인간 본성과 유혹의 본질을 통찰하는 작품으로 소개한다. 실제로 1942년 출간된 이래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이 책은 "여전히 신선하고 반짝거린다"는 평을 받는다. 인간의 일상과 생각 하나하나가 영혼의 운명을 가르는 전쟁터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책은 경쾌한 유머와 날카로운 비유 속에 삶과 신앙의 깊은 본질을 담고 있다.



"유혹자의 안내서"


처음 읽었을 때는 복잡한 악마의 시점과 역전된 언어("우리 아버지"는 곧 사탄이라는 혼란스러움)에 당황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후 돌아보니, 루이스의 의도는 명확해 보인다. "유혹자의 안내서"라 불리는 이 책은 어떻게 인간을 교묘히 속이고 신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지를 보여주는가 하면, 그것이야말로 독자를 깨우는 메시지라고 평했다. 이제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는 "종교 풍자의 걸작"으로 유혹과 구원의 이야기를 그린다.



첫독과 재독 사이에서


나 또한 첫 독서와 재독 사이의 나를 돌아본다. 20대의 내가 스크루테이프의 유쾌한 아이러니에 심취했다면, 지금의 나는 글자마다 배어 있는 진지한 통찰에 소름이 돋기도 했다. 어쩌면 처음과 다시 읽은 사이의 차이는 책이 아니라 나의 변화일지도 모르겠다.

20년, 졸업을 하고 직장 생활을 하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동안 나는 사람들의 위선과 자기합리화를 뼈저리게 보았고, 그것은 스크루테이프가 지적한 인간 심리의 묘사와 놀랄 만큼 닮아 있었다. 어린 날에는 감히 상상할 수 없던 조직의 이면까지도 이제는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스크루테이프의 직언, "우리의 가장 큰 협력자 중 하나가 교회다"라는 말은 뼈아프게 공감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신이 필요하다


스크루테이프는 "인간은 교만하고 자기중심적이며, 아주 작은 것에 정신이 팔려 인생을 허비할 수 있는 허무하고 연약한 존재"라고 진단한다. 또한 인간은 "하나님의 영광을 직접 볼 수 없고, 몸의 상태가 영혼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옳다. 인간은 그런 존재다. 하나님의 영광을 볼 수 없고 하루의 컨디션에 따라 나의 오늘을 망쳐버릴 수 있는 존재. 역설적으로 그렇기에 우리는 하나님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에 집중할 때 하찮아지는 삶의 문제들이 있다. 우리는 주로 그것들에 집중하며 오늘을 보내지만 살아본 후에 우리는 그것들이 얼마나 지엽적인 문제였는지 깨닫게 된다. 인간은 그런 존재다.



오늘의 선택이 영원을 만든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며 깨달은 것은 이런 약할 때의 인간이 하는 순간의 선택이 결국 영원에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악마가 가르치는 유혹의 기술도 결국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지를 묻는 거울이다.

당신은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들이 내게 건넨 질문들을 들어볼 용기가 있는가?

가장 멋진 계획을 세워두고 내일로 미루고 있진 않은가.


"인간에게 내일은 없다"는 이 우스꽝스런 조언은, 어쩌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경고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오늘, 당신은 어떤 새로운 계획으로 지금 행동할 것인가?를 C.S 루이스는 우리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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