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각보다 너는 더 강한 사람 - 어차피 지나고 나면 먼지 같은 일이야
김묘정 지음 / 필름(Feelm) / 2026년 1월
평점 :
1. 살아내야 했던 사람의 기록
이 책은 '잘 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끝까지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썼던 사람의 기록이다.
우리는 흔히 저자를 ‘마이오헤어 원장’,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AthanBe 대표’라는 말로 요약한다.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업가, 자수성가의 아이콘 같은 수식어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표면적인 성취를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자리에 오기까지, 아니 그 자리에 오르지 못할 것 같던 수많은 날들을 이야기한다.
이 에세이는 불운한 어린 시절, 관계에서 받은 상처, 반복되는 불안과 이별을 지나온 한 사람의 삶을 담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과거를 감동적으로 포장하거나 눈물겨운 서사로 끌어올리지 않는다.
하지만 말한다. 그 시간들은 분명 힘들었고, 버거웠고, 자주 무너졌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끝내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고.
이 책에서 말하는 ‘강함’은 타고난 성격도, 특별한 능력도 아니다. 잘 해내지 못해도 오늘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 그거다.
2. 어느 날 갑자기는 없고, 매일만 남는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은 분명하다. ‘어느 날 갑자기는 없다.’ 우리는 종종 인생을 바꿀 결정적인 순간을 기다린다.
단번에 상황을 뒤집어 줄 기회, 모든 걸 해결해 줄 사건을 상상한다.
하지만 김묘정은 그 환상을 단호하게 걷어낸다. 그의 삶을 바꾼 것은 기적 같은 하루가 아니라, 수없이 반복된 평범한 하루들이었다고 말한다.
오늘을 버티고, 내일을 또 살아내고, 그렇게 쌓인 시간들이 결국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사실 이 이야기는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잘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당연한 이야기를, 실제로 살아낸 사람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그래서 공허하지 않고, 쉽게 흘려보낼 수 없게 만든다.
3. 강해진 것이 아니라, 나를 버리지 않았을 뿐
저자는 ‘강해지는 법’ 대신에 ‘스스로를 버리지 않는 법’을 이야기한다.
외로움과 두려움, 자기부정의 시간을 통과하며 배운 교훈이 그것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때의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말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그 힘겨운 삶을 통과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증언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은 자기 계발서처럼 행동 지침을 나열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이렇게 하면 강해진다는 공식도 없다. 대신 독자에게 이렇게 묻는 것 같다.
지금의 당신은 오늘의 당신을 버리지 않고 있는지. 충분히 힘들어하면서도, 그래도 한 걸음은 내딛고 있는지.
4.여전히 진행 중인 이야기
<생각보다 너는 더 강한 사람>이 특별한 이유는, 이 이야기는 지금도 이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극복 완료’ 상태로 정리하지 않는다.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고민하고, 여전히 꿈을 꾸고 있는 사람으로 자신을 남겨둔다.
그래서 이 책은 성공한 사람의 회고록이 아니라, 지금도 길 위에 있는 사람이 건네는 응원처럼 읽힌다.
프롤로그에서 말하듯, “내가 나를 믿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를 믿어주지 않는다”는 문장은 그래서 더 무겁다.
이 문장은 이미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보다, 지금 겨우 하루를 버텨낸 사람에게 더 깊이 닿는다.
오늘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에도, 사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오늘을 지나왔다는 사실을 이 책은 조용히 상기시킨다.
5.오늘을 살아낸 사람에게
이 책은 가만히 앉아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잘 해내지 못해도, 그래도 매일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이야기다.
좌절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 하루를 버텨낸 사람에게, 원하는 목적지를 향해 여전히 걸어가고 있는 사람에게,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만큼 무너진 사람에게 이 책은 말한다.
이미 충분히 잘 버텨왔다고.
그리고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라고.
복지관에서 이런저런 봉사활동을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 한 번쯤은 마주칠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사인 크게 받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