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주식 투자법 - 3,000만 원으로 시작해 5년 만에 10억 만드는
kenmo(쇼난 투자 스터디) 지음, 이정미 옮김 / 이레미디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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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이 붙으면 달라지는 이야기


마이너스 8%가 되면 손절하라. 이런 규칙을 그냥 보면 어렵지 않아 보인다. 정해놓은 기준에 도달하면 사고 또 팔면 된다. 그런데 그 숫자 옆에 내 돈이, 그것도 큰돈이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조금만 기다리면 올라갈 것 같고, 지금 팔면 본전도 못 찾을 것 같다. 이내 주식을 처음 시작하며 세운 원칙은 사라지고 만다. 이번만, 오늘만, 본전까지만.


쇼난 투자 스터디를 이끄는 kenmo의 <초고속 주식 투자법>은 크게 보면 이런 투자 규칙에 관한 이야기다. 그런데 이대로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책 제목부터 기대는 크다. 3,000만 원으로 시작해 5년 만에 10억을 만든다니. 월급을 모아서는 좀처럼 닿을 것 같지 않은 금액을 보자면 마음이 급해진다. 더군다나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 증시가 크게 오르지 않았던가. 언제나 나만 돈 못 번 슬픈 이야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마음을 굳게 먹고 책을 편다.



나도 가능한 투자법


저자는 회사에 다니며 모은 300만 엔을 종잣돈으로 투자해 5년 만에 1억 엔을 만들었다고 한다. 책은 그 과정에서 사용한 방법을 자산이 늘어나는 순서에 따라 소개한다. 다만 그가 해냈다고 해서 나도 해낼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이건 나뿐 아니라 꽤 많은 투자자가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


그가 제시하는 주요 방법은 신고가 돌파 투자, 주주 우대 수급 투자, 결산 모멘텀 투자, 중소형주 중장기 투자다. 신고가를 경신하는 주가의 흐름을 따라가기도 하고, 일본의 주주 우대 제도와 관련된 수급이나 기업의 실적 발표를 살피기도 한다. 자산 규모와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방법을 조합한다.


신고가 돌파 투자: 기존 고점을 넘어선 종목을 사서 상승 흐름이 이어질 때 수익을 얻는 방법.

주주 우대 수급 투자: 일본의 주주 혜택을 받으려는 매수 수요가 몰리는 시기를 활용해 매매하는 방법.

결산 모멘텀 투자: 좋은 실적 발표를 계기로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활용하는 방법.

중소형주 중장기 투자: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형 기업을 골라 기업의 성장과 함께 수익을 기대하는 방법.


맞다. 우리 같은 일반인이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방법의 이름을 이해하는 것과 실제로 종목을 골라 매수하고 매도하는 것은 다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내가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인지부터 골라내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마이너스 8%에서 팔아라


그중 내 눈길이 가는 것은 신고가 돌파 투자에서 제시하는 손절 원칙이다. 책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마이너스 8%일 때 손절’을 철저히 지킨다.


이미 오른 주식을 사서 더 오르기를 기대한다면, 예상이 틀렸을 때 빠져나올 기준도 있어야 한다. 얼마를 벌겠다는 기대에는 어디까지 손실을 받아들이겠다는 약속도 함께 놓여야 한다. 모든 종목에서 딸 수는 없으며, 적게 잃고 많이 벌어서 전체 수익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늘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팔고 나서 다시 오르면 괜히 팔았다는 생각이 들고, 팔지 못한 채 손실이 커지면 그때의 내가 그렇게나 원망스럽다. 그때마다 기준을 바꾼다면 처음 세운 계획은 이내 쓸모없어진다. 이 책의 규칙들을 보며 생각해야 하는 게 바로 그 부분이다. 돈을 벌든 잃든 나는 정한 규칙대로 움직일 수 있을까. 이걸 스스로 약속하는 건 투자에서 꽤나 중요하다.


물론 이 책의 규칙을 지킨다고 수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일본의 주주 우대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을 한국 주식에 그대로 옮기기도 어렵다. 투자하는 시장도 다르고, 기업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과 이해의 깊이도 다르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저자는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투자했을까. 책과 별개로 좀 찾아봐야겠다.



구조대를 기다리며


2026년 상반기의 불장을 지켜보며 벼락거지가 된 것 같은 마음을 느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뒤늦게 뛰어들었다가 하닉 200층, 삼전 30층에서 구조대를 기다리는 심정이 된 사람도 있을 테고. 주가가 오를 때는 나만 못 버는 것 같았는데, 돌아보니 나만 잃은 것 같은 기분이다.


급하게 들어와 이 사달이 난 이들에게 이 책이 어느 정도 길잡이가 되면 좋겠다. 이제까지는 남들 따라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앞으로는 적어도 왜 사는지, 언제 팔 것인지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테니까. 다만 이 책 한 권을 읽고 투자금까지 늘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투자란 기본적으로 없어도 되는 돈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히는 손실이 생겨도 생활비와 꼭 필요한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아깝지 않은 돈이 어디 있겠나. 하지만 아까운 것과 당장 생활이 안 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아이를 키우고 가족의 생활을 이어가야 하는 이들에게 영끌은 아무래도 위험해 보인다.


저자도 모아둔 종잣돈으로 투자를 시작했고, 이후 월급을 추가로 넣지 않았다고 한다. 그 대목에서 나는 생활비를 구분하는 일의 중요성을 생각한다. 수익의 크기도 중요하지만, 생활에 필요한 돈을 따로 두는 결단과 지혜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 매매 전 가장 먼저 세워야 할 규칙일지도 모르겠다.


투자가 우리 삶을 좌지우지하게 그냥 두지는 말자.


나도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은 있다. 이 책의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배워보고도 싶다. 그래서 괜히 또 주식시장을 기웃거려 본다.


언제쯤 쉬 여기 들어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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