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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은 느리고 마음은 바쁜 아이를 키웁니다 - 자폐스펙트럼, ADHD, 특별한 아이를 키우는 기쁨과 슬픔
정소연 지음 / 온더페이지 / 2025년 5월
평점 :
자폐스펙트럼의 아이를 키운다는 건 어떤 일일까?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감히 말해서는 안 될 것이지만 사실 나는 상상하기조차 버거운 일이다.
사회복지라는 환경 속에 살면서 이런 케이스를 워낙 많이 접해온 탓일지도 모른다.
그랬다. 책을 읽으면서 지난 15년 동안 내 곁을 지나간 수많은 다온이와 다온이 엄마, 아빠와 첫째 다준이 막내 다겸이가 떠올랐다.
아무것도 모르는 총각 사회복지사 앞에서 고단한 삶을 털어놓으며 결국은 안고 엉엉 울어버리고 말았던 수많은 다온이 엄마와 아빠.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늘 한걸음 떨어져 있던 수많은 다온이들,
그리고 학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복지관 공부방을 찾아온 다준이와 다겸이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갑자기 그 아이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올라 눈물이 왈칵 날 것 같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요즘은 정은혜 작가처럼 자폐를 가진 화가도, 배우도 있고 인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녹록찮다.
여전히 감당 안 되는 치료를 위해 부모 둘 중 하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가계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아직 어리광을 부리고 사랑받아 마땅한 형제들은 양보를 먼저 배워야 한다.
더 답답한 건 이 삶이 언제 끝날지, 아니 끝나기는 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책 속에서도 나오지만 엄마 아빠도 나름의 꿈이 있었고 사랑하는 서로와 함께라면 꿈꾸며 살 수 있을 줄 알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른 길 위다.
이 책이 고마운 건 장애 아동의 만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온이를 둘러싼 엄마와 아빠, 그리고 다준이와 다겸이의 마음까지 나아가 다온이를 둘러싼 어린이집과 치료사 선생님의 마음까지 엄마는 다온이의 세상을 세심히 들여다본다.
바라기는 이 책이 더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그리고 정말로 바라기는 1회에 40분 10만 원씩 하는 치료비에 관한 것부터 장애 아동을 둔 가족이 포기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에 대한 논의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루어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