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읽는 세계사 - 하트♥의 기원부터 우주로 띄운 러브 레터까지 1만 년 역사에 새겨진 기묘한 사랑의 흔적들 테마로 읽는 역사 10
에드워드 브룩 히칭 지음, 신솔잎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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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은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투자 소득으로 살고 있기 때문인지 학자들이 쓴 책이나 통찰력을 배울 수 있는 책을 주로 읽고 있었다. 이런 스타일의 책은 흥미로움으로 재미를 주는 책도 있지만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지루함을 참아야 하는 책들도 많다. 그 때문인지 사랑을 주제로 하는 세계사라는 이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책의 표지 색깔도 빨간색이고 제목이 주는 느낌도 있고 그래서 로맨스가 가득한 세계사인가? 따듯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역사적 사실과 저자의 상상력이 함께하는 문학 같은 세계사인가?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런 기대하고는 사뭇 다르다. 역사적 환경에 충실한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사랑의 역사라고 해야 할까?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이 두개가 있는데 사기매춘이다. 이것이 가장 오래된 직업이 된 이유는 인간이라면 거역할 수 없는 본능적이기 때문인데 그래서 재미있는 소재거리가 되기도 한다. 역시 사랑도 이런 본능이고 이 책은 본능적인 역사적 사건을 다룬다. 그래서 재미가 있다. 당초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재미가 있다.





 사랑도 일종의 생물학적 경제 행위로 볼 수도 있는데, 여기에는 감성(본능)과 이성 사이에서 최대 만족이라는 트레이드 오프가 형성이 된다고 난 생각을 한다. 지금이야 법과 질서가 잘 지켜지는 안전한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목숨 또는 인생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무엇인가를 트레이드 오프에 걸지는 않는다(물론, 진화의 흔적은 무시할 수 없어서 허세 부리다가 경제적 재앙을 마주하는 사람도 적지 않게 있지만……). 책에서 나오는 파경에 이른 부부의 목숨을 건 결투(그 시대에는 당연히 국가에서 인정한 제도), 아내 경매, 간통으로 걸리면 피해보상으로 둘째 부인을 사서 해결하는 등은(요즘 세상에 만약 이런 제도가 있으면 은근히 피해보상 받고 싶은 남자들이 꽤 있을 것 같다) 요즘 세상에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 때의 세상은 걸핏하면 폭력으로 해결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 중 하나였던 문화였기에 현실하고 다른 이런 부분들이 재미있게 다가온다.



 소설과 문학 같은 나도 한번 해보고 싶은 사랑보다는 본능에 충실한 역사적 사랑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이 책은 그에 대한 재미를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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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못한다는 착각 - 우리 스스로 수학 지능을 구축하는 놀라운 생각의 기술
다비드 베시 지음, 고유경 옮김 / 두시의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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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수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동기부여를 자극하는 책으로 느껴진다. 원제목을 찾아보니 부제목이 눈에 들어오는데 Une aventure au cœur de nous-mêmes이렇게 써 있다. 나야 이 글을 몰라서 GPT에게 번역을 부탁해보았다. 프랑스어로 우리 내면의 중심에서의 모험 이렇게 나온다. 이 책의 내용을 부제가 잘 표현을 하고 있고 한글 번역에서의 제목은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의 정서가 반영된 제목인 것 같다. 혹시 수학은 특별하게 똑똑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다 하는 어떤 고정관념 같은 것 때문일까?





 난 수학을 모른다. 그래도 수학자들이 쓴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그 이유가 이 책의 부제에서 말하는 우리 내면의 중심에서의 모험이라고 정말 느낄 때가 꽤 있다. 난 젊은 나이에 소소하게 은퇴를 하고 투자에서 얻는 소득으로 자유로운 삶을 사고 있다. 실제로 이런 나의 삶에서 수학의 도움을 얻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비록 독후감이기는 하지만 수학을 잘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난 수학을 모른다. 산수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그저 난 사칙연산에 해당하는 기댓값을 구하는 것이 전부이다. 이런 기댓값을 아는 과정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상황에 따라서 올바르지 않은 선택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는 군중심리에 말려들지 않게 해주는 축이 되어 주기도 하면서 감정의 영향을 받아 일상에서 만들어진 직관에 반하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내적 모델을 만들어주고 지탱하게 해준다. 몇몇 부분에서는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상상하게 해주는 초기값이 되어 주기도 한다. 이 책은 수학이 암기와 계산의 반복이 아닌 상상력을 돕고, 인지오류를 검출하고 교정할 수 있는 방법들을 잘 보여준다(물론, 투자의 이해를 돕는 책이 전혀 아니다. 당연히 내가 투자에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부분은 없다. 수학이 어떻게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는지 전반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지적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수학이라는 것 자체가 분명히 매우 어려운 분야이긴 하지만, 이러한 틀을 벗어나 다루고자 한다면 아주 사소한 것 만으로도 삶에 직접적인 유익함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난 잘 알고 느끼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람들이 수학을 유독 멀리하는 이유는 개념들이 처음부터 단박에 이해되기도 어렵고, 여기에 더해서 학장시절부터 암기와 계산을 맹목적으로 반복하며 정확한 값을 도출하여 문제를 맞추어야만 한다는 무언의 강박이 따라다녀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의 삶은 정확함과 정밀함이 주요 주제는 아니다. 사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과제는, 그 중에서 특히 중요한 문제들은 매우 뛰어난 유연함을 요구한다. 따라서 세상이 우리에게 말하는 직관은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우는 직관하고 맞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은 이런 부분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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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몸은 과학이 된다 - 죽음 이후 남겨진 몸의 새로운 삶
메리 로치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빌리버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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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은 받았지만, 광고 목적이 전혀 없는 100% 개인적인 감성과 주관으로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따라서 좋은 책에 대한 찬사만이 아니라 신랄한 비판도 마구마구 작성합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남은 사람을 위해 많은 것을 남긴다가 이 책의 핵심이지 않을까 싶다. 보통 우리는 현실에 충실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으로 죽은 사람의 몸에 대한 지식을 얻고자 하는 노력은 직업적이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다지 알려고 노력하지는 않을 것 같다. 독서광은 아니나 평균보다는 책을 많이 읽는 편에 속하는 나지만 그 동안 죽은 사람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책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제목만 보아도 호기심이 당기는 그런 책이다.


 책의 장르가 공포물은 아닌데 좀 서늘하게 시작을 한다. 특히 난 선천적인 ADHD로 주의력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신차를 구입한지 15년이 지난 내 SUV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굳건히 한자리를 유지하고 있을 때가 거의 대부분이며, 주행거리가 아직도 고작 4만키로가 넘는 수준이다. 우리 뇌는 단기 기억에 자리잡고 그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전환이 이루어지는 방식으로 우리의 직간접적인 경험을 기억하는데 이런 단기기억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집중력이다. 그래서 ADHD들이 기억력이 안 좋을 수가 있다. 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안 그래도 책 읽는 속도가 느리지만, 더 느리더라도 상상하면서 읽는다. 내 이런 습관이 책 읽기 시작부터 오싹하게 만든다.

 이전에는 사람의 머리가 오븐용 쟁반에 놓인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용 밥그릇과 같은 용기 하나에 하나씩, 모두 40개의 머리가 얼굴이 천장을 향하도록 놓여 있다.”

 등등공포 장르가 형성이 된다. 대신에 책의 내용 기억에는 도움이 많이 될 듯하다. 특히 저자는 글을 잘 쓰는 사람 같다. 표현력이 좋다. 독후감을 쓰면서 저자를 찾아보니 저자가 쓴 다른 책도 몇 권 읽었던 것 같고…… 같은 책이라 하더라도 번역가가 다르면 전혀 다른 책처럼 느껴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독서의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는데, 번역가도 표현을 잘 살리는 솜씨가 좋은 번역가인 것 같다. 사람이 죽으면 부패하는 과정의 지식도 볼 수 있는데 만화에 나오는 과장된 표현이나 영화의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죽은 사람이 어떻게 과학이 되어서 현실에 미래를 살아야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지 잘 알 수 있는 책이다. 가끔 시체 기증에 대한 글을 본다. 난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신을 믿지도 않고 노력하고 성장하며 시행착오를 통해 결실을 얻는 것을 믿는 사람이며 모든 것은 살아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 내 인생 철학관이라 사후세계 같은 것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런 나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마찬가지겠지만 누군가가 모든 사람은 언젠가는 죽을 테니 시체를 기증하라는 서약을 하라고 한다면 거부감부터 들 것 같다. 하지만 누군가의 이름 모를 사람들의 의로운 선택들이 분명 우리가 현실을 살아가는데 겪는 많은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게 기회가 되어 주었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된다.


 딱히 서점을 둘러보아도 죽은 사람에 대한 여러 지식들을 얻을 수 있는 책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대부분 알지 못하는 그리고 잘 알려고도 하지 않을까 하는데, 그런 지식들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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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100% 뇌 활용법 - 임상 신경과학으로 밝혀낸 뇌 기능 향상의 비밀 코드
요시 할라미시 지음, 박초월 옮김 / 심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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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은 받았지만, 광고 목적이 전혀 없는 100% 개인적인 감성과 주관으로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따라서 좋은 책에 대한 찬사만이 아니라 신랄한 비판도 마구마구 작성합니다]


 우리가 곧 뇌고, 나도 곧 뇌고, 이런 부분들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뇌 과학책 읽는 것이 상당히 재미있다. 또 시중에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있지만 뇌의 작동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그런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 출판되는 자기계발서들은 모르겠지만 오래전에 출판된 자기계발서 중에 인기 있었던 책들 중에는 책을 읽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성장하는 독자들이 많아 지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재산이 계발이 되는 책들도 꽤 있었다. 그래서 난 어떤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책을 읽고 싶으면 뇌 과학 책을 먼저 찾는다. 책에 나온 저자의 이력을 보니 의사이자 신경과학자로 소개가 된다. 과학자이면서 의사가 쓴 글은 둘 중에 한쪽에만 속하는 사람이 쓴 글하고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이런저런 기대감이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읽었다.


 보통 사람들은 기억이 시간이 지나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안다. 그래서 중요한 일에는 기억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시각과 같은 감각도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우리는 외부에서 오는 감각들이 전부 사실을 보고 느끼고 듣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환상을 보고 느끼고 듣고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또 같은 것을 보고 느끼고 듣고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전부 느끼는 감정들이 대부분 비슷하지만 조금씩 차이는 있고 때때로 많이 다를 수도 있다. 특히 때때로 많이 다른 부분이 각자 저마다 가진 개인의 능력과 합쳐지면 상당한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여러가지 감각들을 하나의 사실로 완성하고 그것을 자각하거나 자각하게 만들 때 매번 외부의 감각 모든 부분들 하나하나 조립해서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경험, 지식, 창의력 등 외에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내적 모델들을 선택하고 이런 모델에 외부 감각들을 업데이트 하여 구성한다. 이런 과정들을 설명하는 뇌 과학자의 글을 읽다 보면 마치 컴퓨터에 동작하는 소프트웨어 중에서 저사양 컴퓨터에서도 수준 높은 기능을 매끄럽게 수행하는 자원관리에 최적화가 아주 잘 된 소프트웨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소프트웨어는 비록 개발자가 예상하지 못한 버그는 있을 수 있더라도 입출력의 관계가 아주 명확하다. 전달받은 데이터만 처리하지 전달받기를 기대하는 매개변수에 값이 없다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마음에 드는 데이터를 마음데로 선택해서 처리하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에게 상당히 도움이 되는 지식을 전달하면서 자기계발서가 될 수 있는 내용은 뇌의 작동 메커니즘을 알고 그에 맞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내적 모델에 외부의 감각들을 적용하여 의식이 만들어지고 우리가 자각하는 그것에 의도적으로 개입을 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부분들이 아주 잘 나와있다. 책 안에 챕터 들에서 구체적으로 말하는 내용들 외에도 자연스럽게 요즘 사회에서 중요하게 어필되고 있는 생각에 대해서 생각하기 능력을 종합적으로 길러낼 수 있는 그런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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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 유전과 환경, 그리고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케빈 J. 미첼 지음, 이현숙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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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은 받았지만, 광고 목적이 전혀 없는 100% 개인적인 감성과 주관으로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따라서 좋은 책에 대한 찬사만이 아니라 신랄한 비판도 마구마구 작성합니다]


 삶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 나라는 존재에 대해 진지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해보고자 한다면 이 책은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 책은 나에게 상당히 깊은 인상을 주는 책이다. 난 어린 시절에 공부를 못했다. 특히 고등학교 때는 하위권이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은 아이였다면 걱정이 태산인 아이였을 것 같은데 난 아무 생각이 없는 아이여서 아무런 걱정없이 강제적으로 시키는 야간 자율학습에 대한 짜증과 좀처럼 적응되지 않은 학교 생활이 언제 끝날까? 에 대한 기다림만 있었던 것 같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선천적 ADHD를 가진 나는 환경이 잘 맞지 않았을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면서 각자의 고유한 설계도를 가지고 태어난다. 이런 기본 설계도는 특정 기준으로 볼 때 어떤 사람들은 평균 이하이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평균 이상이기도 하다. 더 넓은 시야로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도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사회에서 유능한 사람으로 인정하고 인정받는 여러가지 기본 설정들이 대체적으로 평균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도 있고 평균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도 있다. 잘못 받아들이면 우생학처럼 받아들여진다. 때문에 석학들도 이 부분에 있어 표현을 조심하게 다루는 것으로 난 알고 있다. 세상의 불공평은 태어나는 유전적인 초기 조건들을 설정하는 기본 설계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가진 재산과 그런 재산으로부터 발생하는 여러 환경적 우위는 이를 마치 게임으로 비유하면 최고 레벨이 100이라 가정할 때 남들은 레벨 1부터 시작할 때 이미 레벨이 50이나 90에서 시작하는 것이 된다.


 만일 초기조건들이 결정론이라면 인류역사 뿐만이 아니라 모든 동식물의 유전적 및 태어날 때의 환경적 초기 조건들이 초기 조건들의 값에 따른 가중치 방식으로 존재해 왔다면 아마도 지금의 지구는 굉장히 황폐해져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생명이 살수 있는 최소의 환경은 되기에 생명은 존재하겠지만 박테리아 같은 원시류의 생명체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끊임없이 균형을 이루려는 노력들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 있어 공진화를 촉진했고 현재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우리에게는 균형을 이루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 균형은 기본 설계도에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하위 설계도를 더 많이 생성하고 이어 붙이는 작업과 태어날 때 주어진 기본 설계도와 삶에서 만들어진 여러 하위 추가 설계도부터 만들어진 소중한 인스턴스 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난 현재 40대초반에 은퇴해서 무직 6년차로 자유롭게 살고 있다. 같은 80년생으로 동시에 20살이 되어서 성인이 되었을 때를 시작으로 한다면 재능도 전혀 없고 공부도 못해서 나에게 주어진 설계도는 또 앞으로 삶을 살면서 가지고 가야할 설계도는 사실상 하위의 설계도에 포함했다. 물론 나보다 선천적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도 있으므로 최하위라고 하지는 않겠다. 물론 한국에 태어났기 때문에 생물학적 설계도 수준은 낮아도 한국에 태어난 그 자체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즉 기술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환경적 요소는 된다. 그런 내가 지금 자랑할 만큼의 성공은 전혀 아니지만 의외로 꽤 많은 사람들에게 질투를 불러올 수 있는 삶을 살고 있기도 하다. 내가 가진 설계도에 있는 여러 기능들이 남들보다 평균적으로 부족했다고 하더라도 그 중에 남들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하나 있었던 것 같다. 평균적으로 남들보다 부족하기 때문에 남들처럼 배우지 말고 부족한 나 자신에게 맞추어서 배우는 방법을 새롭게 터득해야만 한다는 것을, 이것이 난 나에게 주어진 재능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재능은 현재의 한국사회에서 아직까지도 재능이 아니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응의 형태로 보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나에게는 분명히 재능이다. 사람들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처럼 내가 가진 재능을 재능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요소로 인식했다면 난 아마도 지금처럼 자유롭게 살지 못했을 것 같다.


 선구적인 과학자들과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의 직관에 반하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지식들을 알리려는 노력들에 의해서 다양성을 존중하고 차별이 곧 사라지는 그런 세상이 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오히려 지능의 부익부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이 상당부분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누군가는 지혜를 배워 독립적인 사고체계를 갖추지만 그와는 반대로 많은 사람들은 예능으로 인문학을 배우고 쾌락으로 통찰력을 배운다. 생물학적인 차이는 결국 있을 수밖에 없다. 부정적으로만 생각한다면 모든 것이 다 우생학이다. 하지만 단점이 장점이 되기도 한다. 더 좋은 삶의 질을 올릴 수 있게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고 그와 함께 좋은 환경을 찾고 경험을 쌓을 수 있게 스스로를 인식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과학적으로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지식을 전달하고 있는 책이다. 굉장히 값진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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