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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몸은 과학이 된다 - 죽음 이후 남겨진 몸의 새로운 삶
메리 로치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빌리버튼 / 2025년 9월
평점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은 받았지만, 광고 목적이 전혀 없는 100% 개인적인 감성과 주관으로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따라서 좋은 책에 대한 찬사만이 아니라 신랄한 비판도 마구마구 작성합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남은 사람을 위해 많은 것을 남긴다” 가
이 책의 핵심이지 않을까 싶다. 보통 우리는 현실에 충실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으로 죽은 사람의
몸에 대한 지식을 얻고자 하는 노력은 직업적이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다지 알려고 노력하지는 않을 것 같다. 독서광은
아니나 평균보다는 책을 많이 읽는 편에 속하는 나지만 그 동안 죽은 사람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책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제목만 보아도 호기심이 당기는 그런 책이다.
책의
장르가 공포물은 아닌데 좀 서늘하게 시작을 한다. 특히 난 선천적인 ADHD로
주의력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신차를 구입한지 15년이
지난 내 SUV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굳건히 한자리를 유지하고 있을 때가 거의 대부분이며, 주행거리가 아직도 고작 4만키로가 넘는 수준이다. 우리 뇌는 단기 기억에 자리잡고 그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전환이 이루어지는 방식으로 우리의 직간접적인
경험을 기억하는데 이런 단기기억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집중력이다. 그래서 ADHD들이 기억력이 안 좋을 수가 있다. 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안 그래도 책 읽는 속도가 느리지만, 더 느리더라도 상상하면서 읽는다. 내 이런 습관이 책 읽기 시작부터 오싹하게 만든다.
“이전에는
사람의 머리가 오븐용 쟁반에 놓인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용 밥그릇과 같은 용기
하나에 하나씩, 모두 40개의 머리가 얼굴이 천장을 향하도록
놓여 있다.”
등등… 공포 장르가 형성이 된다. 대신에 책의 내용 기억에는 도움이 많이
될 듯하다. 특히 저자는 글을 잘 쓰는 사람 같다. 표현력이
좋다. 독후감을 쓰면서 저자를 찾아보니 저자가 쓴 다른 책도 몇 권 읽었던 것 같고…… 같은 책이라 하더라도 번역가가 다르면 전혀 다른 책처럼 느껴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독서의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는데, 번역가도 표현을 잘 살리는 솜씨가 좋은 번역가인 것 같다. 사람이 죽으면 부패하는 과정의 지식도 볼 수 있는데 만화에 나오는 과장된 표현이나 영화의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죽은
사람이 어떻게 과학이 되어서 현실에 미래를 살아야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지 잘 알 수 있는 책이다. 가끔
시체 기증에 대한 글을 본다. 난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신을 믿지도 않고 노력하고 성장하며 시행착오를
통해 결실을 얻는 것을 믿는 사람이며 모든 것은 살아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 내 인생 철학관이라 사후세계 같은 것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런 나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마찬가지겠지만 누군가가 모든 사람은 언젠가는 죽을 테니 시체를 기증하라는 서약을
하라고 한다면 거부감부터 들 것 같다. 하지만 누군가의 이름 모를 사람들의 의로운 선택들이 분명 우리가
현실을 살아가는데 겪는 많은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게 기회가 되어 주었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된다.
딱히
서점을 둘러보아도 죽은 사람에 대한 여러 지식들을 얻을 수 있는 책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대부분 알지
못하는 그리고 잘 알려고도 하지 않을까 하는데, 그런 지식들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