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 유전과 환경, 그리고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케빈 J. 미첼 지음, 이현숙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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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은 받았지만, 광고 목적이 전혀 없는 100% 개인적인 감성과 주관으로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따라서 좋은 책에 대한 찬사만이 아니라 신랄한 비판도 마구마구 작성합니다]


 삶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 나라는 존재에 대해 진지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해보고자 한다면 이 책은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 책은 나에게 상당히 깊은 인상을 주는 책이다. 난 어린 시절에 공부를 못했다. 특히 고등학교 때는 하위권이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은 아이였다면 걱정이 태산인 아이였을 것 같은데 난 아무 생각이 없는 아이여서 아무런 걱정없이 강제적으로 시키는 야간 자율학습에 대한 짜증과 좀처럼 적응되지 않은 학교 생활이 언제 끝날까? 에 대한 기다림만 있었던 것 같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선천적 ADHD를 가진 나는 환경이 잘 맞지 않았을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면서 각자의 고유한 설계도를 가지고 태어난다. 이런 기본 설계도는 특정 기준으로 볼 때 어떤 사람들은 평균 이하이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평균 이상이기도 하다. 더 넓은 시야로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도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사회에서 유능한 사람으로 인정하고 인정받는 여러가지 기본 설정들이 대체적으로 평균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도 있고 평균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도 있다. 잘못 받아들이면 우생학처럼 받아들여진다. 때문에 석학들도 이 부분에 있어 표현을 조심하게 다루는 것으로 난 알고 있다. 세상의 불공평은 태어나는 유전적인 초기 조건들을 설정하는 기본 설계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가진 재산과 그런 재산으로부터 발생하는 여러 환경적 우위는 이를 마치 게임으로 비유하면 최고 레벨이 100이라 가정할 때 남들은 레벨 1부터 시작할 때 이미 레벨이 50이나 90에서 시작하는 것이 된다.


 만일 초기조건들이 결정론이라면 인류역사 뿐만이 아니라 모든 동식물의 유전적 및 태어날 때의 환경적 초기 조건들이 초기 조건들의 값에 따른 가중치 방식으로 존재해 왔다면 아마도 지금의 지구는 굉장히 황폐해져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생명이 살수 있는 최소의 환경은 되기에 생명은 존재하겠지만 박테리아 같은 원시류의 생명체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끊임없이 균형을 이루려는 노력들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 있어 공진화를 촉진했고 현재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우리에게는 균형을 이루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 균형은 기본 설계도에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하위 설계도를 더 많이 생성하고 이어 붙이는 작업과 태어날 때 주어진 기본 설계도와 삶에서 만들어진 여러 하위 추가 설계도부터 만들어진 소중한 인스턴스 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난 현재 40대초반에 은퇴해서 무직 6년차로 자유롭게 살고 있다. 같은 80년생으로 동시에 20살이 되어서 성인이 되었을 때를 시작으로 한다면 재능도 전혀 없고 공부도 못해서 나에게 주어진 설계도는 또 앞으로 삶을 살면서 가지고 가야할 설계도는 사실상 하위의 설계도에 포함했다. 물론 나보다 선천적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도 있으므로 최하위라고 하지는 않겠다. 물론 한국에 태어났기 때문에 생물학적 설계도 수준은 낮아도 한국에 태어난 그 자체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즉 기술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환경적 요소는 된다. 그런 내가 지금 자랑할 만큼의 성공은 전혀 아니지만 의외로 꽤 많은 사람들에게 질투를 불러올 수 있는 삶을 살고 있기도 하다. 내가 가진 설계도에 있는 여러 기능들이 남들보다 평균적으로 부족했다고 하더라도 그 중에 남들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하나 있었던 것 같다. 평균적으로 남들보다 부족하기 때문에 남들처럼 배우지 말고 부족한 나 자신에게 맞추어서 배우는 방법을 새롭게 터득해야만 한다는 것을, 이것이 난 나에게 주어진 재능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재능은 현재의 한국사회에서 아직까지도 재능이 아니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응의 형태로 보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나에게는 분명히 재능이다. 사람들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처럼 내가 가진 재능을 재능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요소로 인식했다면 난 아마도 지금처럼 자유롭게 살지 못했을 것 같다.


 선구적인 과학자들과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의 직관에 반하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지식들을 알리려는 노력들에 의해서 다양성을 존중하고 차별이 곧 사라지는 그런 세상이 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오히려 지능의 부익부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이 상당부분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누군가는 지혜를 배워 독립적인 사고체계를 갖추지만 그와는 반대로 많은 사람들은 예능으로 인문학을 배우고 쾌락으로 통찰력을 배운다. 생물학적인 차이는 결국 있을 수밖에 없다. 부정적으로만 생각한다면 모든 것이 다 우생학이다. 하지만 단점이 장점이 되기도 한다. 더 좋은 삶의 질을 올릴 수 있게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고 그와 함께 좋은 환경을 찾고 경험을 쌓을 수 있게 스스로를 인식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과학적으로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지식을 전달하고 있는 책이다. 굉장히 값진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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