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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적기독서 - 아이의 성장속도에 맞는 새로운 책읽기 ㅣ 초등 적기 시리즈
장서영 지음 / 글담출판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초등학교 2학년 첫째의 독서 기록
-편독은 적극 환영해 주자
-아이의 발달 상황에 맞는 적절한 책 많이 보여주자
-긴 글책에 마음 내려놓자
아이와 책 읽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아이가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지,
지금 어떤 책을 주로 읽으려 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아이가 심하게 독서 편독을 하고 있고,
책을 깊게 정독하기보다는 눈으로만 훑고 있다는 걸 느낀다.
그리고 그다지 책을 재미있게 읽는 것 같지도 않다.
어쩌면 그냥 우리 집의 문화처럼,
약간의 흥미와 습관으로 책을 읽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 아이도 독서 편독이 심하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렇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본인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아이가 고른 책을 특별히 제지하지 않고 읽도록 둔다.
나는 기꺼이 아이가 좋아하는 종류의 책을 사준다.
어떤 책이든 상관없다.
단, 그 책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고 흥미가 지속될 때는 구매해주고,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관심일 경우엔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예를 들어 유행하는 동화책 같은 경우는 가능하면 구매하지 않고,
도서관을 통해 접할 수 있도록 한다.
책 읽는 모습을 지켜보면, 어떤 책은 깊이 정독하지 않고 훑어보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그 책이 아이에게 흥미가 없거나,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아이가 그랬다.
2학년이 되던 무렵, 아이가 갑자기 글밥이 많은 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주변 친구들도 긴 글의 책을 읽는 시기였고,
그림책에서 글책으로 넘어가려는 시점 같았다.
그래서 아이가 좋아할 만한 글책을 꾸준히 사주었고
책장을 글밥이 많은 책으로 채워 넣었다.
아이도 처음엔 책을 곧잘 보는 듯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보니, 아이는 책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단지 '훑는 것'이었다.
글밥 많은 책을 정독하거나 생각하며 읽는 게 아니라,
그냥 눈으로 훑어보기만 하고 책 구경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긴 글의 책은 아직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지 않았던 것이다.
적기 독서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아이에게 그 긴 글의 책은 단순한 호기심이었는데,
나는 다른 아이들의 기준에 맞춰 욕심을 내며
아이의 책 수준을 올리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아이의 호기심이 잦아들고, 다시 적기 독서를
할 수 있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나자
아이는 다시 자신에게 맞는 그림책을 골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보며 다시금 알게 되었다.
우리 아이에게 맞는 성장의 속도가 있다는 것을.
시간이 지난 지금, 여름의 끝자락에서 아이는 가끔 긴 글의 책을 꺼내 본다.
물론 아직도 읽는 속도는 빠르지만,
예전처럼 단순한 호기심에 훑어보는 것이 아니라
책갈피를 사용하기도 하고,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짧은 글책들을 꾸준히 읽으면서 조금씩 성장한 것이다.
만약 그때 내가 아이에게 긴 글의 책을 억지로 중단하게 했거나,
강요했다면 아이는 다시는 긴 글의 책을 꺼내 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직도 글밥 많은 책들로 가득 찬 책장의 책들은 큰 인기를 끌지 못하지만,
그래도 아이는 조금씩 긴 글을 읽으려 하고 있다.
이제 겨우 2학년이다.
나는 지금 이 시기를,
3학년이라는 또 다른 책의 세계로 푹 빠져들기 위한 준비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이 조급하지 않다.
다만 더 큰 도약을 위해, 아이가 고른 긴 글의 책을 함께 낭독해 주고
좋은 책이 나오면 꾸준히 구매하며, 그 때를 기다리고 있다.
긴 글, 긴 호흡의 책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지금 아이의 발달 단계를 보며 적기 독서를 해나가며
점차적으로 책 읽기를 꾸준히 해보려고 한다.
기준은 ‘아이’에게 맞추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주고,
필요한 부분은 함께 조정해주다 보면
언젠가 긴 호흡의 책도 기꺼이 읽어 나갈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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