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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걸음만 앞서 가라 - 정치학자 강상중, 아시아의 리더 김대중에게서 배우다
강상중 지음, 오근영 옮김 / 사계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대표하나 잘못 뽑아서 모진 고생을 하고 있는 동양의 어느 나라이야기를 들지 않아도
커다랗게는 국가에서부터 작은 모임이나 단체에서도 리더의 영향은 그 조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리더에 대한 이해는 리더를 뽑아야 하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내용이다.
재일교포이자 동경대교수인 정치학자 강상중은 리더쉽이 어떤것인지 연구하다가
고 김대중대통령(이하 고인)과의 대화에서 모티브를 발견했다고 한다. 또한
누구나가 리더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대중보다 '반걸음만 앞서가라'는 고인의 말씀에 담긴 반걸음론을 이야기한다.
"리더가 두걸음, 세걸음앞으로 나서면 국민과 마주 잡고 있는 손이 떨어져서
그들은 따라오지 못하고 이것이 우수한 혁명가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이며,
나란히 가면 발전이 없다. 따라서 리더는 국민과 한쪽으로는 손을 잡으면서
그 손을 떼지 않고 반걸음 앞으로 가야 한다. 만약 국민이 따라오지 않는다면
잠시 멈춰 서서 잡은 손을 놓지 않고 설득을 한다. 그리고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렇게 국민과 의견을 맞춘다."
이 이야기를 고인과 나눈 후 저자는 리더쉽에 대하여 분석을 하게 된다.
서로서로 인정해주고 좋은게 좋은거라는 초식계가 아닌 자기주장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육식계리더와 주주이익만 추구하는 기업의 CEO형 리더가 아닌 왜 무엇때문에
일하는지 의미부여를 조직원에게 제시하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게다가 미국의 조지프 나이의 스마트파워라 하여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적절하게 배합하는 리더쉽도 분석한다. 하드파워인 폭력과 돈, 소프트파워인
공포감, 이해관계의 조절, 공감한다는 자발적 의지로 포장하는 능력을 적절히
배합하는리더쉽도 설명한다.
이와 같은 리더쉽은 고정된 것도 아니고 많은 변수가 있으며 특히 누구나가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리더가 갖추어야 할 7가지 조건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첫째, 비전을 보이는 선견력,
둘째, 비전에 대한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는 목표 설정능력,
셋째, 대중을 끌어들이는 카리스마가 있는 동원력,
넷째, 사람들에게 메세지를 전하며 설득하는 의사소통능력
다섯째, 조직을 운영하고 경영해 나가는 관리능력,
여섯째, 깊이있는 지성을 갖추면서도 현실과 경험을 조화롭게 하는 판단력,
일곱째, 정답을 모르는 상태에서도 책임을 지는 결단력 등의 7가지를 들었다.
이러한 저자의 기준으로 일본의 고이즈미총리와 전후 일본 자민당정권의
장기집권하의 총리들을 분석하여 결국 미국의 보호하에 기저귀를 찬 채 정치를 하는,
리더가 없는 일본정치를 해부한다. 특히 고이즈미총리에대한 비판은 혹독한데
쇼맨쉽으로 극장에서 쇼를 보여주듯 극장정치를 했고 일본국민들은 그것이 리더라고
착각하였다는 내용을 이야기 하면서 정치세습의 제한과 시민사회운동의 젊은이들의
왕성한 활동,풀뿌리 지방정치활동의 활성화, 법제도의 개정운동등을 통한 일본정치의
변화를 촉구한다. (이 책은 일본에서 출판한 책이라는 점을 상기하자)
다시 고인과 올해 4월 나눈 대담을 전재하여 고인의 정치철학을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소개한다.
역사의 진보에 대한 믿음,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리더가 역사에 대하여 갖추어야 할 책임감,
반걸음만 앞서가라는 이야기, 결단할 때는 세번을 생각하되 결단후의 실천력등에 대하여
고인의 생각을 정리하여 준다.
그리하여 저자는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지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위의 7가지 조건 못지않게
더욱 중요하게 갖추어야 할 내용으로 마무리 한다. 즉,
대중을 매료시키는 언어를 갖추되 더욱 중요한 것은 자기에게 불리하더라도
역사앞에서 떳떳하다는 신념으로 위험을 무릅쓰는 책임감이 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7가지 조건에 앞서서 역사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자기 신념을 갖고 뜨겁게 자신을 던지는 힘은
자연히 신뢰를 얻게 된다는 이야기다.
결국 작은 이익앞에서 흔들리지 않고 인간에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통해 역사와 대화하는 자세,
거기에서 얻어지는 신념을 위험앞에서도 책임지는 자세가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결론을 낸다.
누구나가 다 리더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하는데 사실 위 내용 어느 하나도
일반인이 갖추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저자의 리더에 대한 의도를 파악하고,
리더를 뽑을때나 리더를 만들고 싶을때 즉, 정치행위의 선거제도를 통해서 누군가를 판단할 때
우리가 갖추어야 할 판단근거로 이해하면 저자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숙제를 다 풀지는 못해도
숙제를 이해하고 반 이상을 풀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치행위를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자기반성의 교과서 같은 책이고 투표만 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리더가 어떤 사람인지, 지금의 리더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리트머스시험지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반걸음만 앞서 가라/강상중/사계절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