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마와라시
온다 리쿠 지음,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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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온다리쿠는 꿈속에 본듯한 몽환적인 이미지로 주제를 담아낸 서설 예전 소설 ‘적과 흑’이 생각났다.

이 작품도 몽환적인 이미지를 모태로 그린 이야기이다.

콘크리트 페허 속에 발견되는 여자아이가 잠자리채를 들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주인공 산타를 통해 보여지게 된다.

결국 이 여자아이의 잔상 그것을 만나는 것을 작가는 ‘스키마와라시’라고 이름 짓는다.이 여아의 잔상을 통해 결국 산타는 형과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들의 모습과 조우하게 되고 하나코라는 어머님의 친구 딸의 존재도 알게 된다.

보일듯 말듯 만져질듯 말듯 벽이나 공간으로 들어가면 다른 세상이 나타나게 된다는 소재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하얀 여름 옷을 입은 그 아이가 내 꿈속에 나타날것만 같다.

그 사람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움직일 수 없었다. 문자 그대로 호흡마저 할 수 없었단다.
그런데도 엘리베이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문은 평상시보다 천천히 열리는 듯했다.
문 안은 컴컴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영원처럼 느껴졌다.
다음 순간 폴짝 누군가가 뛰어나왔다.
그 소녀.
이전에 본 엘리베이터 안에 앉아 있던 소녀였다.
밀짚모자를 쓰고 잠자리채를 들고 안에서 달려 나와 그대로 쏜살같이 그 사람 앞을 달려 나갔다.
곁눈질도 하지 않고 똑바로 복도를 뛰어갔다.
그 사람은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았다.
기묘하게도 소녀의 움직임은 슬로모션 같았다. 화면을 한장 한 장 넘기는 것처럼 느리게 보였다.
모든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허공에 흔들리는 세 갈래로 땋은 머리.
팔랑거리는 원피스 자락.
아주 조금 몸에서 떠 있는 하늘색 도란.
그것이 전부 또렷이 세세하고 명확하게 보였다.
그때는 이미 공포심은 온데간데없었다.
소녀는 반짝반짝 빛이 났다. - P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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