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간의 남미 일주
최민석 지음 / 해냄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당탕탕 남미를 여기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다 굴러온 느낌이다.
그래서 더 낄낄거리게 되고 순식간에 읽게 되는 묘미가 있다.

저가 항공으로 구입하다 발권용으로 프린트 수수료 업그레이드 수수료 오버차지 수수료 등등 매번 구간마다 이용하는 항공요금에서
한치도 틀리지 않고 결제가 된다.
마지막여행지 브라질에서는 운동화를 세탁기에 돌리다 건조기에 줄어 아르마니 매장으로 울며 겨자먹기로 제일 작은 사이즈 280 (선택이 없음)을 끌고 다니기도 하며 배탈로 6달의 여정중 5달 이상을
겪기도 한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의 연발이 오늘하루 빡빡한 도시생활에 이상하게도 위안을 준다.이 맛에 여행에세이를 자꾸 자꾸 손이가요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작가님 잘 읽었습니다.

사실, 멕시코에서 계산이 틀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다섯 번이다. 그런데, 신기한 건 다른 나라에선 계산이 틀리면 항상 거스름돈을 적게 줬는데, 멕시코에서는 전부 다내게 줘야 할 돈보다 더 줬다. 물론, 내 책이 대부분 1쇄에서 끝나는 건 인정하지만, 한화로 6백 원, 2천 원, 많게는 8천 원 더 받는다 해서, 내 인생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에르마노(형제여), 이건 아니잖아요‘라는 표정으로 돌려주면,
딱히 고맙다는 말도 않는다. 그냥 ‘아. 그래? 내가 더 줬군, 거. 귀찮은데 그냥 가지지 그랬어?‘라는 듯한 분위기로 무표정하게 받고, 고개만 한 번 끄덕한다. 길에서 마주치면 상냥하게 웃는 멕시코인들인데, 잔돈을 정확하게 다시 돌려주면 유독 무뚝뚝하다.
"이봐, 형제, 자네 지금 나 산수 못한다고 지적한 거야"라며 기분나빠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러고 보면, 아까 언급한 부녀는 무안해서 오히려 까르르 웃은 것 같기도 하다. - P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