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벌 사람들.

서라벌 사람들
심윤경 지음 / 실천문학사 / 2008년 5월

신라, 서라벌...신국(神國)의 주인으로서 신과 교감하는 연제태후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글들이 그동안 내가 짧게나마 알고 있었던 내용들과 다른 모습이라 순간 당황되었던게 사실이다. 그저 화려하고 세련되었을 거라는 막연한 이미지로만 떠오르는 서라벌 사람들에게 이런 조금은 낯뜨겁다고도 할 수 있을 자유분방함이 있었을줄이야...

작가 자신도 분명히 밝혔지만 결코 어떤 식으로든 신라 사람들을 희화화하거나 과장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사실에서 이 글들이 그저 작가의 상상력으로만 이루어진것은 아니라는것을 알 수 있었고 그것은 오히려 내 머리속을 더욱 복잡하게 한다. 이게 진짜 있을만한 일들이야, 아니야 하면서...

그리고 역사를 바로 아는것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그저 좋은, 옳은, 훌륭한 이라는 말들로만 기억되던 사람의 발라당 오픈된 모습을 보고 말았을때의 민망함이라고 해야하나,  알아야 하는 일이겠지만 정말 내가 그 사실이 꼭 앍고 싶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일들...지금으로서도 매우 황당하다고 할만한,  나라에 위기가 닥쳐오면 지냈던 큰 제사에서 벌어지는 교합례에서 보여지듯이 불교와 유교가 받아들여지기 이전의 그들에게 종교는 성을 숭배하는 것이었다. 모든 남녀간의 자유롭고 활발했던 연애사가 흉이 아닌 시절...

야하다고 할만하지만 왠지 저속하게만 느껴지지는 않는것은 그안에 진지함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마음속의 번민들이 이야기들 속에 잘 스며있어 단지 가벼운 재미거리가 아닌 진지한 인간의 삶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고나 할까...

깔끔하게 흘러가듯 이어지는 글솜씨에 책을 읽기가 수월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