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회 추억
신영복 지음, 조병은 영역, 김세현 그림 / 돌베개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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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표지와 수수한듯 친근한 삽화가 참 예쁜 책이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란 책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지만 내겐 저자의 책으로는 이 책이 처음이다. 마침 신영복님의 음성으로 직접 들을 수 있는 오디오북까지 덤으로 주니 참 좋다.

누구나 한번쯤은 '선생님'이란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본 모습이 있을것이다. 내게도 물론 나만의 선생님으로 생각해 둔 상상속의 모습이 있다. 바로 책 속의 선생님이신 신영복님의 마음을 가진 그런 사람...

봄철, 서오릉으로의 한나절 답청놀이를 가던중, 초라한 매무새의 꼬마 한무리와 우연한 마주침을 하고, 그들과의 대화를 위해 나름으로 노력하는 모습, 서로 친구가 되어 '청구회'라는 이름으로 한달에 한번의 만남을 가지는 선생의 모습은 보통의 어른들이 저지르는 실수- 꼭 무엇인가 아이들에게 어떠한 형태로든(특히 물질적인) 도움을 주어야만 마음이 편해지는-를 하지 않는것이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허물없는 사이가 되는것에 특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들과 그저 동등한 친구가 되는것...우정...

어느책인가 읽으면서 결국 이어지지 않는 우정은 그동안이 얼마나 아름다웠든 결국엔 별거 아닌게 되는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여섯 소년과 선생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우정의 만남을 대하고나니, 추억속에 남아있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각자 자신의 길을가고 있고 기억에서 서로가 지워졌다고 해도 여전히 그 시절은 아름답게 기억될 것이다.

허술한 옷차림을 낮추어보는 시선도 없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의 구김새도 없는 사이...
여섯 소년과의 아름다운 추억이 우리 가슴에도 밝은 진달래 꽃빛이 번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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