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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파운드의 슬픔
이시다 이라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현재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중에, 젊은이들의 감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날카로운 감수성과 단숨에 읽히는 문체로 가장 바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는 '이시다 이라'의 첫번째 연애소설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 책...[1파운드의 슬픔]
연애 단편을 쓰는것이 꼭 작은 케이크를 예쁘게 마무리하는 파티쉐가 되는 듯하다는 작가의 말처럼 달콤하고 예쁜 글들이다.
이 작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난 요즘 일본 남성 작가들의 소설을 읽으때마다 그들이 어떻게 여자들의 마음을 이리 속속들이 다 꿰고 있는건지 신기하기까지 하다. 가벼운듯 산뜻한 매력에 점점 빠지게 된다.
동거를 하고 있지만 개인 물건이라면 사소한것 하나까지도 자신의 이니셜을 적는 버릇을 가진 커플들의 이야기 <두 사람의 이름>...웨딩플래너인 여자와 결혼에 대해 냉소적이던 남자의 우연한 만남이 시작되는 <누군가의 결혼식>...일에 쫓기어 늘 바쁜 남편을 둔 여자의 생활에 봄바람 같은 향기를 불어 넣어준 남자의 피어나지 못한 사랑인 <11월의 꽃망울>...히스테리 혹은 신체 표현성 장애라고 불리는 정신적 장애를 겪게된 여자의 <목소리를 찾아서>...18개월전에 헤어진 남자와의 재회를 이야기한 <옛 남자친구>...이른바 토요일 밤의 사냥꾼인 남자를 맑은 미소와 느림의 미학으로 사로 잡은 <슬로우 걸>...한 달에 한번 밖에 만나지 못하는 아쉬운 연인들의 <1파운드의 슬픔>...책을 읽느냐 아니냐로 남자를 판단한다는 여자의 <데이트는 서점에서>...열여섯살 차이나는 부부 이야기 <가을 끝 무렵의 일주일>...철들고 나서부터 쭉 곁에 있었던 남자 친구라는 존재들을 과감히 떨쳐내고 일년간 홀로서기를 무사히 마친 그녀에게 6년간이나 친구로 지내오던 남자가 드디어 남자로 보이기 시작하는 <스타팅 오버>...
10편의 단편들을 읽는 동안에 행복은...사랑은...먼 곳에 있지 않다는 걸, 기회는 분명히 다시 온다는 희망찬 기분이 들었다. 환상속에서나 있을것 같은 남녀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옆에 늘 존재했을것 같은 사람들의 사랑을 가꾸어 가고, 이루어내는 이야기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짧은 단편인데도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으면서 알맞게 끝맺음을 한다는게 마음에 딱 든다.
우리가 매일매일 살아가는 평범한 하루에 따뜻한 사랑과 활력을 더해줄 수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