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먼나라 이웃나라 2 - 프랑스 먼나라 이웃나라 17
이원복 지음 / 김영사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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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민이 가진 문화에 대한 자부심,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어디로부터 나오는지 알 수 있는 책. 프랑스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갖추기에도 좋다. 여행을 가기 전에 알면 좋을 프랑스 문화에 대한 상식도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자유, 평등, 박애라는 정신을 수호하고 이끄는 문화의 저력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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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시대의 지성, 청춘의 멘토 박경철의 독설충고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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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사두고 보는 책 욕심에 오래 전 서가에 꽂힌 책이다. 그걸 이제야 읽었다. 그냥 들추었다가 그 자리에서 다 읽었다. 저자가 청춘콘서트를 하던 시절, 젊은이들에게 남기고자 했던 말을 책으로 엮었다. '혁명'이 필요한 건 청춘만이 아니다. 인생 2막은 어떻게 살아갈까, 막막하던 내게도 삶의 혁명은 필요했다. 막힌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타성에 젖어 살았는지 깨우치는 계기가 되었다. 중년은 경험이 차오르고 삶의 결과를 이루어가면서 꼰대로 규정되는 시기이다. 

그 삶에 안주한다고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청춘 때처럼 내 자리가 어디일까 고민하는 시기인 건 마찬가지다. 내 자리인 줄 알았던 자리에서 물러나서 그 다음 자리가 어디인지 고민하는 게 다르면 다르달까... 길어진 노년과 밀려나는 사회 생활 사이에서 내 자리가 불편해지는 시기에 이 책은 처음 내 삶을 찾아 나섰던 때처럼 자기 삶의 혁명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난 그동안 달리기만 했다. 그런데 저자는 말한다. '길을 찾을 땐 달리는 능력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정말로 그랬다. 삶은 이제 멈추라 말하는데 멈추면 불안해서 어쩔 줄 몰랐다. 기억은 자꾸 과거만 떠올렸다. 예전의 기억으로 길을 되짚으려니 이 시대에도, 지금의 나에게도 맞지 않았다. 

"습관적인 타성에 젖은 사람에게서 향기가 날 리 없다"는 저자의 말에서 새로운 삶은 그 타성부터 버리는 것부터 시작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부터 변하려 하지 않으면 노년은 무색무취를 넘어 악취가 날 수도 있겠다는 경각심도 들었다. 

먼저 그동안 읽어보지 않았던 분야의 책부터 시작하려 한다. 저자의 인문학적 성찰을 접하다 보니 그동안 내가 읽던 책의 세계가 새삼 좁다는 것도 느껴졌다. 저자는 <주역>에서 '막히면 변하라'는 이치를 접했다고 한다. 가슴에 구호처럼 그 말이 새겨졌다. 막혀서 답답했는데 답이 주어진 느낌, 어지간히도 난 그냥 이대로 살고 싶었나 보다. 편안해진다는 게 그런 건 줄 알았다. 그런데 멈춰있다는 건 편안한 게 아니라 그냥 의식이 죽는 거였다. 삶이 남아있는 시간 동안은 계속 흘러갈 길을 터야겠다. 이쯤 머무르려는 내게 일침같은 책이었다.

  

방황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실험이며 그것을 넘어선 것이 성취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해야 한다‘는 이유로 ‘할 수 있다‘면 좌절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첫걸음은 지금 내가 반복하고 있는 나쁜 습관 하나를 버리는 것이다.

축복은 갈망하던 그것을 얻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정련되고 다듬어진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습관적인 타성에 젖은 사람에게서 기나 향기가 느껴질 리 없다.

길을 찾을 때 달리는 능력은 아무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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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글쓰기 - 남과 다른 글은 어떻게 쓰는가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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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글쓰기>도 읽었고, <회장님의 글쓰기>도 읽었다. 그런데 또 '글쓰기'책이 나왔다. 이번엔 '글쓰기' 앞에 저자의 이름을 붙였다. 한 사람이 '글쓰기'라는 주제로 3권이나 되는 책에서 얼마나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미심쩍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늘 다른 사람의 뒤에서 진짜 나를 숨겨야 했던 저자가 자기 이름을 걸고 쓴 '글쓰기'는 달랐다. 다른 사람이 드러날 수 있도록 자신을 수없이 버려야 하는 글쓰기와, 이제 자신을 솔직히 드러내고 다가서는 글쓰기는, 먼저 삶이 다르다. 

저자의 책은 이론보다는 경험담이다. 대통령의 연설 비서관으로 살던 삶이 다르고, 회장님의 비서였던 직장인의 삶이 다르고,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자기 인생을 시작하는 남편이자 한 인간의 삶이 다르다. 풀어내는 이야기가 달랐고, 생각의 방향이 달랐다. 그 와중에 글은 한결같이 읽기 편하고 구체적이고 재미있었다. 

무협지를 보면 진짜 고수는 자기의 내공을 드러내지 않는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어려운 공격을 막아내고, 쉽게 적을 제압한다. 그런 고수구나 싶었다. 글쓰기 책이지만 자기 삶을 찾아가는 삶의 선배로서 하는 조언도 되새길 말이 많았다. 밑줄 그은 말도 많다. 

저자는 수많은 글쓰기 책을 읽고 정리했다고 하지만, 그 정리도 자신 안에 소화하고 다시 풀어낼 수 있는 내공이 있어야 가능한 법이다. 정말 다른 책들은 읽지 않아도 될 만큼 글을 써야 하는 이유와 방법론이 알차게 정리되어 있었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이를 먹어가며 경험으로 넘겨 짚고 시도하지 않는 일이 많은데, 이 책은 다 거기서 거기 아닐까,하는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걸 알려주었다. 저자가 다음에 글쓰기 책을 또 쓴다 해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어볼 것 같다. 

책을 쓴다는 것은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나를, 혹은 누군가를, 또는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책을 쓴다. 책 쓰는 고통을 온전히 홀로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랑의 결과로 책이라는 자식을 낳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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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기도에 침묵하실 때
제럴드 L. 싯처 지음, 마영례 옮김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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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픈 고통과 의심은 믿음으로 꾹꾹 눌러볼 노력도 하기 전에 날 잡아먹기도 한다. 그땐 그걸 버티는 것만으로 힘들다. 믿으라는 말이나, 기도하면 괜찮아진다는 말이 내가 지금 믿음이 없어서 그렇다고, 기도 안해서 그렇다고 지적하는 것만 같다. 

사랑하는 딸을 지켜달라는 기도를 하고, 사고로 황망히 딸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저자는 응답 받지 못한 기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다. 성경은 이렇게 말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는 고통이, 하나님께 버림받은 것만 같은 절망감이 어쩔 수 없이 가슴에 꽈리를 트는데, 그에게 건넨 수많은 사람들의 말이 가슴을 더 아프게 헤집을 수 있다는 걸 저자는 충분히 안다. 그래서 그가 건네는 질문은 같지만 답을 이야기해주는 마음이 다르다.  

고통과 거절, 회의, 절망의 밑바닥에서 어쩔 수 없이 올라오는 분노와 의심을 꾹꾹 누르며 그저 믿기보다는 어떻게 하나님께 그 마음을 들고 나갔는지를 들려준다. 섣불리 하나님은 선한 분이시니 우리가 이해하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우리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말, 모든 것을 합하여 선을 이루실 터이니 믿어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은 삶이 얼마나 많은지 저자는 이해한다. 

저자는 아픈 마음 그대로 하나님 앞에 나아갔을 때,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를 다루셨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간증집은 아니다. 내가 경험했으니 당신에게도 그러실 거라는 이야기 따윈 하지 않는다. 그저 기도를 통해 고통 속에서도 어떻게 하나님을 찾았고, 그 날 이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 하나님을 들려준다. 그가 얼마나 아팠는지, 그 아픔이 현재도, 앞으로도 계속될 아픔이라는 게 글을 통해 느껴져서 먹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로 과거의 일을 돌이킬 수는 없지만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하나님과 함께 바꿔갈 수 있다고 증언해 준다. 아픔도 인정하지만 여전히 그리움에 아픈 그는 우리가 하나님이 역사를 통해 이루실 뜻과 우리가 드리는 기도 사이에 있는 긴장 속에서 산다는 걸 알려준다. 

그 말이 몹시 위로가 되었다. 기도는 고통을 없애주지도, 과거를 되돌려주지도 않는다. 기도해도 고통은 고통이다. 미래가 바뀌어도 잃어버린 상실감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없다. 천국에 이르기까진 하나님의 뜻과 우리 기도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살아가야 한다. 아는 이야기 같은데도 다르게 들린다. 이제야 인정할 수 있다는 느낌, 난 저자의 위로와 격려를 받아들였다. 하나님이 길을 만들고 계시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동안 기도에 관한 무수한 의문을 품고 기도 책을 읽고 나서 그대로 못하는 나를 자책하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은 '하나님 앞에서 울' 수 있게 해주었다. 아픔을 안아주는 힘이 커서 저자의 다른 책들도 다 읽어보고 싶다. 마음이 아프고 나서 신앙 서적을 읽기가 힘들었는데, 저자의 책을 읽다 보면 길이 보일 것 같다. 이제는 그저 울기 위해서 하나님 앞에 서도 괜찮을 것 같다. 하나님의 침묵이 그분의 부재는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준 책이다.  


진리는 신으로서의 하나님과 인간으로서의 하나님 사이에 있는 긴장 속에, 그리고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과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역사를 형성해 가는 우리의 기도 사이에 있는 긴장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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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 - 고미숙의 글쓰기 특강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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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존재론을 동양철학의 관점에서 다룬 점이 흥미롭다. 방법론도 뒤에서 다루기는 한다. 읽기만 해서는 안 되고 쓰기로 이어져야 진정한 자기 완성과 해방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정신과 몸의 상관 관계를 글쓰기의 관점에서 다룬 점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읽기만 하고 쓰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증상에 대한 고찰이 내 자신의 대한 상태와 맞아 떨어지기도 해서 신기했다. 지금 내 마음의 병이 글을 써야만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읽고 쓰는 것에 '거룩함'이라는 단어를 쓸 정도로 저자의 글쓰기 예찬은 신앙에 가깝다. 글쓰기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신앙 간증집 읽는 것 같아 다소 마음이 불편했다. 이 말을 믿지 않으면 불신자로 정죄 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참 미묘한 느낌이다.

그래서 저자처럼 읽고 쓴다는 걸 저자처럼 통쾌하게 받아들일 마음이 들지 않았다. 저자가 쓴 '통쾌함'은 결국 읽고 썼을 때 느낄 감정이었을 것 같지만 말이다. 뭔지 모르게 불편한 느낌이 계속 들어 통찰력에 감탄하지만 읽고 난 기분이 통쾌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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