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에서의 도피 - 프란시스 쉐퍼 2
프란시스 쉐퍼 지음, 김영재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교 다닐 때 읽고 요즘 다시 읽었다. 난 신앙이 비현실적이고 비이성적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나름대로 합리적인 믿음을 선택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는 신학이나 세계관이나 이런 관심 없이 그냥 제목에만 이끌려 이 책을 읽었었다. 하지만 잘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 청년 세대와 장년 세대가 경험하고 느끼는 세상이 이렇게 다르구나를 느낄만큼 나이를 먹엇다. 세상이 변한다는 말이 무엇인지도 알겠다. 지금은 젊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으로 이 책이 다가왔다.

 

인간은 시대의 산물이다. 역사 속에서 벌어지는 문화와 사상에 부단히 영향을 받는다. 그 영향력 속에서 진리라고 믿는 것도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쉐퍼는 분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토마스 아퀴나스 이후 이성은 끊임없이 진리 위에 서고자 했다. 그러나 문화와 사상은 이성으로 판단되지 않는 진리의 영역을 신적 영역, 초월적 영역이라 여기며 상하층부로 나누어 완전히 분리했다. 그래야 이해할 수 있으므로. 그 과정은 긴 역사 속에서 인간이 신을 이해하기 위해 예술과 문화, 사상으로 어떻게 몸부림을 쳐왔는가, 그들이 이해하는 정도가 어떻게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진리 이해에 영향을 미쳤는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무엇보다 쉐퍼의 탁월한 점은 예술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에 있다. 다양한 예술 작품을 예를 들면서 쉐퍼는 시대를 지배하던 생각을 짚어낸다.그리고 그것이 진리 이해와 어떻게 동떨어져 있는지 밝혀낸다.

 

그리고, 세상은 변했지만 진리는 변하지 않았음을, 불변하는 진리를 말씀에서 찾아야 함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20세기 독자들을 향해 쓰여진 책이지만 21세기 독자가 읽어도 여전히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본질은 그때나 지금이나 동일하기 때문이다.

 

짧지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책이다. 책을 덮고 세상을 둘러볼 때 이 역사 속에서 내가 믿는 진리는 내가 든든히 뿌리내려도 좋은 불변하는 반석임을 다시 확신하게 되었다. 감사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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