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정원
미셸 깽 지음, 이인숙 옮김 / 문학세계사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짧은 글이다. 그런데 여운이 짧지 않다.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전쟁, 내 편이 아니면 적인 상황에서 같은 인간임을 느끼는 순간은 처절하고 처연하다. 

이 책에 나오는 아버지, 삼촌, 숙모에겐 남모를 아픔이 있다. 하지만 아픔을 잊으려 하기 보다는 계속 기억하려 한다. 인간다움을 잊지 않기 위해, 인간의 숭고함을 기리기 위해, 그들만의 웃음을 지킨다. 나는 그 우스꽝스러움이 부끄러웠지만 결국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때론 기억하고 기려야 하는 아픔이 있다. 아픔보다 숭고했던 인간다움을 기억하기 위해, 인간은 전쟁이라는 어리석음을 저질렀지만 서로가 같은 인간임을 잊지 않음으로 스스로를 지켰다. 그리고 후대에 남겨줘야 할 마음도 그 숭고함이다. 그래야 후대도 앞전 세대가 잘못한 것은 무엇이고, 바로 잡고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오랜만에 인간다움과 인류애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 짧고 진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