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헤리엇의 개 이야기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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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동물들 가운데 내가 "개"를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특별한 것 같다.

오랜 시간 인간과 함께 생활해오면서 친근한 동물이기도 하고 초롱초롱한 눈을 보고 있으면 뭐라고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 주인에게 충성하는 개들의 사연을 보고 듣고 있으면 말만 못하는 사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릴 적 추억도 한 몫하는 것 같다. 추위에 떨고 있던 강아지를 발견해 잠깐 돌봐준 적이 있는데 워낙 영특하고 예뻤던 "얌순이"가 전해 준 추억은 무척 소중하고 특별하게 자리잡아있다.

강아지를 키운다는 것에 대한 로망은 있었지만 부모님이 원하지 않았기에 먼 꿈이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보름정도 주인이 맡기고 간 마르티스를 키우게 되었는데 그 짧은 시간동안 사람 속을 훤희 읽으며 말을 못해도 많은 것을 전해주던 "복실이"가 본주인에게 돌아가자 정말 많이 서운했다.

그래서 나 먼저 떠나버리거나 나 없이 남겨질 반려견을 볼 자신이 없기에 키울 생각은 못하지만 "개"는 나에게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하는 존재로 자리잡은 것 같다.


1916년 생인 제임스 해리엇이 수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데는 개를 사랑하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직업이라는 판단에서였지만 막상 그 시절, 그리고 그가 일하던 푸른초원에서 그가 제일 많이 만나는 동물은 말, 소, 돼지였으며 그 다음이 개였다고 한다. 큰 동물들을 만나다 가끔씩 만나는 개는 그에게 큰 휴식이자 즐거움이 되었고 그가 만나고 돌봐 온 많은 개들과의 추억을 50세부터 글로 써내려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가 써낸 글들은 오랜시간, 세계의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왔으며 이 책은 그가 쓴 이야기들 중에서 31편의 재밌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애견들에 관한 에세이이다.  

 

가난한 노인이 키우던 늙은 개 보비가 암에 걸려 결국 안락사를 선택하게 되고 어려운 그의 형편을 짐작해 그냥 돌아가려는 해리엇에게 시가를 건넨 이야기, 반려견을 잃고 다시는 개를 키우지 않겠다는 부인이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헛간에 방치된 채 엉덩이에 욕창이 생겨 안락사되려는 강아지를 데려다 멋지게 키워낸 이야기, 공을 삼킬뻔 해 죽었다고 생각한 개가 미비하게 뛰는 심장으로 기적적으로 살아난 이야기, 그리고 수의사인 그의 직업덕분에 사랑하던 여자 헬렌을 아내로 만나게 된 이야기...그가 들려주는 여러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푸른 초원 대러비에 살고있는 개들의 모습과 그들을 사랑해주는 주인들 그리고 수의사로서 열심히 일해가는 해리엇의 모습이 그려진다.


읽고나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 중 하나는 눈에 염증으로 눈이 잘 떠지지 않는 개 미키의 사연이다.

양지기 개에서 은퇴한 미키는 늙어서 쇠약한 주인만큼 늙은 개인데 눈감기에 걸려 눈이 안보이는 거라며 태평한 주인을 대신해 주인이 즐겨찾는 펍의 단골들이 돈을 모아 미키의 수술비를 마련하고 그들의 응원 덕에 밝은세상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가장 마음이 아팠던 이야기는 동네에서 악동으로 소문한 10세 소년이 어느 날 병든 듀크를 살려달라고 헤이엇을 찾아왔다. 가망이 크지않았지만 조금의 희망에도 자신의 강아지를 살리겠다며 신문배달을 하고 착실하게 돈을 모아 강아지 치료와 먹이로 정성을 다했던 소년. 그러던 중 악화된 강아지를 보러 아이의 집에 방문한 헤리엇은 불우한 소년의 환경속에서 전부였을 강아지에게 고통대신 안락사로 편안함을 전해주게 된다.   


수의사의 입장에서 만나게 되는 안타까운 사연들이나 보람있었던 사연들, 기적을 발견하거나 슬픔을 만나거나...해리엇이 기억하는 개들과 엮여있는 추억들, 과거를 회상하며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감상들을 느낄 수 있는 수의사 해리엇의 이야기들이었다. 실제 그는 책의 어마어마한 성공에도 청빈하고 온화한 시골 수의사로 살았다고 하니 책속의 그가 더 인자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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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 보이스 - 법정의 수화 통역사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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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 수화 동아리에 가입한 적이 있다. 처음 시작은 손짓으로 표현하는 또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지만 전문적인 대화까지 가기엔 먼 길임을 실감하고 내 이름정도만 소개할 수 있는 정도에서 끝나버렸다.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수화는 단순히 언어전달의 손짓이 아닌 마음을 나누는 언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청각장애인이라고 표현되지만 실제로 수화를 사용하는 문화에서는 장애를 나타내는 표현보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람들인 농아인으로 표현되는 걸 선호한다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아라이는 농아인 부모님과 형 사이에서 유일하게 말이 들리는 청인이다.

그래서 그는 어려서부터 가족들의 통역사 역할을 담당해야 했으며 농아인에게서는 청인으로, 청인들에게는 농아인으로 인식되며 어느 사이에서도 완전하게 인정받지 못한 채 살아왔다.

이런 아라이처럼 농아인 가족사이에서 들리는 아이들을 "코다"라고 부른다.


코다로 살아온 아라이가 느꼈을 감정은 어땠을까?? 그가 길거리에서 수화로 대화를 하고 있을 때 지나가는 한 아이가 아빠에게 지금 저 사람들은 뭘하는 거냐고 묻는다. 그때 아빠는 아이에게 저 사람들은 귀머거리라고 대답해주고 옆에서 나무라는 부인에게 어차피 안들린다며 지나간다. 이런 일들은 아라이가 살아오면서 겪었을 많은 일들 가운데 하나였을 것이다. 농아인과 함께 섞여 살며 농아인처럼 보이면서 그들의 막말을 들어야 하는 청인의 입장이...가족에 대한 복잡한 마음이 있었을 아라이의 감정이... 

책을 시작할 때부터 이해되어 이 책에 더 빠져들게 했는지 모르겠다.   


경찰서 사무직으로 일하다 퇴직한 뒤 자신의 특기를 살려 수화통역원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아라이는 청인이면서 다양한 방식의 수화가 모두 가능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후천적으로 배운 수화가 아닐뿐더러 일찍이 가족들의 통역사였으니 말이다. 그러던 중 법정통역일을 맡게되고 17년 전 우연히 맡았던 법정통역 사건에 대한 기억이 함께 떠오른다. 법정통역 이후 "펠로십" 이라는 비영리단체로 부터 함께 일해보자는 제의가 오고 동의한 아라이는 그곳의 대표이자 대기업 외동딸인 젊은 여성 루미를 만나게 된다.


17년 전 아라이가 용의자로 지목된 농아인을 통역했던 사건의 피해자의 아들 역시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당시 용의자였던 몬나가 다시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는 사실이 전해지고 아라이는 펠로십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던 중 17년 전 법정에서 만났던 용의자 몬나를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몬나와 그의 가족들을 만나게 된 그는 17년 전 자신이 분명히 기억하는 모습과 다른 가족의 모습에 의아함을 가지게 되고 17년 사이에 일어난 두 사건을 향해 점점 다가간다.  


자신도 농아인 가족의 구성원이었기에 더더욱 이 사건을 그냥 지나칠수는 없었을 것이다. 사건이 진행되면서 결말은 예상가능했던 방향대로 흘러갔음에도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말할 수 없는 감동과 충분한 이해를 안겨준다. 또한 코다로 살아온 아라이의 사정과 그가 만나게 된 사건의 진실사이에서 수화라는 매개체는 더 큰 감동과 의미로 작용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릴 적 같은 동네에 살던 언니와 같은 반 친구이자 농아인이였던 혜진언니가 떠올랐다. 혜진언니가 우리 언니를 불렀을 때 남들과는 조금 다르고 알아듣기 힘들게 내였던 그 목소리가 바로 청인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힘주어 용기있게 말하는 "데프 보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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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스도쿠 인피니티 - IQ 148을 위한 논리게임 슈퍼 스도쿠 시리즈 6
마인드 게임 지음 / 보누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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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도쿠를 처음 만났을 때 이 신기한 퍼즐의 묘미에 끌려 모든 칸에 1~9까지 한번씩 넣어 완성하기 위해 지웠다 채웠다 반복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몇 번의 성공을 하는 동안 자신만의 방식과 요령이 생기게되고 더 높은 단계의 문제에 다가서게 된다. 스도쿠 게임 앱도 많지만 나는 여전히 종이위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가장 좋아하는데 이제는 스도쿠 문제를 발견하면 지나치지 못하고 무조건 연필과 지우개부터 찾는다.

 

이 책은 영국 최고 신문사가 특별부록인 마인드 게임에 연재하여 호응이 좋았던 퍼즐200개를 모아놓은 책으로 LEVEl 1 퍼즐이 100개 LEVEL 2 퍼즐이 75개 LEVEL 3퍼즐이 25문제로 구성되어있다. 시작하기에 앞서 스도쿠를 푸는 방법에 대해서 예시로 설명하고 있으며 가로, 세로, 굵은 박스 안에 각각 1부터 9까지 한번씩 들어가도록 수를 배열하여 완성하는 것이 스도쿠의 기본규칙이다. 한 칸(셀)에 들어가는 수를 예상해서 채우기 시작하면 한 줄에 같은 수가 두 번 반복될 확률이 크다. 한 칸(셀)에 들어갈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모두 따져 써두고 하나씩 채우고 지워나가면 어느 새 81칸(셀)이 모두 완성되고 이것이 스도쿠 퍼즐의 묘미이다.

처음 시작은 가장 많이 제시되어 있는 숫자위주로 채워가는 것이 수월하며 가장 많이 제시된 숫자를 가로, 세로로 살펴본 뒤 안들어가있는 줄과 박스의 경우를 따져 채워가는 것도 방법이다.

잘 안풀리다가도 9개의 숫자의 배열을 살펴보며 생각하다보면 생각하지 못한 규칙을 발견하게 되는 데 이런 연습들과 방식들이 쌓이다보면 자신만의 노하우도 늘어나게 된다.

스도쿠를 좋아하다보니 주변사람들에게도 권유하고 알려주는 편인데 누구는 같이 빠져들고 누구는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하지만 머리 아프게 생각해내는 것이 스도쿠의 매력이자 재미인데...

가로, 세로, 대각선의 합을 같게 만드는 수학의 마방진에서 고안했다는 이 단순하면서도 논리적인 퍼즐은 풀때마다 감탄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게 집중하게 된다.

이 책의 모든 퍼즐을 완성하고 나면 <슈퍼 스도쿠 시리즈> 혹은 <멘사 스도쿠 시리즈>에 도전해보라는데 어떤 고난도 문제가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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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긴 변명
니시카와 미와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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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되는 책의 출판사 소개글을 읽으면서 괜시리 이야기를 예상하며 그려보곤 한다. 때로는 그 예상과 비슷하게 전개되기도 하고 때로는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전개에 더 흥미롭기도 하고... 

이 책의 소개글을 읽으면서 예상한 스토리는 사고로 아내를 잃은 남편이 뒤늦게 아내를 사랑했음을 깨닫고 뒤늦은 후회를 한다로 예상했는데...막상 책을 읽으면서 느낀 분위기는 예상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폭발하는 감정없이...특별하다는 사건없이 잔잔한 일상속에서 고백하듯 던져지는 표현들로 슬며시 전달되는 감정들은 뒤늦은 사랑보다는 뒤늦은 미안함이 더 큰게 아닌가 싶다.   


유명한 인기 소설가 사치오는 여고동창생과 매년 떠나는 여행길을 나선 아내 나쓰코가 버스사고로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게된다. 아내임을 확인하러 가서도...아내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에도...

사치오는 울부짖는 다른 유족들과 다르게 담담하며 함께 떠난 아내의 친구 유키의 남편 요이치가 이성을 잃고 버스회사 관계자들에게 화를 내는 것과 대조적이다. 나쁘지 않았던 부부사이였지만 그만큼 벌어져있던 틈이 깊었던 걸까?? 다만 아내의 사고가 일어나던 그 시간에 다른 여자와 있었다는 사실에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며 평소와 다르지 않게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사치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의 친구 유키의 남편 요이치로부터 연락이 오게되고...

아내와 엄마의 부재를 실감하며 트럭운전으로 아이들을 챙기기 힘든 그의 상황과 어린 동생을 챙겨야하는 아들 신페이가 명문중학교 입시를 포기한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사치오는 덥썩 일주일에 두번 아이들의 방과후를 책임지겠다고 선언한다.

자식도 없는 삶을 선택해 살아온 사치오는 그렇게 신페이와 아카리의 또 다른 보호자로 함께하게 되고 서서히 그들에게 필요한 존재로 자리잡으며 희한한 가족구성원에 속해간다. 

요이치가족에게 새로이 중요하게 인식되는 인물이 등장하자 묘한 질투심까지 느끼게 되는데...

그렇게 함께 지내가는 시간이 흐르고 자신의 위치를 인정받고 싶어질때쯤...

불연듯 자신과 아내의 한때가 문득문득 떠오른다.

아내에게 던진 그 한마디가 어떤 의미로 다가갔을지...

그리고 요이치가 유키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은 아내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뒤늦게 아내의 남겨진 휴대폰에서 뜻밖에 남겨진 메세지를 보며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는 건 무엇인지..요이치가족에 합류한 채 조금씩 변해가는 사치오는 뒤늦게 아내에게 아주 긴변명을 늘어놓는다.

 

 

친하게 지내던 사이에도 갑작스러운 관계의 변화가 생기곤 하는데 그게 어떤 상황의 변화에서인지 감정의 문제인지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나쓰코와 사치오...이 부부는 어느 새 변해버린 상황에 솔직한 감정을 내보이지 못한 채 서서히 그대로 굳어간게 아닐까 싶다. 이미 굳어져서 변경하기조차 무색한...

명예와 풍족함을 얻는 사이 부부간의 관심과 애정을 변해가고...

아내를 잃는 사고를 통해 뒤늦게 아내가 느꼈을 감점을 되짚어버린...

하나를 얻었지만 하나를 잃었고 소중한 걸 잃고 나서야 소중했다는 걸 얻어버린...

만일 사고가 나지 않은채 살아갔다면 두 사람은 무덤덤하게 헤어졌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걸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으며 자연스러운 일상의 이야기를 서술해가는 이 작품을 잔잔한 영화보듯이 따라갔던 것 같다. 늦었지만 그녀의 마음을 되짚어보며 살아있는 동안 그녀의 존재를 기억해주는 것이 긴 변명의 대답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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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때 천사였다
카린 지에벨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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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모든 작품을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선호하는 작가님 중에 한 분인 카린 지에벨.

이번 신작인 '그는 한때 천사였다' 에서는 어떤 범죄사건 속에 어떤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줄지... 

첫 장을 펴고 읽기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재밌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전개속에 빠져 집중했다.


성공한 비즈니스 전문변호사 프랑수아는 가망이 없다는 뇌종양진단을 받고 자기 삶에 갑자기 다가 온 죽음에 망연자실해 한다. 사랑하는 아내 플로랑스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 주변에 슬픔을 전해주기 보다는 목적지없이 길을 나선 그는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어린 청년 폴을 태워주게 된다. 커다란 배낭 하나뿐인 폴에게 음식과 숙박까지 책임지며 폴의 목적지까지 동행하게 된 프랑수아와 처음 만난 자신에게 모든 것을 베푸는 그에게 차와 지갑을 훔치려는 계획을 접고 조용히 함께하는 폴. 그의 목적지에 도착하여 이별을 고하려는 순간 험악한 사람들을 발견한 폴은 다시 프랑수아의 차에 올라 도망치게 된다.


쫒기는 폴의 사연이 복잡함을 짐작하면서도 떠나라는 폴에게 함께 가겠다는 프랑수아로 인해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의 여정이 시작된다. 

함께하는 가운데 시한부로 죽음에 가까워져가는 프랑수아의 상황을 듣게 된 폴은 그의 마지막에 꼭 자신이 함께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한참 젊음을 불태울 나이에 죽음을 불사하며 위험속으로 들어가려는 폴에게 프랑수아는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한다.

대가없이 베푸는 친절과 어른다운 아버지를 만나보지 못한 폴에게 프랑수와는 소중한 존재가 되어가고 아들이 없는 프랑수아는 잘못 된 것인줄조차 모르는 폴에게 예의를 지켜 얻어지는 자존감에 대해 알려주며 둘은 아버지와 아들과 같은 유대감을 쌓아간다.


하지만 끈질기게 쫒는 무리들로 인해 뜻하지 않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프랑수아는 폴이 미처 다 말하지 못한 상상할 수 없는 과거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누구라도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지만 삶이 얼마남지 않아서일까...폴의 의미가 소중해져서일까...프랑수와는 그를 이해하며 폴이 지키고자 하는 한 가지를 위해 끝까지 자신의 남은 삶을 바치기로 한다. 드디어 쫒는 무리들과 결판을 내는 위기 속에서 큰 힘이 되어주는 가운데 그는 발사된 총에 맞고 쓰러지는 데...


폴의 인생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로드무비 같았는데 폴의 이야기가 시작되자 액션 느와르로 변하는 느낌이었다. 이 작품의 원제는 <Satan était un ange: 사탄은 천사였다.>으로 책을 다 읽고 나서 찾아보니 더 작품을 와닿는 제목인 것 같다. 본문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사탄도 원래는 임무를 부여받고 세상에 보내진 천사로 인간들에게 부정적인 기운을 불어 넣어주다보니 죄에 물들었을 뿐... 그는 원래 천사였다. 아마도 폴도 그랬을 것이다. 그가 사탄같은 삶을 살수밖에 없었지만 원래 천사였음을 알기에 그의 삶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도 않을까. 비록 대놓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도덕적이지 못한 기업을 위해 일해왔던 프랑수와도 다른 시각에서는 범죄자이자 동조자일 수 있다. 폴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환경 속에 프랑수와 같은 아버지를 만났더라면 그의 삶 역시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결론을 읽어가는 가운데 폴의 결론을 나타내는 한 줄에 마음이 아파왔지만 그렇게 그가 지키고자하는 그것은 천사의 모습 그대로가 아닐까 싶다. 비록 그는 옮지않았지만 그가 한때 천사였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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