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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의 사랑법
테일러 젠킨스 리드 지음, 이경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6월
평점 :
1983년 8월 27일 토요일 아침 7시경 말리부 해안 절벽에 위치한 '니나 리바'의 저택이 불길에 휩싸인다. 소설은 불이 나기 하루 전 오전 7시부터 한 시간씩 흘러가며 현재 그들의 이야기를 보여줌과 동시에 1956년부터 구성된 리바 가족의 이야기가 중간중간 들려진다.
'니나, 제이, 허드, 키트'까지 리바 가족의 4남매는 어릴 적 우연히 주운 보드를 계기로 말리부 해변의 파도를 간단히 타고 넘는 뛰어난 보드 실력을 갖게 된다. 그 실력은 뛰어난 몸매가 눈에 띈 '니나'를 잡지 표지 모델로, '제이'를 막강한 보드 실력자로, '허드'를 그 찰나를 담는 사진작가로, '키트'를 제이를 이을 유망주로 이끌었는데 무엇보다 그들이 유명 가수 '믹 리바'의 아이들이라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니나의 유명세는 테니스 선수인 남편 '브랜던'이 여자 테니스 선수와 외도한 사실까지 만천하에 공개되는 사태를 낳았고 오늘 밤 니나의 집에서 열릴 파티에 모인 사람들이 보내올 시선은 아침부터 부담으로 다가온다. 어찌 되었든 부자 남편과 결혼해 대저택에 살면서 성공한 삶을 완성한 니나와 그의 동생들은 결코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왔는데... 그 모든 일들은 1956년 할리우드에서 노래를 부르던 믹 리바가 말리부 음식점에서 일하던 17세의 '준'을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부터이다.
영원한 사랑이 대신한 절망과 우울에 빠진 엄마 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자신을 내어 준 장녀 니나, 대외적으로 쌍둥이로 살아온 장남 제이와 차남 허드, 귀엽고 당찬 꼬맹이 막내 키트, 어쩌면 가족일지 모르는 케이시 그리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내내 민폐인 아빠 믹까지... 1956년부터 시작된 리바 가족의 이야기는 생각지 못한 다이내믹한 일들이 일어나며 빠르게 전개되고 1983년 하루 안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각자 다른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든 저녁 7시 대 환장 파티가 시작된다.
시원한 해변의 말리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사랑을 고민하는 연인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끈끈한 사랑과 믿음을 바탕으로 한 가족의 유대감이 따뜻하고 감동적이면서 유쾌하게 그려진다. 할리우드 영화 속 장면들을 절로 떠올리게 하는 영상적 효과를 내며 단숨에 읽게 만든 <말리부의 사랑법>은 재밌었던 <에블린 휴고의 일곱 남편>의 작가였음을 확인함과 동시에 출간된 작품과 앞으로의 신간에 관심 갖게 만들기 충분했다. 가볍지 않은 진중함을 담은 로맨스 소설이자 더운 여름을 시원하고 유쾌하게 만들어 줄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