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완전 범죄
호조 기에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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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게 제공해주신 도서을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완전 범죄 청부사로 불리는 구로하는 또 한 건을 완벽히 해결하고 만족해하지만 다음 날인 3/14일 밤 올라간 건물 옥상에서 누군가에게 밀려 떨어졌다. 동상의 뾰쪽한 부분에 꽂힌 상태로 발견된 구로하가 깨어나 바라본 것은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의 육체뿐... 정황을 파악해보니 4개월이 지난 지금 자신의 기억과 다르게 범인 없는 사고사 즉 완전 범죄로 끝나버렸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유령의 모습으로 병원 밖을 나온 구로하는 넉 달 전 3/14일 자정에 만나기로 한 약속을 떠올리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약속 장소인 빈집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유령을 알아보는 어린 소녀 오토하를 만난다. 청부사인 구로하에게 사건을 의뢰하려던 오토하의 부모님은3/14일 밤 누군가에게 살해당해 거꾸로 매달린 기이한 모습으로 발견되지만 범인의 발자국이 남겨지지 않은 까닭에 완전 범죄로 끝나 버렸다. 매일 같이 청부사를 기다렸다는 오토하는 구로하에게 부모님의 복수를 위한 완전 범죄를 의뢰하고 옥상에서 구로하를 민 범인과 오토하의 부모님을 죽인 범인을 찾아나서는데...


유령이 소멸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7일. 그 시간 동안 어린 소녀와 유령 청부사는 자신들이 모은 정보로 범인을 찾아내 뒤쫓고 응징하는데 그 과정에서 꼬리에 꼬리를 문 또 다른 인물의 행동과 의도가 드러나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외치며 추적해 가던 유령과 소녀 콤비는 마지막 소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완전 범죄를 완성시킨다.


어울리지 않는 특이한 조합인 소녀와 유령이 사건을 추적해가며 만들어가는 교감 속에 사건 자체는 여러 요인들이 상호 충동해 연쇄적으로 발생하게 만들었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내용은 중간마다 숨어 있던 복선들을 떠올리게 한다. 특수 설정 미스터리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준 이번 작품으로 떠오르는 미스터리 신예라는 '호조 기에'를 처음 만났는데 이후의 작품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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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클레어 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반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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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반복되는 해리 오거스트의 다양한 삶을 통해 유한한 삶의 의미를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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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클레어 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반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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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해주신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1919년 1월 새해가 시작되는 첫 날 열차 여자 화장실에서 남자 아이가 태어난다. 아이를 낳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대신해 생부가 아닌 패트릭 & 해리엇 오거스트 부부에게 입양되어 '해리 오거스트'의 삶을 살다 노쇠하여 죽음에 이른 그는 1919년 여자 화장실에서 다시 태어나 전생의 기억이 떠올랐을 때 큰 혼란에 빠진다. 정신없이 소리만 지르다 정신병원에 갇혀 자살한 두 번째 삶, 종교에 의지했던 세 번째 삶,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알아내기 위해 의사가 된 네 번째 삶이 이어진다.

사랑하는 여인 '제니'를 만나 모든 것을 털어 놓았지만 오히려 그녀는 해리의 곁을 떠나고 해리의 진실을 알게 된 자들은 미래를 알아내려 고문을 가하고 피하고자 선택한 죽음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 과정에서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만들어 낸 '크로노스 클럽'과 절대 알려줘서는 안되는 것에 대해 알게 된다.


그렇게 반복되는 삶 속에서 여러 번 제 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고 숙제하듯 매번 연쇄 살인마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 미리 막았으며 여러 지식을 쌓아 의사, 교수, 스파이 등으로 활동한다. 교수 시절 제자였던 '빈센트' 역시 자신과 같은 반복된 삶을 사는 사람임을 알게 되고 반복되는 삶의 패러다임을 바꿔 우주에 새로운 운명을 만들고자 하는 빈센트는 해리에게 함께 하자고 제안하지만 그 이론에 이견이 있는 해리는 다시 태어날 때마다 또 다른 삶의 목표로 향하는데...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은 이전부터 읽고 싶은 책이었고 '반타' 출판사에서 재출간 된 기회를 통해 반갑고 설레는 마음으로 만났다. 감사하면서도 씁쓸한 관계로 남아 버린 생부와 양부, 마음 아픈 유일한 사랑 제니, 적이면서 친구로 긴 시간에 걸쳐 대결한 빈센트... 다른 시기의 삶이 아닌 같은 시대를 여러 번 반복해서 살아가는 해리이기에 자신의 사람들과 다른 추억을 쌓아가는데 그들과 달리 수 많은 기억을 혼자 간직하고 살아가야 하는 해리의 삶이 고독해 보였고 매번 죽음과 태어남을 겪어야 하는 삶은 권태로워 보였다. 15번에 걸친 수백년 속 해리의 일대기를 통해 우리의 삶과 대조해보며 유한하기에 더 애착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무한한 삶을 살더라도 인생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쉽지 않음을 지켜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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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캐빈 10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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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잡지 <벨로시티> 기자인 '로라 블랙록'은 입덧으로 고생하는 상사를 대신해 첫 출항하는 '오로라 호' 취재진에 합류해 탑승한다. 승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에 집중해야 하지만 며칠 전 집에 든 강도 사건으로 겪은 불안증과 남자 친구 '주다'와의 의견 충돌을 해결하지 못하고 떠나온 것이 신경 쓰인다.


9호실을 배정받은 로라는 저녁 만찬에 나갈 준비를 하던 중 챙겨오지 않은 마스카라를 빌리기 위해 옆방 10호실 방문을 두드린다. 그리고 이내 예쁘장한 얼굴을 한 여자에게 마스카라를 빌리고 만찬에 나서지만 어쩐지 10호실 여성은 보이지 않고 '오호라 호'의 소유주이자 노던 라이츠사의 회장 '리처드 불머'와 투병 중이라는 그의 아내 '앤 불머' 그리고 각 분야의 유명 인사와 <타임스>에서 일하는 전 남자친구 '벤'을 비롯한 언론인들을 만나며 얼굴을 익힌다.


새벽녘 우연히 잠에서 깨어난 로라는 무언가 무거운 것이 바다에 빠지는 '첨벙' 소리에 베란다 밖으로 나가 10호실 쪽에서 바다 밑으로 무언가를 빠트리는 장면과 베란다에 묻어 있는 핏자국 같은 얼룩을 본다. 이내 오로라 호 보안 팀장에게 연락해 10호실에서 누군가가 살해당했다고 전하지만 10호실에는 아무도 묵지 않는 빈 객실이라는 말만 전해 듣는다. 다음 날 보안 팀장과 10호실의 예쁘장한 여성을 찾아 나서지만 그녀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우울증 병력으로 항우울제를 복용 중인 로라가 헛것을 봤다고 의심하는 눈길만 받는다. 하지만 방에 남아있는 마스카라는 로라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고 얘기해주는데...


8년 전 출간되었던 <우먼 인 캐빈 10>이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영화로 넷플릭스에 공개되면서 원작 소설 역시 재출간되었다. 읽었지만 오래전이라 새롭게 들려진 이야기는 오로라 호에서 흘러가는 시간과 별개로 며칠이 지난 시간에서 로라의 남자 친구 주다가 SNS상에 연락이 되지 않는 로라를 걱정하며 작은 소식이라도 찾고 있었다. 며칠 사이 로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로라가 본 10호실 그녀는 실존하는지, 과연 누가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기억 안 나는 결말을 알아내기 위해 단숨에 빠져 읽었다. 심리 서스펜스의 묘미가 차고 넘쳤던 <우먼 인 캐빈 10>은 다시 읽어도 여전히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고 '루스 웨어'를 처음 만난 작품이자 계속 찾아 읽게 만든 시작이라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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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 개정판 미쓰다 신조의 집 2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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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할머니에게 맡겨진 코타로는 살던 집에서 사는 것조차 여의치 않게 되어 새로운 마을로 이사 온다. 막 이사 온 동네는 마치 와본 적 있는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데다 갑자기 나타난 노인은 코타로를 향해 "꼬마야, 다녀왔니..."라는 말과 함께 2층 구석은 가지 말아라, 순서를 제대로 지켜야 한다...는 이상한 말을 한다.


넓은 것에 비해 집세가 저렴하다는 2층 집에 들어선 코타로는 어떤 검은 형체의 '그것'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자주 꾸었던 그 악몽이 이어진다. 혼자 남겨진 저녁이면 집 안에서 머리가 잘린 시신이나 갓난 아이가 보이는 등 괴이한 현상을 경험한 코타로는 이 동네 그리고 이 집에서 일어난 일들이 궁금해진다. 동급생인' 레나'와 동네 탐방에 나선 코타로는 숲에서 사라진 초등학생, 유령의 집으로 불리는 집들에 대해 듣게 되고 자신들이 태어나기 이전에 있었던 일들을 알고자 이상한 소리를 하던 노인을 찾아가 10년 전 자신의 집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사건에 대해 듣게 된다. 집안 곳곳에서 보이던 시신들과 자신을 쫓아오는 듯한 검은 형체의 그것에 대해 짐작하게 되는데...


으스스 한 실체를 직접 경험하고도 자신을 맡아주신 할머니를 걱정시키지 않으려는 착한 마음 속에서 두렵지만 비례한 호기심에 정체를 찾아 나가는 코타로가 인상적이었다. 10년 전 사건과 현재 일어난 일들과의 관계성도 좋았고 생각지 못한 정체가 준 반전도 기억에 남는다. 미쓰다 신조의 작품에서 스스스스, 샤샤샤샤, 오오오오... 같은 의성어로 자주 등장하는 그것들은 꽤나 오싹하게 느껴지지만 이 책의 한 장면에서 제대로 소름 돋는 공포를 전해주었다. 일본판 제목으로 집 3부작은 <화가>, <흉가>,<마가>인데 우리나라는 현재 <흉가>, <화가> 순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나머지 작품들도 만나보고 싶어질만큼 재밌게 읽은 <화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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