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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클레어 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반타 / 2025년 10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해주신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1919년 1월 새해가 시작되는 첫 날 열차 여자 화장실에서 남자 아이가 태어난다. 아이를 낳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대신해 생부가 아닌 패트릭 & 해리엇 오거스트 부부에게 입양되어 '해리 오거스트'의 삶을 살다 노쇠하여 죽음에 이른 그는 1919년 여자 화장실에서 다시 태어나 전생의 기억이 떠올랐을 때 큰 혼란에 빠진다. 정신없이 소리만 지르다 정신병원에 갇혀 자살한 두 번째 삶, 종교에 의지했던 세 번째 삶,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알아내기 위해 의사가 된 네 번째 삶이 이어진다.
사랑하는 여인 '제니'를 만나 모든 것을 털어 놓았지만 오히려 그녀는 해리의 곁을 떠나고 해리의 진실을 알게 된 자들은 미래를 알아내려 고문을 가하고 피하고자 선택한 죽음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 과정에서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만들어 낸 '크로노스 클럽'과 절대 알려줘서는 안되는 것에 대해 알게 된다.
그렇게 반복되는 삶 속에서 여러 번 제 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고 숙제하듯 매번 연쇄 살인마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 미리 막았으며 여러 지식을 쌓아 의사, 교수, 스파이 등으로 활동한다. 교수 시절 제자였던 '빈센트' 역시 자신과 같은 반복된 삶을 사는 사람임을 알게 되고 반복되는 삶의 패러다임을 바꿔 우주에 새로운 운명을 만들고자 하는 빈센트는 해리에게 함께 하자고 제안하지만 그 이론에 이견이 있는 해리는 다시 태어날 때마다 또 다른 삶의 목표로 향하는데...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은 이전부터 읽고 싶은 책이었고 '반타' 출판사에서 재출간 된 기회를 통해 반갑고 설레는 마음으로 만났다. 감사하면서도 씁쓸한 관계로 남아 버린 생부와 양부, 마음 아픈 유일한 사랑 제니, 적이면서 친구로 긴 시간에 걸쳐 대결한 빈센트... 다른 시기의 삶이 아닌 같은 시대를 여러 번 반복해서 살아가는 해리이기에 자신의 사람들과 다른 추억을 쌓아가는데 그들과 달리 수 많은 기억을 혼자 간직하고 살아가야 하는 해리의 삶이 고독해 보였고 매번 죽음과 태어남을 겪어야 하는 삶은 권태로워 보였다. 15번에 걸친 수백년 속 해리의 일대기를 통해 우리의 삶과 대조해보며 유한하기에 더 애착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무한한 삶을 살더라도 인생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쉽지 않음을 지켜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