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자의 극사실 결혼생활 - 슬기로운 결혼생활과 부부 심리상담 이야기
나다움 지음 / 리더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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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이자 작가로 다음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있는 나다움의 에세이. 처음은 발랄, 유쾌하게 다가오는 소개글이 눈에 띄였고 극사실적으로 들려준다는 누군가의 결혼생활의 이면이 궁금해졌다.


소개로 만난 구남친이자 현남편과 2년여의 연애 후 27살에 결혼해 현재 두 아이의 엄마이자 워킹맘인 그녀는 결혼을 하고 나서야 자신이 비혼체질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지극히 우선순위는 외모(?)였기에 결혼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부터 웃음짓게 만들었지만 연애시절 장점이었던 것들이 단점으로 탈바꿈되고 소울메이트에서 육아메이트로 변해갔다는 담담한 고백들은 결혼은 곧 현실생활의 시작이라는 씁쓸함을 되새겨주기도 한다.


결혼 전에는 비밀스런 사내 커플로 결혼 이후에는 비밀이 있을 수 없는 사내 부부인 두 사람은 각자 잘하는 영역을 맡아 공동 운명체로 살아가지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아이를 낳아 양육하고 집안의 대소사를 함께 하면서 어찌 힘들지 않았을까. 밝고 긍정적인 사고로 활기찬 글들이 엿보이지만 친구와 진지하게 이혼을 얘기하고 혼자 심리상담을 받으러 갈 정도로 힘든 고민의 시간이 있었고 결혼생활이 쉽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해준다. 그럼에도 상담치료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고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가정과 회사 그리고 작가라는 또 다른 영역에 도전하며 스스로를 사랑하며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에세이를 쓴다는 건 자신을 오픈하고 솔직해져야 하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다 아는 사람 같았는데 결혼생활을 하며 느끼게 된 다른 점들, 시행착오를 진솔하게 얘기하고 있으며 흔히 겪는 육아와 가사의 협업, 남편과의 갈등, 시댁과의 관계 등 간접적으로 현실적인 결혼생활을 체험하게 해주고 동시에 양방향의 노력이 필요한게 결혼생활임을 알게 해준다. 다만 결혼생활의 범주가 다양하게 표현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세상은 결국 혼자 살아가는 것이라지만 그래도 내편이 있다는 사실은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은 이 거친 세상과 부딪쳐볼 용기를 준다'라는 구절이 인상깊게 남겨짐과 동시에 결혼선택에 우선순위가 되었던 남편 분의 외모가 내내 궁금해지던 <외모지상주의자의 극사실 결혼생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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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열 번째 여름
에밀리 헨리 지음, 송섬별 옮김 / 해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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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처음 만난 피비와 알렉스. 두 사람은 매년 여름 함께 여행을 다니던 소중한 절친이었지만 2년 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연락없이 지내는 중이다. 소설은 12년 전 둘의 첫 만남부터 천천히 2년 전 여름까지 그들의 과거를 보여줌과 동시에 중간중간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올해 여름 이야기를 함께 진행시킨다.


잡지사 기자인 피비는 2년 전 크로아티아 여행을 마지막으로 멀어진 알렉스에게 메세지를 보낼지 말지 고민 중이다. 고민하던 중 실수로 보내진 메세지는 다시금 알렉스와 연락을 주고 받게 만들고 피비는 예전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알렉스에게 오랫만에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알렉스와 피비는 12년 전 시카고 대학 입학식에서 만났다. 스치듯 인사만 나누고 헤어졌던 두 사람이 몇 개월 뒤 고향이 같다는 사실에 친해지게 되고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함께 여행을 가게 된다. 원하면 언제든 함께 가겠다며 자신의 평생 여름을 피비에게 반납한 알렉스. 그렇게 두 사람은 매년 여름 여러 여행지를 다니며 추억과 우정을 쌓아나간다.


2년 만에 만난 알렉스와 피비는 함께 여행지에 도착하는데 숙소는 온도 조절이 되지 않아 후덥지근하고 침대 두개 중 하나는 접이식 소파였던 덕분에 알렉스는 요통을 얻게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이 다시 함께 하는 여행이 의미있는 가운데 피비는 알렉스에게 향해있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조심한다.


두 사람의 10년전, 9년 전, 8년 전...여행이 들려질수록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미묘하게 어긋나는 둘의 스토리를 알게한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이면서도 상대가 내 마음과 다를 거라 짐작하고 서로의 연인을 질투하면서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두 사람은 그렇게 어긋나다 2년 전 크로아티아에서 당혹스러운 사건을 만들게 된다.


과거부터 들려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와 함께 2년 전 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현재 진행 중인 두 사람이 어떤 결말에 이르게 될지 궁금해 단숨에 읽게 했다. 어릴 적 어머니를 잃은 기억에 책임감과 진중함으로 똘똘 뭉쳐있던 남자 알렉스는 소중한 존재 피비에게 함부러 자신의 마음으로 내보일 수 없었고 너무 가까워지면 자신에게 실망해 떠날 것 같아 자신도 모르게 거리를 뒀던 피비는 떨어져있던 2년 동안의 시간과 오랫만에 함께 떠난 여행을 통해 서로의 진심을 알게된다.


12년 내내 사랑했고 소중했던 그 마음은 변함없이 동일했기에 둘이 찾은 행복에 웃음짓게 한다. 남녀간에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나의 답은 회의적이다. 둘이 모르는 혹은 감추고 있는 감정이 있기 때문에 친구라는 이름으로 함께 있는 것이 아닐까. 오랜 시간 소중한 친구였기에 더 조심스러웠을 피비와 알렉스 두 사람이 드디어 맞이한 해피엔딩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컸던 <우리의 열 번째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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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자의 손길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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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흉부외과 전문의 유스케는 집에 들어갈 시간도 없이 병원에서 밤을 새우기 일쑤지만 훌륭한 흉부외과의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오랜 시간 노력해왔다. 어느 날 존경하는 흉부외과의 권위자 아카시 과장의 호출을 받은 유스케는 흉부외과를 지망한 인턴 세 명의 지도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넘치는 업무에 인턴까지 지도하기 벅찬 지금 다른 과보다 힘들면서도 그만큼의 대가도 받지 못해 모두가 기피하는 흉부외과에 지망한 인턴 세 명 중 두 명이라도 최종 지원을 한다면 유스케가 파견나가고 싶어하는 병원에 보내주겠다는 제안에 유스케는 받아들인다.


잘 보여 남게 하겠다는 생각은 오히려 인턴들과 어색한 사이로 만들어 버리고 무시당하기도 하지만 의사로서 환자를 살리고 싶어하는 그의 진심은 인턴들에게 조금씩 엿보인다. 대학시절 입은 손가락 부상으로 섬세함을 요하는 수술실에서 가끔 경직을 경험하는 유스케는 자신의 후배이자 아카시 과장의 조카에게도 번번히 밀리며 원하는 곳에 파견나갈 수 있을지 불안하다. 그러던 중 의국에 아카시 과장을 음해하는 괴문서가 날아들고 아카시 과장은 유스케에게 범인이 누군인지 밝혀낸다면 인턴 지원과 상관없이 원하는 곳에 파견해주겠다고 전한다. 소문으로 떠도는 몇 명을 범인으로 의심해보지만 확신이 없는 가운데 유스케는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해가는데 충격적인 사실과 함께 좌절한다. 그가 휼륭한 흉부외과의가 되고 싶은 이유가 밝혀지는 가운데 유스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지...


좋아하는 치넨 미키토의 새로운 작품은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상냥한 저승사자를 기르는 법>처럼 감동의 이야기일까 <가면병동>처럼 범인을 찾아나서게 할까. 의국에 날아든 괴문서의 범인을 추적하게 하지만 <구원자의 손길>은 병원이라는 조직 안에서 일어나는 정치와 권력에 줄서려는 사람들 속에서 의사라는 본분을 지키며 환자에게 진심이 향해있는 유스케를 통해 감동받게 한다. 또한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영감을 얻어 쓰여졌다는 작품은 세 명의 인턴에게도 유스케는 잊을 수 없는 캡틴으로 남게했다. 현직 의사이기에 그가 전해주는 작품 속 이야기는 병원 안에서 일어나는 생과 사의 일들을 현실적으로 그리면서 공감하게 만들어 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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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 그웬과 아이리스의 런던 미스터리 결혼상담소
앨리슨 몽클레어 저자, 장성주 역자 / 시월이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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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서서히 안정화되어가는 런던이 배경이다. 우연히 결혼식에서 만난 두 여인 '아이리스 스파크스'와 '그웬덜린 베인브리지'는 의기투합하여 '바른 만남 결혼상담소'를 열게 된다. 각자의 취향을 고려하여 상대방을 매칭시켜주는 결혼상담소에 어여쁜 여인 미스 '라살'이 찾아오고 아이리스와 그웬은 라살과 어울린다고 판단된 미스터 '트로워'에게 그녀의 연락처를 알려준다. 얼마뒤 경찰은 라살이 칼에 찔려 살해당했고 트로워의 침대 밑에서 칼이 발견되어 체포되었다며 결혼상담소를 찾아오는데...


트로워는 라살로부터 만남을 취소하자는 연락을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묵살되고 결국 그는 구치소에 가둬진다. 데이트 상대에게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퍼지면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아이리스와 그웬의 결혼상담소의 운명이 어찌될지는 뻔한다. 더군다나 두 사람이 만나 본 트로워는 결코 살인자일리가 없는데...그리하여 두 사람은 라살의 진범이 누구인지 직접 밝혀내기로 결정한다.


전쟁 중 어떤 비밀스런 사연이 있지만 결코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아이리스는 자유분방하고 영리한 여인으로 그녀의 화려한 연줄은 사건을 쫒아갈 때마다 큰 도움을 받는다. 전쟁 중 사랑하는 남편 로리를 잃은 충격에 정신을 놓았던 그웬은 귀족인 시어머니에게 아들의 양육권을 빼앗긴 채 함께 살며 아들을 돌보고 있는데 양육권을 찾아오기 위해서라도 결혼상담소에 불명예는 없어야 한다.


라살의 주변을 탐색해가던 아이리스와 그웬은 생전 그녀가 위험한 일에 몸담고 있었음을 알게되고 가명으로 잠입수사를 하며 목숨을 위협당하는 일에 몰리기도 하지만 통찰력과 기지로 진범을 찾아내고 '바른 만남 결혼상담소'의 명예를 지켜낸다.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시대를 보여줌과 동시에 여성이라는 입장에서 당당하게 자신을 표출해가는 두 여성의 활약이 멋졌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아이리스와 순수하고 고고하면서도 진취적인 그웬은 다르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사건을 해결해가는데 두 캐릭터의 조화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에놀라 홈즈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보다 다이나믹한 사건과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두 여성이 등장하는 스파크스 - 베인브리지 콤비 시리즈는 이번 이야기를 시작으로 현재 4번째 작품까지 집필 중이라고 한다. 앞으로 '결혼상담소'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아이리스와 그웬의 앞날은 어떻게 진행될지 그 이야기들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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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는 마을
리사 주얼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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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사섬 호텔에서 일하면서 만난 앨피와 결혼식을 올리고 영국으로 돌아온 조이는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오빠 잭과 임신한 새언니 리베카의 집에 들어와 함께 살기로 한다. 우연히 이웃집에 살고있는 중년의 톰 피츠윌리엄을 보게 된 조이는 매력적인 그의 모습에 반하며 계속해서 엿보고 관찰한다. 우연히 펍에 갔다 만난 톰과 묘한 감정을 교류하게 된 조이는 그 감정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고 싶어진다.


영특하지만 사교적이지 못한 톰의 아들 프레디는 디지털 쌍안경을 통해 좋아하는 여학생이나 동네 사람들을 관찰하며 찍은 사진을 컴퓨터에 일지처럼 작성해둔다. 그로인해 동네에 새로 등장한 이웃집 여자가 자신의 아빠에게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 프레디는 가끔 부모님 방에서 들리는 때리는 듯한 소리가 신경쓰인다.


집단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는 망상에 빠져사는 엄마와 살고있는 제나는 자신의 학교에 새로 온 교장선생님 톰이 예전 휴가지에서 소리지르는 여자와 함께 있던 남자라는 지적도 톰의 집에서 누군가가 자신들을 지켜본다는 말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선생님이 차고있던 시계를 보고 엄마 말이 사실이었음을 떠올린 제나는 톰에게 확인해보지만 긴장한 듯한 그는 부인한다. 한편 교장선생님 톰을 좋아하며 자주 만나 웃는 모습을 보여주던 절친 베스는 어느 날 자신이 임신한 것 같다며 울먹인다.


조용하던 마을에 살인사건이 벌어졌고 경찰은 주민들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뻔해보이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드러난 듯 보여지지만 소설은 이 마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천천히 들려준다. 누군가는 좋아하는 마음으로, 누군가는 호기심으로, 누군가는 경계하며 또 누군가는 증오의 마음으로 엿보고 관찰했던 마을 안에는 조용하지만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컸던 누군가의 살의가 숨어있었다. 그리고 뻔하지 않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드러나는 순간 모든 것은 세밀하게 잘 짜여진 전개였음을 알게된다. 처음 접해보는 리사 주얼의 <엿보는 마을>은 개인적으로 프레드릭 베크만, 리안 모리아티의 소설들을 떠올리게 했으며 다음 작품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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