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레터 - 좋은 이별을 위해 보내는 편지
이와이 슌지 지음, 권남희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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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설원에서 '오겡끼데스까'를 외치는 한 여인이 자동적으로 그려지는 유명한 영화 <러브 레터>를 본 적이 없어 개정판으로 만나게 된 <러브 레터>를 펼치는 순간부터 궁금하게 하더니 몽글몽글한 감성으로 덮게 했다.


2년 전 설산에서 일어난 사고로 연인을 잃은 '히로코'는 기일에 그의 집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중학교 시절의 앨범을 보게 된다. 중학교 때에도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이츠키'가 그리워진 히로코는 그의 주소를 적어 와 이제는 국도로 변해 받을 사람 없는 그곳으로 기념 의식 같은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얼마 뒤 '이츠키'가 보낸 답장을 받게 되는데...


'잘 지내고 있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이츠키는 장난삼아 답장을 보낸다. 그 답장으로 인해 이츠키가 어떻게 보낼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히로코와 뜬끔 없이 자신의 이름으로 편지를 보낸 온 히로코를 궁금해하는 이츠키는 계속 편지로 주고받게 된다.


전연인과 동명이인의 사람이 편지를 받게 된 그 우연으로 전해진 편지를 통해 알게 된 전연인의 러브 스토리...천천히 그려내며 들려주는 그 감성에서 히로코가 이츠키를, 이츠키가 이츠키를 떠올리며 모르고 있던 사실을 알게 해준다. 그리고 이츠키가 남겨진 설산을 향해 잘 지내고 있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다고 마지막 인사를 하는 히로코와 특별한 도서 대출 카드를 발견한 이츠키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기억된다.제목의 이유와 의미가 강렬하게 와 닿은 읽게 되어서 좋았던 <러브 레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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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식당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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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문구점>, <반짝반짝 공화국>으로 만났던 오가와 이토의 작품 <달팽이 식당>은 오가와 이토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으로 개정되어 출간되었다. 평범한 일상 속에 평범하지 않은 사연들을 통해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전해주었던 전작들처럼 이번 작품 역시 특별한 음식을 대접하는 달팽이 식당의 이야기로 초대한다.


인도인 남자친구와 함께 살며 요리사를 꿈꾸던 린코(애칭 링고)는 어느 날 모든 것이 사라진 빈 집을 발견한다. 믿었던 사람의 배신은 링고의 말문을 막히게 하고 유일하게 남아있는 소중한 할머니의 유품 겨된장 항아리를 챙겨 15살 봄 이후 떠나온 고향으로 오랫만에 향한다.


사이가 좋지 못했던 엄마에게 창업자금을 빌려 창고를 개조해 식당을 하기로 결정한 링고. 동네 구마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인테리어를 시작하며 자신만의 음식점을 완성하고 '달팽이 식당'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달팽이 식당은 전날까지 손님과 예산, 구성원, 사연 등을 메일이나 팩스로 주고받으며 메뉴를 떠올리고 하루에 한 팀만 받는 색다른 식당이다.


도움을 준 구마 아저씨의 사연을 떠올리며 정성스럽게 만든 석류카레를 대접한 링고는 이후 떠났던 아내와 딸이 집에 돌아왔다며 기뻐하는 구마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는다. 석류카레 덕분이라는 구마씨의 소개 덕분에 '달팽이 식당'에서 음식을 먹으면 행운이 일어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그렇게 달팽이 식당은 상복을 벗지 않는 할머니를 위해, 거식증에 걸린 토끼를 위해, 요양원에 가는 할아버지를 위한 마지막 식사를 위해, 특별한 연인을 위해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을 대접하고 엄마를 위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잊을 수 없는 음식을 준비한다.


대화를 하는 동안 상대의 진심이 느껴지고, 글을 통해 그 마음이 느껴지듯 재료부터 정성으로 준비하고 대접에 진심인 링고의 음식은 손님들에게 감동으로 전달된다. 달팽이 식당을 방문했던 손님들의 사연이나 조금 특별한 사연으로 가족이 된 엄마와 링고 그리고 애완돼지 엘메스의 이야기를 읽으며 때와 기회를 놓치고 되돌릴 수 없는 후회의 감정, 혼자 남겨진 외로움 등 그 모든 감정들이 공감되어 마음이 울려왔다. 나만을 위한 음식이 준비되고 아주 천천히 즐길 수 있는 달팽이 식당에 초대받는다면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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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가출 에놀라 홈즈 시리즈 8
낸시 스프링어 지음, 김진희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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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오빠들을 피해 정체를 숨기며 도망치지 않아도 된 에놀라는 변장없이 당당히 활동하며 여성 전용 클럽에서 지내고 있다. 시리즈 2권 <왼손잡이 숙녀>와 4권 <별난 분홍색 부채>에서 만났던 세실리를 만나러 간 에놀라는 만날 수 없다는 집사의 말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감지한다. 가정폭군이라는 그녀의 아버지 유스타스경에 대해 듣게된 에놀라는 순종적이길 바라며 학대도 서슴치 않는 유스타스경에게 감금되어 있는 세실리를 탈출시키기 위해 또다시 위험한 계획을 실행한다.


세실리의 집에 침입해 불가능해 보였던 탈출을 성공한 에놀라는 자신의 사무실 비밀의 방에 세실리를 숨겨둔다. 딸이 사라지자 세실리의 엄마는 홈즈에게 사건을 의뢰하는데...이미 에놀라가 벌인 일임을 알고 있는 홈즈가 찾아와 세실리를 찾지만 당황스럽게도 비밀의 방에 숨겨둔 세실리가 사라진 뒤다.


에놀라에게 암호를 남기고 사라진 세실리는 사실 용기있고 굳건한 자신의 자아를 가진 왼손잡이 숙녀와 사회적 요구에 영향을 받으며 부모님 말씀에 순종하는 오른손잡이 숙녀 성향의 이중인격을 가지고 있다. 돈도 없이 에놀라의 용기에 힘을 얻어자립하려는 세실리를 어디가서 찾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에놀라는 세실리가 돌아가더라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유스타스 경의 숨겨진 악행도 밝혀낼 생각이다.


에놀라 홈즈 시리즈는 구시대의 관습에서 여성에게 요구하는 여성상을 거부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번에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며 이중인격의 장애를 가진 여성 세릴리가 에놀라로 인해 문제를 해결하고 온전히 왼손잡이 숙녀로 당당히 자립할 수 있도록 한다. 무엇보다 물불 가리지 않고 사건을 맹목적으로 파고들며 해결하는 어린 소녀 탐정 에놀라의 활약은 매번 기발히고 기막히다. 홈즈 오빠의 인정까지 받게 된 어린 소녀 에놀라가 다음에는 무슨 사건으로 어떤 모험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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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괴담 스토리콜렉터 10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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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어디선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누군가의 눈과 마주칠 거 같은 쭈삣함을 선사해주었던 <노조키메>를 기억하며 미쓰다 신조의 신작 <우중괴담>은 어떤 오싹함을 담았을지 기대하며 펼쳤다.


7살이 된 소년이 가족과 떨어져 외딴 할머니 집에서 이해되지 않는 규칙들을 지키며 일곱밤을 지내야 하는 <은거의 집>, 우연히 자신의 학생이 그린 그림이 일어날 사고를 예고한다는 사실을 알게된 선생님은 다음 타켓을 발견하고 긴장하게 되는 <예고화>, 생활비와 경험을 누적하기 위해 경비업무를 하게된 소설가가 종교단체의 야간경비를 맡으며 으스스한 경험을 하게 되는 <모 시설의 야간 경비>, 그것이 문 밖에서 초인종을 누르고 노크하며 누군가를 찾으로 오는 <부르러 오는 것>, 비오는 날마다 우연히 만난 사람들로부터 우연히 괴담을 듣고 난 다음이면 곧이어 현실에서도 사고로 이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우중괴담>.


5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 속에서 미쓰다 신조 본인은 작가로 등장해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설을 완성한다. 본인의 이전 작품이나 가족들 이야기까지 함께하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허구인지 미묘하지만 더 사실적으로 전달된다. 소설 속에서 그것, 저것으로 표현되는 존재가 휘우우우우우... 삐이이이이이...휘파람을 불어오거나 척척척척척...소리를 내며 따라오거나 ...지,지,지,지,직 초인종을 눌러오면 그 순간이 상상되어 더 공포스럽게 한다. 역시나 호러, 괴담 미스터리의 최고라는 명성에 걸맞는 '미쓰다 신조'만의 색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 <우중괴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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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다운
피터 메이 지음, 고상숙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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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17년 전 조류독감 바이러스로 인해 전세계가 팬데믹 상황으로 이어진다는 설정으로 소설을 썼지만 비현실적이며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는 이유로 출판을 거절당했다. 하지만 그가 철저한 조사로 설정했던 소설 속 상황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현실이 되었고 우리는 겪어보지 않은 공포와 고립에 빠지는 경험을 하게 했으니 그의 예견은 놀랍고 내용은 더 실감나게 와 닿았다.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치명적인 H5N1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런던은 이미 수천명의 사망자를 내었고 총리 조차도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포화상태인 응급 의료 서비스를 해결하기 위해 공원에 임시 병원을 짓고 있던 공사장에서 인부들에 의해 가방하나가 발견되고 그 안에서는 놀랍게도 아이의 것으로 보이는 유골이 나온다.


경찰청 근무의 마지막 하루를 앞둔 맥닐 형사가 사건에 나서고 조사결과 발견된 유골은 아시아계 여자아이로 생전 심한 언청이였으며 살해당한 후 살점이 제거되어 유골상태로 묻혔음이 밝혀진다. 누가 잔혹한 방법으로 이런 범행을 벌인 것인지 가방 속에 있던 지하철 표를 단서로 범인을 추적해나가던 맥닐은 다른 사람을 앞세워 신분을 숨기고 있는 존재를 눈치챈다. 그러던 중 아들 션이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는 연락을 받게 되는데...


범인의 흔적을 추적하는 맥닐 형사와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뒷처리를 하며 흔적을 제거하고 다니는 핑키의 모습이 번갈아 진행되면서 조금씩 가려져있던 진실과 범인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시작이 드러나는 순간 비윤리적, 비인간적 생각과 행동에 분노하고 억울한 피해자 초이에게 깊은 슬픔을 느끼게 한다.


소설은 읽는 동안 끝이 보이지 않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했던 불편함, 뜻하지 않게 만난 슬픔 등의 감정들을 되새기게 했고 아직도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이 상황에서 언제 다시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평온한 일상이 주는 고마움을 다시 한번 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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