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인이 되어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스미 세이코 지음, 홍주영 옮김 / 끌레마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딸을 피아니스트로 만들고 싶었던 어머니의 소망 때문에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피아노를 배워야했다.
체르니 40번까지 진도를 나갔고, 꽤 많은 악보책들을 마스터했지만, 
나의 진짜 실력은 바이엘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
악보를 보고 치기는 하는데..(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쳤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연주에는 아름다움도 섬세함도, 정교함도 없었다.
박치에 음치였던 것 같다.
피아노 레슨 시간만 다가오면 갑작스런 복통을 느꼈고,
순식간에 삶의 열정과 즐거움을 잃어야했다.
나는 당시 피아노가 너무 너무 싫었다.
다른 과목이나 미술은 재밌고 좋았는데..피아노만큼은 증오스러웠고 자신감이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다시 피아노에 대해 생각하니..
나는 적절치 못한 교육과 피아노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관의 희생자였는지도 모르겠다. 

성인이 되어 피아노를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은 이후로,
피아노를 가르쳐주는 책이 나왔다고 하면 읽어보았다.
어릴 때처럼 어머니와 학원 선생에게 들려주고 검사받기 위한 연주가 아니라,
내가 즐길 수 있고, 원하는 연주를 하고 싶었다.

일대일 과외를 하듯이 악보를 보고 건반을 누르는 법을 알려주는 책도 있지만,
이 책은 성인이 피아노를 시작하면서 가져야 할 자세와 주의할 점,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즐거운 과정의 묘미',
매력적인 피아노 연주란 어떠한 것인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피아노는 소리를 내기 어려운 다른 악기들과 달리,
건반을 누르기만 하면 바로 음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입문하기 쉬운 악기다.
하지만 시작이 쉬운 만큼,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장애물들이 있다.
호기롭게 출발하지만, 대체로 얼마 못가서 '포기와 절망의 깊은 늪'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성인이 피아노를 배우다가 좌절을 느끼게 되는 것은
재능과 노력 문제가 아니라, 연습 방법과 접근 방식에 문제라고 말한다. (위로가 된다ㅎㅎ)
그리고 '먼 목표에 매달리기보다 눈앞의 조그마한 목표를 하나하나 뛰어넘으며
그 과정을 소중하고 즐겁게 여기라'고 조언한다.

피아노는 원래 어려운 악기라고..쉽게 금방 해낼 수 있다는 편견과 착각을 버리고,
연습하면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 요령을 일러준다.
음악을 즐기고 표현하는 법, 손가락 사용법, 균형 감각과 박자 감각,
슬럼프와 실력 부진에 넘어지지 않고 행복하게 연습하고 연주할 수 있는 법 등을 소개한다.
특히 장년, 노인들이 피아노를 시작할 때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이 담겨 있다. 

악보를 느끼고, 표현할 줄 아는 음악성과 리듬감을 알려주는 책~
매력적인 피아노 연주에 관심있는 모두가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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