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시집 - 오감도와 날개 그리고 권태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이상 지음 / 스타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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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학생 때부터 문학 교과서를 통해 쉽게 만날 수 있는 한국 대표 시인 중 한 사람이다.
난 교과서로 접하기 전, 오빠 방 책장에 꽂혀 있던 소설책으로 먼저 만나게 되었다.
읽으면서 기괴하고 건강치 못한 분위기, 방종과 방탕을 오가는 내용이 충격적으로 다가왔지만..
이미지가 그려지듯 인상적이었고,
소설이 끝날 때쯤엔 나 역시 마음 속 어딘가 부풀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문학적이야..!!)

그때의 잊을 수 없는 첫인상 때문인지..
지금도 난 이상의 시보다 소설을 더 재밌게 읽는다.
시는 그가 말하고 표현하고자 한 의미를 정확히 해석하고 알아들었다는 자신을 할 수가 없기에..
많은 이들이 이상의 천재성을 극찬해대고, 국어 선생님이나 문제집에서 친절하게 시의 의미를 해석해줘도 
크게 공감을 느끼지 못한다. (너 진짜 다 알고는 하는 얘기냐? 묻고 싶어진다.)
10-20대 학생 때야...오감도나 이상한가역반응을 천재적인 시구나, 알려주는대로 입 벌리고 받아먹었지만..
성인이 되서 그의 시를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
그는 참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내, 예민한 사람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내가 본 흥미롭고 뛰어난 문학가들은 대체로 병적으로 예민하고, 건강하지 못했다 ㅎㅎ)

본 시집은 서문에서 '이상 전집 2권을 초기본 순서대로 정리했으며, 표기법도 원시의 느낌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게 현대어를 따름으로 읽는데 불편함이 없게 했다'고 밝히고 있다.
전에 나온 두꺼운 전집은 볼 때마다 부담스러웠는데..
적당한 두께에 분홍색 표지로 깔끔하고 새롭게 담아내니, 가독성이 높아졌다.
그의 시의 난해함은 여전하다.
그러나 시집을 들고 반복해 읽다보면, 무슨 말을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만들어진 시집인데..
윤동주의 자아성찰적인 정신과 면모를 이상의 시에서도 언뜻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이상이 훨씬 더 어둡고 복잡하다) 
소설과 수필은 '날개'와 '권태'..대표작으로 뽑히는 두 작품을 수록해놓았다.

이상의 전집을 본격적으로 파헤치기 전, 먼저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인 것 같고
이상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한 권으로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읽기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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