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링허우, 사회주의 국가에서 태어나 자본주의를 살아가다
양칭샹 지음, 김태성 옮김 / 미래의창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올해는 중국인들이 쓴 책을 꽤 많이 읽었다.
특히 유명한 영어 강사인 저자가 개인의 경험과 노력을 담아 쓴 자기 계발서와
저자와 주변인들의 이야기(실화)를 그대로 만든 소설 2권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읽으면서 놀랐던 것은, 분명히 젊은 중국인들이 쓴 책인데도...
마치 우리나라 젊은이가 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오죽하면 편집자나 번역자가 내용의 일부를 수정, 각색한 것이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부모의 재산, 사회적 지위 등의 여부에 따라
자녀를 '흙수저, 금수저'라는 식으로 씁쓸하게 지칭하는 표현이 있는데..
중국에서도 그런 식의 명칭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었고,
중국 젊은이들이 경제적 절망과 불확실한 미래로 방황, 갈등하는 모습을 묘사한 내용이
너무나도 익숙하고 기시감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거 정말 중국 얘기 맞아? 우리나라 작가가 쓴 이야기라고 해도 믿겠는데??
상황이나 내용 뿐 아니라, 사고방식, 가치관, 감성도 거의 동일하게 느껴졌다.)

또한 '올해 중국에 새로 등장한 신흥부자와 억만장자가 몇명이다',
'억만장자는 뉴욕보다 베이징에 더 많이 살고 있다'' 식의 기사는 봤어도..
중국의 젊은이들이 돈과 미래로 한없이 절망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더 놀라웠다.
 
그리고 또 놀라웠던 것은 책의 내용이 너무 만족스러웠기에 놀랐다.
흔히 안 좋은 물건을 보면 이거 중국산인가? 할 때가 있지 않은가..-_-;;
그런데 내가 만난 중국산(?) 책은 하나같이 훌륭해서 미제, 일제와 국산의 만족도와 감동을 능가하고 있었다. 이젠 저자가 중국인이라면, 오히려 관심과 신뢰를 갖고 책을 찾아 읽고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위에서 내가 말한 놀라웠던 점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책이다.
분명 슈퍼차이나의 길 잃은 세대 바링허우의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절망적인 상황과도 일면 맞닿아 있다. 

그리고 문학과 실제 사례 등을 이용한 서술 방식이나 내용도 좋다. 
저자는 80년생의 공공지식인에 가까운 학자라는데...
왜 우리나라엔 이런 학자와 작가가 보이지 않는지...마음에 답답함이 밀려오는 것이다.

중국의 사회적 갈등과 고통, 빈부 격차,
바링허우의 열악한 경제적 상황이 적나라하고 신랄하게 담겨 있다.
2부에서는 5명의 바링허우와의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실었다.
 
우리나라의 상황과 비교해서 읽기에도 재밌고,
중국의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책이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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