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 큰 이야기 속에 격리돼 있던 작은 마음들에 관한 이야기
도하타 가이토 지음, 윤지나 옮김 / 니들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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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고 재미있는 에세이집이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에세이집이다.

저자가 내보이는 통찰이나 사견에 공감하는 바는 둘째치고,

임상심리사이자 교수로서 내리는 해석과 해답에 동의가 되든 되지 않든,

그저 글을 읽는 자체 만으로도, 읽어내려가는 순간의 즐거움이 우선 생생했던 책이다.


이젠 위드 코로나에 접어들어, 꽤 까다롭던 방역절차가 많이 완화되었지만..

아직도 코로나의 그늘과 후유증에서 자유롭게 해방되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저자가 코로나 19를 통과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점들을

일본의 연예 주간지 <주간문춘>에 대중을 상대로

연재한 내용들은 여전히 위로와 공감이 되었다.


저자는 코로나 19는 모두의 문제였다고 밝히며,

한 명의 심리학자로서 모두가 위험 속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만큼~

사람들 마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써야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 기록은 중요하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문제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었다고 답한다.

코로나 19 사태가 마음의 상실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애초부터 마음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연재 후반에야 비로소 그것을 알게 되었다고..ㅋ ^^;;)


일본은 95년 이후부터 마음을 잃어왔다고 주장하는데,

한국인인 나로서는 일본과는 또 다른 입장이기에...모르겠다.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난 태초 아담과 이브 때부터 

인간은 마음이 상실, 왜곡되었다고 보는 입장)


어쨌든 저자는 구체적으로 90년대 중반 이후라고 시기를 콕 집는다.

한 명의 일본인이자 일본의 심리학자로서 물질의 풍요 이후 (버블 경제 파탄 이후인 듯)

여러가지 큰 사건과 사태를 맞이하며, 

꾸준히 일본인의 마음이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거대담론과 큰 사회적 사건, 그렇게 큰 일과 큰 이야기에 모든이의 마음을 모으려다 보면,

반작용으로 개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은 흔적도 없이 지워지고 만다는 것이다.


일본은 그런 사건을 최근 20년간 계속하여 겪어왔다는 소리...

어쨌든 일본인들이 느끼는 공허함과 절망, 

암담한 시선 속에서의 외침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임상 심리사로서의 경험을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에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보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하게 되고..

마음은 마지막에야, 결코 자신의 마음 탓은 아니라는 당사자의 부정이 모두 끝나고 나서야

그 모습을 드러낸다고 말한다. 흠, 마음은 숨어있기를 좋아하나보다.


우리가 생각하는 몸이나 물질(돈)의 문제, 조직과 사회, 환경 등의 탓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야말로 문제의 원인과 시작일지 모른다는 근본적인 이야기를 던지고 있다.


저자는 마음은 <극히 개인적이고 내면적이며 사적인 영역>이라고 정의 내리며,

구체적이고 개인적이며 다채로운 에피소드, 각자의 소소한 이야기 안에 있는

우리의 마음이 재발견되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혼란스러운 상황과

복잡한 문제와 두려운 미래 앞에 선 현대인들의

숨겨진 마음 속 이야기를,

상담사로서의 겪은 사례들을 섞어서 센스 있게 엮어 놓은 책이다.

(주간 문춘의 성격 탓인지...킥킥거리게 하는, 무겁지 않은 글

그러나 가벼운 듯 하면서도 통찰과 뼈는 담긴~)


살아남기 위해 현실을 외면하고 마음을 닫아야 할 때도 있다는..

서글픈 공감이 되었던 대목과,

인간의 마음은 현실의 급격한 변화를 견디지 못한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에세이집이라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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