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꼬맹이시절부터 영화 잡지를 구매해서 읽었다.
스크린, 프리미어, 로드쇼, 키노, 씨네21, 필름2.0 같은 잡지들..
부모님이 영화를 좋아했던 것도 아니고, 이런 것이 있다고 알려준 것도 아닌데...
나 혼자 서점에 가서 영화 잡지를 보고 사 모았고,
친구와 동네 극장을 아지트로 삼아 놀았다.
책과 문학도 좋아했지만, 정작 내가 처음 필사하고 싶다고 느꼈던 글은 영화 관련 글이었다.
이동진 기자가 조선일보에서 올리던 시네마레터라는 영화관련 칼럼이 있었는데...
그걸 매우 좋아했다. 일본 영화 원더풀 라이프에 대한 글을 읽고 감동을 해서
필사하려고 오려놓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저자는 문학 평론은 문학이 될 수 있지만, 영화 평론은 영화가 될 수 없는 근본적 결핍이 있음을
서두에서 밝힌다. 그러나 나는 문학만큼이나 영화 잡지와 영화 관련 글에서 많은 영향을 받아왔다.
글쓰기의 매력과 가치, 힘을 영화 잡지를 통해서 느끼고 배웠다.
영화평론이 영화가 될 수 없다고 해도,
수 많은 영화 평론과 칼럼, 인터뷰, 리뷰도 경우에 따라서는
문학적 가치가 분명히 있고 큰 힘을 가지고 있음을 믿고 있다.
그런 것은 결국 각 독자가 판단할 몫이지 않겠는가..?
이 책의 저자는 키노, 필름2.0 을 거쳐 현재 씨네21의 편집장인 주성철 기자다.
거의 20년 가까이 된 경력, 방송 활동도 다양하고, 영화 기자로서는 베테랑에 속하는 분이다.
독자들이 직업적 글쓰기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본인의 노하우를 담아 저술했다.
영화기자를 꿈꾸고 있는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된다.
영화 글쓰기에 대한 간단한 팁에서 시작해서,
영화 기자 직업과 일상에 대한 이해와 한국 영화 잡지의 역사도 배울 수 있고,
글쓰기에 관련한 지침을 다양한 영화 배경 지식과 함께 섞어 놓아서
영화를 좋아한다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인터뷰의 기술도 알려준다.^^
영화와 영화인에 대한 사랑, 풍부한 정보와 배경지식, 역사와 시사
공감을 느끼게하는 매력적인 해석, 번뜩이는 통찰력, 소소한 재치,
감동과 연민, 애틋함...
나는 이 모든 것을 영화글에서 많이 배웠다.
영화와 글쓰기에 모두 관심있는 독자들에게
폭넓은 상식과 글쓰기 요령, 두근거림을 선물해 줄 책으로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