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정원

비밀 정원 - 제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혜영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10월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읽는내내 혼불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던것도 사실이다

노관이라고 하는 공간이 주는 느낌이 그랬던걸까

급변하는 현실에서 좀 동떨어져있고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공간이란 느낌이 강했다

어머니의 첫사랑이야기라고 하는데

이요의 자전적인 성장소설로 볼수도 있는데

자신의 이야기보다 어머니와 율이삼촌에 초점이 맞춰지긴했다

개인적으로는 읽다보니 좀 너무 늘어진다 싶은 부분도 있고

갑자기 많이 종잡을수없기도 하고

중간에는 좀 읽기 힘들긴했지만

그것만 아니면 꽤 괜찮은 이야기였다

형수와 시동생의 사랑이라는것이 금기이긴하지만

집안끼리의 혼사가 중했고 하필 상대가 그랬다는 우연적인 장치정도야 뭐

읽으면서 주인공이 요가 어머니에게 한번도 입밖에 내어 묻지않은게 참으로 대단하다 싶었다

삼촌에게나 어머니에게나 내색하지못하고

아마도 말을 꺼내는순간 어머니가 자신을 선택하지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서일까

오로지 한 여인만을 바라보고 사랑하고 시를 쓰고 구애했던 율이삼촌은

사랑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자신만의 사랑을 완성했다는

자신에게는 하등 행복하지못한 인생을 살았지만

결국 삼촌이 떠난뒤 엄청난 회한을 느끼는 어머니를 보며 대체 누구를 위해 모른척 모질게 살았던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시가 많이 등장한다는것도 특이했고

테레사라는 소녀가 보낸 편지는 뭔가 공상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한 빨간머리 앤을 떠올리게도 했다

그렇지만 좀 유치하기도 했다

16세의 생일엔 잠에 빠질거라니 ㅋㅋㅋㅋㅋ

보틀넥

보틀넥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권영주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3월

평행세계라는게 존재할까나

어느날 죽은 친구를 애도하러 절벽에 올랐다가

떨어지고

갑자기 그곳이 아닌 공원에서 깨어난다

그런데

자신의 집에갔더니 열쇠가 맞지않고 거기엔 알지못하는 여자가 있다

알고보니 자신보다 한살이 많은 사키라는 이름을 가졌다

얘기를 들어보니 자신이 태어나기 이전 유산됐던 여자애가 태어나고

자신은 존재하지않는다는것

비슷하면서도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엄마아빠가 바람을 피우고 사이가 안좋은건 사실이지만

주인공인 료의 세계에서는 사이가 더 엉망진창 더 나빠질수가 없을 지경이지만

사키의 세계에선 부부가 함께 여행도 갈정도로 사이가 호전된것

료의 세계에선 죽은 형이 이쪽세계에서는 대학생이 되어 멀쩡하다는것

료가 애도했던 스와 노조미역시 이쪽에서는 살아있다

어떻게된일인지 알아보는와중 깨닫는다

나란 존재가 태어남으로서 더 나빠진것같다는것을

사키가 태어나는게 훨씬 좋은 결과라는것을 말이다

안그래도 성격이 어두운편인 료가 더더욱 땅을파고 들어갈만한일이다

자신이 태어나지않는게 더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들다니

사실 이 소설은 열린결말이다

그게 좀 ㅋㅋㅋ 맘에 안들긴하지만

그 깨달음을 계기로 그전과는 달라지길 바란다면

너무 교훈적인 이야기로 치우치려나

가면 산장 살인사건

가면 산장 살인 사건 ㅣ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충격적 반전이라는 광고문구때문에 엄청 읽고싶었던 책이었다

반전이 뭘까 생각하며 읽었는데 반전은 반전이었다

그것은 생각치못했기에

그러나 범인은 누군지 알수있었다

여기서는 범인이라는말도 적당치않으려나

왜인지는 책을 읽으면 알수있을듯

산장이라는 한정된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

예상치못한 전개다

은행강도가 등장해서 산장을 장악하고

은행강도에 맞서려고 하다가 실패하고

응집력있던 산장사람들은 점점 분열되고 서로가 서로를 믿을수없게된다

소설이 끝나고 해설이랄까 서평이랄까 소개랄까

다른작가가 적은 글을 보고 무지개를 연주하는 소년말미에도 적혀있었는데

자신들이 쓰려고한소재나 트릭을 히가시노 게이고가 먼저 선점해서 아쉬웠다는것이다

엄청나게 다작을 하다보니 트릭이나 소재에서도 시간이 걸리는 다른작가들보다 유리한고지를 차지하는것같다

인간의 욕심에 대해 꼬집은 소설이 아닌가 싶다

사건도 사건이지만...

인간의 욕심은 대체 어디까지인가

어느것하나 포기하긴싫고..

그러다가 결국 양심도 팔아먹는건가

미필적고의도 커다란 죄가 될수있다는것

가면산장이라고 하는건 상징적의미라고 볼수 있겠는데

진짜 가면쓰고 등장하는 이야기인줄 ㅋㅋㅋㅋㅋㅋ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12년 7월

셜록홈즈와 일본문호 나쓰메 소세키가 런던에서 만났다???

시마다 소지가 쓰는 셜록홈즈이야기라니

셜록홈즈 마니아로서 흥미가 일었다

사실 다른작가가 쓰는 셜록홈즈에 별로 관심이 가지않았던것이 사실이다

뭔가 홈즈라고는 하는데 아닌것같달까

그래서 그런지 런던 미라 살인사건도 읽으면서

사실 집중하기가 쉽지않았다

나쓰메 입장에서 서술하는것과 홈즈입장에서 서술하는것이

같은듯하면서도 많이 달랐다

나쓰메가 보는 홈즈는 뭔가 우스꽝스럽달까

바보같달까

전혀 명탐정같아보이지않고 그저 괴짜일뿐이었다

사건은 기묘하고 과연 어떻게 된일인가 알수없었지만

해결되고 나니 뭔가 김샌달까

원래 마술역시 트릭을 알고보면 아무것도 아니라고는 하지만

사실 기대를 많이했던만큼 기대만큼은 아니라서 좀 실망했다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문학에서 워낙 유명한 인물이고 한국에서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유명한 작가인데

영국유학한적이 있었던것같다

그의 주변조사를 꼼꼼히해서 쓴거같긴하지만

아무래도 나는 그의 작품 한개밖에는 읽은적이없어선지

막 와닿지는 않았다

셜록홈즈도 내가 아는 셜록홈즈라기보다는 시마다소지가 새롭게 그려낸것같다는 이미지가 강하게 풍겼다

나쓰메소세키와 왓슨 셜록홈즈와의 인연이 부각되는소설이랄까

사건과 추리보다는 아무래도 이 세사람에게 더 중심이 쏠리게되는소설이라

나에게는 추리소설로는 좀 매력이 떨어졌다는 아쉬움이 든다

재앙의 거리

재앙의 거리 ㅣ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정태원 옮김 / 검은숲 / 2014년 5월

엘러리 퀸이 추리소설을 쓴것중에 라이츠빌 시리즈라고 불리는 재앙의 거리

사실 내가 엘러리 퀸을 읽은것은 거의 국명시리즈라던가

드루리 레인이 등장하는 x의 비극 y의 비극 z의 비극정도였다

국명시리즈 와는 전혀 다른분위기라고 놀랐다

문체도 다르고

특히 재앙의 거리에서는 아버지 퀸경감의 활약이 없어서 아쉬웠다

서로 어긋나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지만

퀸경감과 엘러리 퀸의 호흡이 찰떡호흡이라고 생각했는데

혼자만 있는 엘러리 퀸은 뭔가 외로워보인달까

라이츠빌이라는 외딴곳에서 방을 빌려 새로운소설을 쓰려고 한 엘러리 퀸은

부동산업자의 소개로 한집을 빌리게 되고

그 집은 원래 집주인이 결혼하는 딸을 위해 지은 신혼부부를 위한집이건만

결혼식전날 남자가 도망가버리고 딸은 정서적으로 불안하게된

뭔가 재수없는 집으로 낙인찍힌집이었다

그런곳에서 글을 쓰던와중 도망갔던 남자가 돌아오고

다시 두사람은 결혼하지만

뭔가 불길한 전조가 시작되고

남편인 짐이 아내 노라를 독살할지도 모른다는 정황이 발견되고

그런정황에도 해명은 하지않고 오히려 의심스런 행동을 하는 짐

실제로 노라는 독살될 위기에 처하기도 하는데

결국 짐의 여동생이 살해되고 마는데 노라를 살해하려다 실수로 짐의 여동생인 로즈메리가 죽은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그때부터 재판이 시작되지만

어느것하나 짐에게는 유리한 증거는 거의없고 불리하기만한데

당사자역시 아무말도 하지않고 입을 꾹다무는 답답한상황

사실 재앙의거리는 시종일관 답답한 상황이계속되고

엘러리가 딱히 뭔가 활약을 펼친다는 느낌도 덜하다

예전에 정력적이던 엘러리가 좀 그리워지기도 하지만

항상 활기넘치고 어쩔땐 너무 과하게 자신감이 넘치는건가싶던 엘러리 퀸이

세월이 지나서인지 무게감이 느껴지고 좀 진중해졌다면 이상한가?

사건의 진상을 뒤늦게 깨닫고 아쉬워하지만

탐정이 사건을 모두 미리 알고 막을수없음은 어쩔수없고

탐정소설에서는 피할수없는 일이 아닐까

폭스가의 살인역시 재앙의 거리같은 분위기일까 궁금해진다 새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