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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손 길들이기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15
이주미 지음 / 길벗어린이 / 2021년 10월
평점 :
표지를 넘기면 크리스마스트리, 뽀로로, 하회탈, 인디언 등 다양한 모습을 한 오른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아이는 뽀로로 오른손이 제일 좋다고 하네요. 역시 뽀로로는 사랑입니다.
작가의 말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잘 하는 게 하나도 없는 아이였던 작가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해 오른손을 길들이기 위해 밤새 그리고 그렸다는 말. 그때 오른손이 이렇게 말을 했대요.
"야! 눈에 힘 빼! 내가 알아서 할게. 이젠 날 믿어 봐."
마지막에 오른손이 하는 그 말은 이 세상 모든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들려주고픈 말같이 느껴졌어요. 서툴지만 노력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말이죠.
아이가 화분을 깨트렸네요. 엄마가 혼을 내려 하자 자기가 아니라 오른손ㅇ이 그랬다며 오른손에게 책임을 전가하네요. 이를 들은 오른손은 억울해하는 것같아요.
오른손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아요. 여기서 우리가 평소 손으로 하는 많은 일들을다시 확인할 수 있답니다.
오른손은 어른이 되어서도 말썽꾸러기일거라는 말에도 뭐 어떠냐며 개의치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칭찬받는 착한 손, 그런 대단한 손이 되고 싶지 않냐고 묻네요. 오른손은 그럴 수 있냐며 관심을 보이죠.
착한 손이 되려면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고 해요.
시키는 대로만 따라가면 옳고 좋은건지는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순종하는 삶, 그게 과연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삶인가 하고 말이죠. 아이에게 어른들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말하긴 하지만 어른들도 때로는 실수도 하고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그런 점들을 생각하지 않고 말없이 따르기만 한다면 그것도 문제일 것 같거든요. 그때 오른손이 잠깐!하고 말을 해요.
착한 손이 되고 싶긴 하지만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오른손이예요.
규칙도 잘 지켜야 한대요. 규칙은 여러사람들과의 약속이기도 하니까 잘 지키긴 해야하겠죠.
하지만, 오른손은 노력도 했으니 재밌게 놀고 싶기도 하고 똑같은 건 재미없다고 생각해요.
오른손은 하고 싶은 게 많대요. 이것저것 하다보면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을거래요. 그러고 보니 뭔가 멋진 것 같아요. 괜찮아 보이기도 하구요.
모두가 똑같다면 뭔가 신나고 재밌는 일도 없을 것 같고 세상이 심심할 것 같긴 하네요. 개성이 없으니까요.
난 뭐든지 될 수 있고, 난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마지막 오른손의 말. 멋지지 않나요?
때로는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할 수 있고, 신나는 일도 할 수 있고. 너무 하나로 규정짓지 않으면 될 것 같아요. 이것저것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자기만의 색깔과 길을 찾아갈 수 있으니까요.
평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면서 아이에게 너무 다그치거나 규칙을 지키며 착한 아이로 자라라고 한 게 과연 잘한 일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서툰 것이 많은 아이에게 옳은 손 길들이기처럼 이해해주고 인정해주는 엄마가 되어 주어야겠다 다짐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