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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7, 영월 ㅣ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42
이상걸 지음, 최정인 그림 / 리틀씨앤톡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조선의 비운의 왕 단종을 다룬 이야기.
1457년 영월로 유배를 온 단종, 단종이 죽임을 당한 관풍헌, 단종의 시신이 묻힌 장릉.
단종의 시신을 수습하면 삼족을 멸한다는 수양대군의 엄포에도 단종의 시신을 묻어준 충신 엄흥도.
상상 속 인물인 엄흥도의 어린 손자 상욱이가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경수, 남진이와 사냥을 나간 상욱, 올무에 걸린 짐승의 울음소리에 겁난 친구들은 도망가고, 혼자가 된 상욱은 올무에 걸린 새끼 노루를 발견하고 풀어주고 내려옵니다. 이는 뒷부분의 이야기와 연결됩니다.

유배길에 오른 단종을 친구들과 함께 나무 위에 올라가 맞이하는 장면도 인상 깊습니다.
영월의 청령포는 삼면이 강이고 뒤에는 절벽인 곳이라 천연 감옥과 다름 없어요.
청령포에서 이야기 나눌 사람 하나 없이 외로워하는 단종에게 상욱이는 심부름꾼이 되어 말벗이 됩니다.

장마가 되어 물이 불어 청령포에서 나와 관풍헌에 묵게 된 단종은 겨울이 되어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단종의 시신을 수습하면 삼족을 멸하겠다는 수양대군의 엄포에도 엄홍도는 죽음을 각오하고 단종의 시신을 수습합니다.

겨울이라 언 땅, 삽이 들어가지 않아 관을 묻을 곳이 마땅치 않았어요. 그러다 어미 노루의 울음 소리가 들리고 소리를 따라간 곳엔 노루 가족이 모여 앉아 있었고, 상욱이는 예전의 기억을 떠올립니다. 노루들이 앉아 있던 곳, 그곳엔 눈이 쌓여 있지 않았고 땅이 잘 파이는 걸 확인하고 그곳에 단종을 모셨지요.
노루 전설은 지금도 영월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로 장릉 근처에 가면 '장릉노루조각공원'이 있다고 해요.
시신을 수습한 후 상욱의 가족들은 행랑채 식구들까지 모두 뿔뿔이 흩어집니다.

'상욱아, 잘못된 것은 언젠가 바른 것으로 되돌아 온다. 그 시간이 오래 걸릴지 몰라도 언젠가 다시 돌아올 거란 믿을을 갖고 살다 보면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우리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가자.'라는 상욱의 아버지의 말에서 단종의 죽음을 제대로 슬퍼할 수 없었던 당시 백성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열일곱에 왕위를 뺏기고 궁궐을 떠나 머나먼 영월로 유배를 온 단종, 그의 유배생활과 그 당시 그를 바라보는 백성들의 모습을 책을 통해 상상으로나마 그려 볼 수 있어 좋았어요.
아직 역사를 잘 모르는 아이도 단종의 이야기를 알고 있더라구요. <1457, 영월>을 통해 아이도 단종의 마음과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볼 수 있었길 바랍니다.
예전에 저도 영월 청령포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책을 읽고나니 그때 제가 느꼈던 처연함과 아픔이 다시 한 번 떠올랐어요. 기회가 되면 아이 손 잡고 영월의 청령포, 관풍헌, 장릉, 노루조각공원에 꼭 방문해서 1457년 그해의 영월을 느껴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