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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왜? - 안철수의 지난 3년, 숨겨진 뒷 이야기
강동호 외 지음 / 더굿(The Good)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안철수는 왜?
우선 이 책은 안철수가 집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책의 대담자들을 내세워서 만들어진 책인데, 그들은 모두 안철수 지지자들이다.
그들은 프롤로그에 책의 출간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안철수 현상’ 은 이제 완전히 끝난 것인가?>
안철수 현상은 가라앉았고, 대선주자였던 안철수는 평범함(?) 국회의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 과정이 어떠했든지 간에, 이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책의 대담자들은 위의 말들을 하면서 그에 대한 결말도 미리 정해놓았다.
안철수 현상을 한낱 신기루로 보지 않는다.
신기루?
허망하게 사라지는 신기루?
대담자들은 안철수의 부활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까지 읽으면서 이번 책은 대통령 만들기의 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안철수의 가치관과 상황을 넌지시 이야기하면서 그간 벌어줬던 일들에 대해서 하나둘씩 늘어놓았다. 읽는 사람들이 납득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간을 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사실을 책의 대담자들이 미리 양해를 구한다.
하긴 정치권에 선이 어디에 있고, 악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다수의 지지와 소수의 지지, 승리와 패배가 있을 뿐이다.
2011년 안철수라는 거대한 태풍이 정치권에 등장했다.
두둥!
이렇데 할 정치활동을 하지 않은 안철수가 메가톤급 태풍으로 정치권을 휩쓸어버리고 했다.
그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전율을 할 정도다.
미리 이야기하는데, 본인 역시 안철수를 응원하고 있었다.
[제1막 제1절 서울시장 선거, 50%가 5%에게 양보하다.]
안철수의 옆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다. 추측하건데 이들도 이 부분을 가장 아쉬워하고 있다고 보인다. 이 한 번의 선택으로 인해 뒤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들이 확 바뀌었으니까.
2011년 서울시장 오세훈의 사퇴!
박원순의 서울시장 출마!
안철수의 서울시장 후보 회자!
뉴스에서 참으로 많이 떠들어댔으니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안철수가 서울시장으로 나오기를 원했었다.
여기에서 알아둬야 하는 부분은 안철수가 서울시장 후보에 회자된 것이지 출마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는 사실이다. 안철수의 지지가 50%이고, 박원순의 지지가 5%는 그 이후의 문제다.
대담자들이 ‘안철수가 서울시장 출마 의사는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라고 말한다. 이건 옆에서 지켜본 사람의 추측이다.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겠지만 안철수 본인의 입에서 나온 확정된 답은 아니다.
안철수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지 않고 박원순에게 양보했다는 뉴스는 참으로 충격적이었다.
50%의 표를 가진 사람이 5%를 위해 양보한다?
지금도 이해가 제대로 되지는 않는다. 아니, 이해를 떠나 아쉬웠다. 안철수가 서울시장이 되기를 원했으니까.
서울시장이라는 위치는 단순히 한 지역의 수장이 아니다.
서울시장이 되었다면 정치권에서 더욱 큰 세력을 쌓고, 차기 대선후보에서 유력한 위치에 우뚝 설 수 있었다.
그런 안철수가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은 이유를 책을 통해 알게 됐다.
그러면서 안철수의 개인적인 성향까지 어렴풋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아!
안철수의 정치생활이 순탄하지 않겠구나!
이런 생각이 불현 듯 든다.
20 페이지에 [굉장히 품격 있는 정치 행위!] 라는 구절이 나온다.
훗!
웃음이 나왔다.
품격이라?
그 품격으로 인해 지금 안철수는 날개를 접은 채 많은 구설수에 휘말려 있다.
이건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내가 읽고 느낀 감정이니 이렇다고 적는 것이다.
깨끗하다는 이미지로 정치권에서 승리를 할 수 있을까?
더러움을 묻힐 각오를 하면서 승리를 향해 치달려야 할까?
가치관의 문제일 뿐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냥 그렇다는 것이니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
나부터…….
떴다방!
안철수 진영의 사람이 스스로 자신들의 진영을 떳다방이라고 한다.
동의한다.
안철수는 준비되지 않은 정치인이었다.
한 지역의 수장이 되기 위해서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도 충분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수장인 대통령이 되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냉철하게 말해 이는 단순히 지지율만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똑똑한 사람들이니 이걸 잘 알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왜 안철수 대선 캠프가 조기에 문을 닫아야만 했는지…….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안철수의 생각은 어디까지 흘러가는가이다. 단체를 조직하게 되면 수장 홀로 마음대로 할 수 있지 않다. 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개인들의 생각들을 모두 끌어안아야 하는 법이다.
정치권의 단체는 정당이다.
정당의 지원 없이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될 수 없다고 본다.
대한민국은 정당정치다.
대단한 정치가가 나온다고 해도 정당의 힘이 없으면 말짱 꽝이다. 아니,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이게 현실이다.
부조리한 현실을 바로잡겠다고 정치권에 들어오더라도 우선 권력을 손에 잡아야 하는 법이다. 그 권력을 잡기 위해 부조리에 몸을 담아야 한다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안철수와 문재인의 치킨 게임! 이길 수 없었던 싸움!
이건 당연하다.
문재인은 지지율이 떨어지지만 결코 양보할 수 없었다.
왜?
본인의 생각도 중요하겠지만 문재인은 딸린 정당의 식구들이 훨씬 많았다. 그가 양보하게 된다면 정당의 식구들이 공중에 붕 떠버린다. 패배가 보인다고 해도 양보할 수 없다. 그리고 사실 박근혜와 박빙의 싸움으로 이야기되고 있었으니까 양보하기 싫었는지도 모른다.
책을 보면서 안철수 진영의 사람들은 똑똑하지만 정치에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점을 강하게 느꼈다. 극단적으로 탁상행정을 일삼는 공무원이라고 할까? 정치권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안타까웠던 감정들을 대담자들이 풀어낸다.
서울시장과 대권 뒤로 국회의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수많은 많은 정치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리고 자신만의 세력을 만들기 위해 더러움과 구설수에 휘말리게 된다.
안철수의 추락은 예고된 수순이다.
날개가 꺾이고 있다고 해야 할까?
더 높이 날기 위해 날개를 접어두고 있다는 느낌이 더욱 강하다.
호랑이굴로 들어가서 호랑이를 잡아먹겠다고 한다.
하하하하!
잔잔하게만 흘러가던 안철수가 독한 마음을 먹고 강경해졌다.
구설수를 무서워하지 않고 묵묵히 버티는 모습에서 독한 장부라는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제4막 안철수, 버려? 말어!]
책의 마지막 장이다.
마지막 장에는 과거의 잘못, 잘못에서 배운 점,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 미래에 지향하는 대통령 자리에 담담하게 풀어놓고 있다.
최종자리가 대통령이라고 은연중에 못을 박아두고 있다.
개인적으로 안철수라는 정치가가 다시 한 번 비상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