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되이 백 년 사는 사람 되지 않으리 - 한세상 자유롭게 살다 간 한국의 풍류 인물 20
김삼웅 지음 / 원더박스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헛되이 백 년 사는 사람 되지 않으리

 

풍류! 풍류남아! 우리나라에서 풍류를 즐기면서 인생을 멋있게 보낸 분들이 많다. 그 분들 가운데에서 대의와 정도 등을 벗어나지 않은 분들을 엄격히 정한 20분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목차만 봐도 이 분들이구나 라는 사실에 무릎을 칠 정도이다. 이 분들은 하나같이 삿됨이 없는 맑은 심성의 소유자들이다.

요즘처럼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때에 이런 책은 더욱 고고하게 빛을 발한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수양을 할 필요가 있다. 혼탁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아마도 멀리 하겠지만 말이다.

원효대사는 미친 듯 난폭하고 예의에 어긋났으며 행동은 상식의 선을 넘어섰다고 한다. 간결하면서 굵직하게 툭툭 치고 나가는 김삼웅 특유의 문체가 위인들의 이야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원효대사의 기행은 참으로 놀랍다. 평범한 시각으로 보면 땡중이나 다름이 없다. 그렇지만 불자로서 크게 각성한 원효대사의 놀라운 업적과 삿됨이 없는 순수한 마음을 실로 놀랍다. 스스로 자신을 낮추면서 귀족 불교의 대중화에 앞장선 대단하신 분이다.

대부분의 이름들을 알고 있었으나 모르는 분들도 등장한다. 언뜻 들었던 적도 있었던 분 같기는 한데, 직접 살펴보니 남효온의 삶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높은 사람들의 잘못을 조목조목 살피면서 말한다는 건 스스로의 목에 칼을 차는 것과 똑같다. 잘못 보이게 되면 그대로 세상에서 하직을 할 수도 있다. 남효온은 세상에서 버려진 삶을 살아가야만 했다. 예나 지금이나 아첨꾼들이 많은 건 강직한 사람들이 살기 어려운 세상 탓이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어렵고 힘든 길을 걸아가기에 바른 말을 하는 사람들이 더욱 고고하게 빛나는 셈이다. 가시밭길을 걸어갔던 강직한 남효온의 정신을 배우고 싶다. 너무 편하게 세상을 살아가려면 안 된다.

우주 만물의 근원이자 근원을 찾아간 선비 서경덕과 황진이의 일화는 재미있으면서 유명하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생을 말해보라고 하면 사람들은 십중팔구 황진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뛰어난 미모와 금기서화 솜씨를 지는 황진이는 서경덕을 스승으로 모신 적이 있다. 그리고 황진이는 서경덕을 흠모하여 유혹을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고매하며 고결한 인품의 서경덕은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 달관과 자족의 삶을 살아간 선비! 그래서 더욱 역사에 이름을 날리고 있다.

풍류는 즐기는 동시에 마음과 뜻이 편안해지는 것이다. 책에 등장 하는 위인들은 삶을 즐기고 있다. 그러면서 주변의 빛을 환하게 밝힌다. 존재 자체만으로 주변사람들과 세상에 이로움을 마구 전파하고 있다.

혼란스럽고 시끄러운 현실이다. 지금과 같은 때 진정으로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위대한 위인이 나타나야만 한다. 그리고 그런 분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사회가 성숙되어야만 하겠다.

헛되이 백 년 사는 사람이 되지 않아야겠다.

살아가는 세월 동안 인생을 즐기면서 맑고 깨끗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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