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숨
모자 지음 / 첫눈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숨
책을 접하고 읽으면서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반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해서 선택한 책인데, 우선 선택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일반인들의 이야기! 일반인들은 아무래도 평균이라고 해야 하나? 평균 아래라고 해야 하나? 사회적으로 힘들고 각박함을 자주 느껴볼 수 있다고 해야겠다. 다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다소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편이다. 그리고 책에서는 사회적으로 불공평하고 답답한 부분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비정한 현실을 담담한 말투로 이야기하고 있는 이런 책은 드물다. 그리고 그 드문만큼 마음으로 파고드는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현실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아픔과 슬픔, 비정함이 묻어있기 때문이겠다. 아름다운 부분만 보고 살아가기에는 현실이 너무 시궁창인 것이다.
좋은 대우를 받고자 하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그러나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고, 경력이나 재주, 능력 등을 요구한다. 그런 능력이 있으면 벌써 좋은 곳으로 알아서 옮겨 간다. 없기에 좋지 못 한 대우를 받는 것이다. 버스 기사들은 이런 처우를 받는 대표적인 직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세상에는 대우받을 사람들이 많지만, 좋은 자리에는 이미 차지하고 있는 능력자들이 넘쳐난다.
이름도 없는 그와 그녀는 우리들 그리고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숨!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사람들. 읽다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절로 든다. 그리고 왜 이렇게 사는지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보일러에서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다! 빌린 돈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가족들! 집 나간 부모! 버려진 아이들! 뭐 이따위 이야기를 적은 것이냐?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사실 동행에서 자주 접하고 있다. 그 이야기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절로 든다. 절망스런 이야기에는 역설적으로 희망이 녹아들어 있다.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고 할까? 어두운 지하도 있겠지만 새롭게 살아갈 희망이라는 건 있는 법이다. 수면제를 먹고서 죽으려고 한 그녀는 결혼을 하여 그럭저럭 살아간다. 그녀의 인생은 누구의 소유인가? 본인의 것? 정답을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겠다.
짧게 진행되는 이야기들이 마음속으로 쑥쑥 들어온다. 왜? 생각이 쉽게 날 수 있는 건 그만큼 평범한 이야기이기 때문이겠다. 수많은 사람들의 아프고 평범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활자에는 삶과 인생 등이 담겨져 있다. 그렇기에 이야기에는 생명력이 넘쳐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생의 무게를 느껴본 사람들에게는 무겁게 다가올 수 있는 이야기라고 본다.
참으로 많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인생을 생각하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