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평전 - 시대의 양심
김삼웅 지음 / 채륜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영복 평전

 

시대의 양심이라고 평가받던 분의 일대기이다.

격변의 시기, 고고하게 향기를 남긴 분이 이야기. 신영복 선생의 나무와도 같은 사상과 주옥같은 문장은 읽는 내내 마음을 청아하게 만들어 준다. 출신에서부터 성장에 이르는 짧고 간결한 이야기에는 왜 신영복 선생이 시대의 양심이 될 수 밖에 없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뛰어난 지성을 가지고 있는 선생은 대학 시절 사회주의 이론을 접한다. 반공이 극에 달하던 시절 마르크스-레닌 사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국가에서 독으로 터부시됐다. 그리고 그런 사상을 접한다는 것으로도 죄가 되었다. 지적 호기심이 왕성하던 시절 선생을 그 이론에 빠져들었다.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혼란스럽던 격변기가 정작 선생에게는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이다. 여리고 순박한 심성을 가지고 있는 선생은 중앙정보부에 의해 구속이 되는 일이 벌어진다. 이 당시 무소불위의 권력을 잡고 있는 중앙정보부는 어마어마한 죄목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그 유명한 통일혁명당사건이다.

사형에서 무기형이 된 선생의 기나긴 감옥살이가 시작된다. 시대의 양심인 이야기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할까? 선생의 주옥같은 문장들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읽다 보면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다. 신영복 선생의 사상과 주옥같은 문장을 살펴볼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다.

감옥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선생을 절망하지 않고 생명사상을 싹틔웠다. 억울한 일을 당하지만 분노하지 않고 성찰하며 높은 사색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탄하였다. 밑바닥에서부터 시작된 그 생명운동은 대전교도소 15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전주교도소로 이감되면서 이어진다. 아니, 애초부터 선생의 마음에는 생명에 대한 가치가 가득 했으리라! 그만큼 선하고 아름다운 심성을 가진 분이다. 20년 만에 출감을 한 선생은 새로운 시작을 한다. 그리고 사회적응을 하면서 점점 활동영역을 넓혀 나간다.

선생이 남긴 글들을 보면 곱씹을수록 많은 향기가 나는 것 같다. 하나같이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사람의 선한 부분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인간이 나아갈 길이겠다. 고난과 역경의 길을 걸어왔지만 정작 한 그루 나무처럼 고요하고 평화롭게 있고자 하는 마음은 감히 추측하기가 어렵다.

선생의 생애를 담은 이야기는 현대사와 함께 많은 걸 깨닫게 해주고, 선생의 뜻과 철학이 담긴 글들에는 향기가 넘친다.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향기가 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