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모를 것이다 - 그토록 보잘것없는 순간들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정태규 지음, 김덕기 그림 / 마음서재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은 모를 것이다

 

루게릭병! 많이 들어보았지만 얼마나 심각한지는 제대로 알지 못 했다. 루게릭병에 걸린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에는 아픔과 슬픔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에 비례하여 사랑이 녹아들어 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처럼, 지독한 루게릭병에 의해 가족이 해체될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사랑으로 가족은 유지되고, 아픔을 함께 공유한다. 아픔을 함께 누릴 수 있기에 인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게릭병에 걸리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점점 불가능해지게 된다. 저자 역시 그런 과정을 겪었고, 그 과정을 거치면서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 하게 됐다. 일반인들이 평범하게 할 수 있는 사소한 움직임이 그에게는 동경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멀쩡했던 사람이 가지고 있던 건강을 잃어버렸기에 그 소중함을 더욱 절실하게 알고 있다. 그런 아픔의 기록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처럼 작용한다. 음식을 두고 말하는 옛사랑과의 마지막 키스라고 한 의미는 여러 모로 생각할 바가 많다. 강렬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는 키스의 맛을 이제 더 이상 제대로 즐길 수가 없다. 다시는 맛 볼 수가 없기에 그저 추억으로만 떠올려야 할 때, 그 참담함은 어떨까?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을까?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 하겠다. 이해는 한다는 생각이 뇌리에 떠올랐지만 그것이 십분의 일, 아니 백분의 일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다고 인식하기 때문이겠다.

살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몸을 움직이지 못 하는 환자에게 시간의 의미는? 그리고 간병으로 인해 시간을 빼앗기는 사람은? 그리고 그 아픔의 죄는 어디까지 뻗어나가는가? 이것저것 따지자면 한도 끝도 없다. 이해하고 사랑하지 못 한다면 결코 함께 할 수 없다. 옆에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축복받고 사랑받았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렇지만 사람은 익숙해지면 그걸 너무 당연시한다. 아프고 절망한 사람은 그 당연한 것들의 찬란함을 알게 된다. 책을 읽다 보면 사소하고 너무 익숙한 사람들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지금 누리고 있는 평범함의 찬란함을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겠다. 그리고 그 소중함으로 인해 내일 죽을 것처럼 살아가야 한다는 걸 알게 된다면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신춘문예에도 당선한 그의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 그리고 자전적으로 쓴 이야기와 소설 등에는 그 진솔함과 함께 인생의 의미 등을 생각하게 만든다. 개인의 성찰과 함께 가족과 사회 등으로 퍼져나가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시간과 삶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책은 계속해서 탐닉하고 정독하려고 한다.

당신은 모를 것이다.

그래서 더욱 삶의 의미를 느끼고 정립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